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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새 마무리 김세현, "잘못한 과거..야구로 갚겠다"

16.04.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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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세현이 ‘변화’를 선택했다. 그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의 잡음, 만성 골수 백혈병이라는 병마를 이겨내기 위해 그가 내린 답이었다.  

변화라는 해결책에 맞게 그에게는 새 이름과 새 보직, 새로운 마음가짐이 생겼다. 그는 ‘김영민’에서 ‘김세현’으로 개명해 새로 태어났으며, 떠난 손승락을 대신해 꿈으로만 간직했던 팀의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됐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관리를 잘 해온 덕분에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질 수 있을 만큼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나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김세현의 말에서 자신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변화의 완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모든 변화의 완성에는 시간과 반복된 노력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김세현을 향한 ‘만년 유망주’라는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노력에 따른 결과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누구보다 김세현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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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라는 자리는 투수였던 내게 꿈처럼 느껴졌던 곳이다.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와 승리를 지켜내는 막중한 책임감과 느껴지는 아우라가 대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대 시절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조)용준(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형을 보고 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만큼 마무리 투수라는 역할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스프링캠프 내내 마무리 자리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부터 타자를 압도하는 힘이 있어야 하고, 강한 공도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강한 공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타자를 잡아낼 수 있는 결정구다. 만약 주자가 나가더라도 한 베이스를 더 나아가기 힘든 투수라는 인식도 필요하다. 1점도 내주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 심리적인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다.

(손)승락(롯데)이 형이 몇 년 동안 팀의 마무리를 맡아 잘 해줬다. 나도 승락이 형처럼 장수하는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 올해 30세이브를 거두는 것이 목표다. 그럼 적어도 팀의 30승은 내가 지켜준다는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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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결국은 그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 같다. 과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을 인정한다. 생각이 짧았던 부분이 있다. 이번에 아프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사람에 대한 소중함이나 야구에 대한 절실함 같은 거랄까. 무엇보다 올해 둘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아내가 옆에서 늘 힘이 되어줘서 정말 고맙고 가족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다. 지난해 백혈병 치료를 받으면서 포스트시즌을 지켜봤는데, 정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야구를 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정말 힘들더라. 마운드에 올라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야구를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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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느새 팀에서 고참급이 됐다. 챙겨야하는 후배들도 늘어났고, 그만큼 팀 내에서 느껴지는 책임감의 무게도 늘었다. 언제까지 만년 유망주로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고 보면 이제까지 내가 한 것에 비해 기회를 참 많이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만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죄송한 마음도 크고 스스로도 안타깝고 후회스러운 시간들이다. 훈련을 게을리 했던 것도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도 다 내 잘 못이다.

이제는 더 이상 만년 유망주일 수는 없다. 마무리라는 중책도 맡았고, 이제는 성적으로 결과로 보여 줘야하는 위치다. 올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야구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하면 에이스로 거듭나는 길을 걷는 것이고, 못하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새로운 보직으로 시작하는 시즌이지만, 막다른 골목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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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나는 기복이 있는 선수였다. 공을 잘 던지다가도 한 순간에 무너졌다. 그만큼 제구력이 들쑥날쑥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진할 때에는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을 던지는 순간까지 ‘이 공이 통할까’ ‘안타를 맞으면 어떻게 하지’ 등 생각이 많아지고 스스로 위축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SK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던졌는데, 그게 내게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물론 감도 상당히 좋았다. 스프링캠프 내내 그 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염경엽 감독님이나 코치님 등이 주위에서 힘을 많이 주셨다. 그동안 스플리터는 던질 줄은 알았지만, 완성도가 떨어졌는데, 캠프를 통해 가다듬었다. (조)용준이 형이 슬라이더를 활용하는 여러 방법들을 조언해줘서 힘이 됐다.

이런 게 하나씩 쌓이면서 자신감이 됐고, 이제는 마운드에 올라가서 ‘타자들이 내 공 못 건드린다’는 마음으로 공을 던진다. 결국 스스로를 믿는 게 중요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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