[야옹다옹] 자극 받은 오지환 "김상수, 친구지만 존경"
16.03.16 23:11
아마추어 시절 김상수(삼성)와 오지환(LG), 안치홍(KIA・현 경찰청 군복무), 허경민(두산)은 ‘청소년 국가대표 유격수 4인방’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 중 프로에 와서도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는 김상수와 오지환, 단둘 뿐이다.
그래서일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성장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김상수와 오지환의 우정은 인터뷰 속에서도 드러났다. '5to5 인터뷰'의 5번째 주자로 나섰던 김상수가 바통을 오지환에게 넘기면서 시작된 묻고 답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상수 "체중감량을 했는데 얼마나 뺐나. 또 어떤 방식으로 성공했는지 궁금하다."
오지환 "3~4kg 정도 감량했다. 아침과 점심에는 과일과 채소 위주로 먹고, 저녁에는 고기만 먹었다. 탄수화물 섭취는 최대한 줄였다. 관리를 안 하면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이라 캠프 때 집중해서 살을 빼고 있다. 야구를 하다 보니 85~6kg 정도의 몸무게가 가장 좋더라. 그 정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즌 때 통상적으로 2~3kg 정도 찐다는 것을 감안하고 체중 조절 중이다."
김상수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떻게 훈련을 했나."
오지환 "이제 1년 정도 잘했다. 적어도 2~3년은 더 잘해야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아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훈련 방식은 다른 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혼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나는 어깨에 자신 있기 때문에 타자의 발이 빠르냐 느리냐를 파악하고 타구를 처리한다. 또 평소 그 선수의 타격 스타일을 생각하기도 한다. 도움이 많이 되더라. 나보다 수비 잘하는 사람이 이런 질문을 하니까 내가 다 쑥스럽다."
김상수 "고등학교 때 투수를 했었는데, 프로에 와서 계속 유격수로 뛰고 있다. 마운드에 서 보고 싶은 마음은 없나. 그립기도 할 것 같은데."
오지환 "늘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가끔 야수들이 깜짝 등판하는 경우들이 있지 않나. 예를 들어 경기가 연장전으로 가서 선수 교체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팬 서비스 차원에서도 가능한 일일수도 있다. 그때마다 ‘내가 마운드에 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한 번쯤은 나도 깜짝 등판을 해보고 싶다.(웃음) 유격수로 포지션을 바꾸고 한동안 잘 안 풀릴 때는 ‘어차피 유격수를 해도 힘들면 차라리 투수를 계속할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보니 유격수를 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김상수 "우린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허)경민이랑 (정)수빈(이상 두산)이한테는 연락을 자주면서, 왜 나한테는 잘 안 하냐."
오지환 "편견이다. 그건 아니다. 네가 아무래도 경민이나 수빈이보다 거리상으로 멀리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는 다 같이 서울에 있는데, 너만 대구에 있지 않나. 그리고 너는 우리랑 급이 다르다.(웃음) 프로에 와서 우승도 여러 번 했고, 국가대표로도 뛰지 않았나. 나는 평소에 네 기사도 자주 챙겨보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탓에 연봉 삭감됐다고 올해는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봤다. 늘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나도 따라서 자극을 받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널 존경하기도 한다. 올해도 부상 없이 너나 나나 다 잘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연락은 자주 할게."
김상수 "올해 꼭 이루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오지환 "개인적인 성적보다는 팀이 가을 야구를 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에 나갔다가 못 나갔다 하니까 뭔가 계속해서 아쉬움만 생긴다. 특히나 최근에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내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해서 더 그런 것 같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팀이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단 내가 잘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