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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두산 정재훈의 행복한 야구

야옹다옹l16.04.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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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온 정재훈의 입에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낀다는 의미였다. ‘기회’와 ‘믿음’에 목말랐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그의 야구는 더욱 절실하고, 절박해졌다.  

정재훈은 한때 구원왕(2005년‧30세이브)까지 차지했던 소위 ‘잘 나가는 소방수’였다. 묵묵하고 우직한 성격만큼이나 팀의 뒷문을 잘 지켜준 덕에 팬들은 그를 ‘미스터 끝판왕’ ‘메시아 정’ 등으로 불렀다. 이후 마무리에서 중간계투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10년 홀드왕(23홀드) 자리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누렸다. 

쉼 없이 달려온 탓이었을까. 정재훈은 2012년 오른 어깨 회전근 부상으로 1년 이라는 시간을 재활에 매진해야했다. 

부상 복귀 후에도 정재훈은 두산의 ‘믿을맨’ 노릇을 했다. 이전과 같은 구위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그는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승부할 줄 아는 투수였다.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은 “정재훈은 마운드 위에서 나이를 잘 먹고 있다. 베테랑이 어떻게 하면 경쟁력이 있고,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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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2014시즌 후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가 ‘유망주 투수를 원한다’는 정보통에 따라 보호선수 25인 명단을 꾸린 두산은 롯데의 지명 결과에 적잖게 놀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롯데가 베테랑을 데리고 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정)재훈이의 실적을 따져보면 충분히 데려갈 수 있었으나 나는 당황했다"면서 "그동안 재훈이가 두산에서 해준 역할이 많다. 팀에 필요한 선수인데, 보내고 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정재훈에게도 두산을 떠나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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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서 정재훈은 단 10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시즌 중반 재정비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 된 후 2군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고 경기에 출장해 결과를 냈지만, 그는 끝내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기회’에 대한 목마름에 누군가를 원망할 법 하지만, 정재훈은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고 말했다. 

정재훈  “한 팀에 오래 있다가 다른 팀에 와서 환경적으로 적응하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올해 2군에서 1년 동안 있었다는 것은 내 자신이 약해졌다는 소리가 아닌가. 이 경험이 내게 배움이 됐고, 어떤 일을 하든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더 단단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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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간 속에서도 배움을 찾았던 그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당시 기자의 축하 메시지에 “축하받을 일 인거죠”라며 되묻던 그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산에 다시 돌아온 그는 더 강해져 있었다. 

정재훈  “두산에 있을 때 까지만 해도 ‘40세 까지는 야구를 할 수 있겠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롯데에 있으면서 내가 생각한 안정감이 나를 갉아먹는 나태함으로 변한 것은 아닌지 반성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스스로를 더 다그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됐다. 내가 계획하고 목표로 삼은 시기까지 야구를 하려면 좀 더 강해져야 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좀 더 발전하고 타이트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지지 않겠다.”

그리고 지금 그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프로 입단 후 줄곧 뛰었던 친정팀에 돌아온 사실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는 곁에서 자신을 믿어주고 기회를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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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정재훈을 아꼈다. “롯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몸을 만드는데 급할 이유가 없다. 혼자서도 잘할 만한 선수니 믿고 맡긴다”는 것이 이유였다. 정재훈을 향한 배려였다. 역할에 대한 믿음도 남다르다. 김 감독은 “정재훈은 어린 선수들에게 멘탈 코치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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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이 두산 유니폼을 다시 입으며 다짐한 것이 있다. 바로 두산의 ‘또 한 번의 우승’이다.

정재훈  “내가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한국시리즈에 여러 번 올라갔지만,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웠다. 두산에 오자마자 후배들에게 우승 한 번 더 하자고 말했다. 거기에 나도 힘을 보태고 싶다. 올해 아프지 않고 1군에서 풀타임 소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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