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다옹] 'LG맨' 정상호, "유리몸? 20홈런으로 증명"
16.04.14 21:52
LG맨이 된 정상호는 “책임감이 무겁다”고 했다. 프로 15년 만에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바꿔 입은 유니폼. 그곳이 전통의 인기팀 LG라는 것과 4년 32억이라는 거액에서 느껴지는 기대치가 정상호의 어깨를 무겁게 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새로운 도전에 설렘을 느꼈다. 자신을 믿고 지켜봐 주는 감독과 마음을 열고 한 가족으로 보듬어주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정상호의 어깨에 짊어졌던 무거운 책임감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
정상호는 올해 꼭 극복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잦은 부상으로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그에게 붙여진 ‘유리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다. 이외에도 성공한 LG맨이 되기 위해 그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정상호 “LG에 와서 느낀 것은 결코 포수진이 약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성실하고, 투수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어린 강남이의 경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경철 선배와는 SK에서도 함께 한 적이 있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라이벌이나 경쟁자라는 의미보다 함께할 수 있어서 도리어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 존재다. 주전이라는 이름이 영원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결과를 보여 줘야 하는 입장이다. 그게 경쟁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겠나.”
정상호 “늘 유리몸이라는 말이 따라다니는 것을 알고 있다. 사실 부상을 당하고 싶어서 당하는 선수는 없다. 그동안 나도 답답했던 부분이 있다. 성적에 대한 욕심은 물론 있다. 현재 개인 최다 홈런이 12개(2009,2012년)인데, 잠실구장에서 20개는 쳐보고 싶다. 기대를 가지고 나를 영입한 만큼 LG 유니폼을 입고 커리어하이를 찍어보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프지 않아야 하고, 풀타임을 뛴다는 생각으로 체력 관리를 잘하는 우선이다. 중요한 것은 개인 성적에 욕심내서 팀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찌 됐건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정상호 “포수는 자기 것도 챙겨야 하지만, 수비에 나섰을 때 무엇보다 투수와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아보고 얘기도 해가면서 각자의 스타일을 파악했다. 패기 넘치는 어린 선수들도 있고, 베테랑들은 역시 노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열심히 시즌을 준비해서 나도 긴장이 됐다. 시범경기를 통해 투수들의 경기를 조금 더 관찰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정규시즌에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상호 “한 팀에서 오래 뛰었기 때문에 처음 LG에 와서 어색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까지 나와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낯설어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LG가 나를 필요해서 불러줬고, 나도 LG에 올 수 있어서 기쁘다. SK에 있으면서 LG와의 원정경기 때 잠실구장을 와 보면 정말 팬들의 성원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늘 했다. 이제 그 응원을 내가 홈에서 느끼게 됐는데, 그만큼 책임감이 느껴진다. 열심히 응원해 주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FA(프리에이전트) 첫 해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도리어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많이 봐왔다. 나도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 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격려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