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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제구력 잡은' 강윤구, 제 2의 신재영 될 수 있을까

16.06.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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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별 볼 일 없는 투수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지더라.”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강윤구(넥센)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성장했다. 그는 “2014년에 어려움을 겪고 나니 ‘그동안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군 입대를 선택하게 됐고, 이곳에 와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다짐했다. 제대 후 ‘제2의 신재영’이 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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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9년 히어로즈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강윤구는 줄곧 큰 기대를 받았다. 지옥에서도 데리고 온다던 ‘좌완 강속구 투수’이면서도 어린 선수답지 않게 마운드 위에서 배짱있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 입대 전까지도 강윤구는 미완의 상태였다. 2013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듬해 처참한 성적으로 무너졌다. 늘 그의 발목을 잡았던 불안한 제구력도 문제였지만, 강점이었던 구속 하락이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때 강윤구는 깨달았다. 그동안 주위의 기대감에 취해 정작 자신을 잘 돌보지 못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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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위해 선택한 군 입대는 강윤구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가장 좋았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몸을 만들었다. 이후 그는 성장했다.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투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박치왕 상무 감독은 “제대 이후가 가장 기대되는 선수다. 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력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는 9월 제대를 앞두고 있는 강윤구는 “꼭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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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의 성적만 보더라도 굉장히 성장한 모습이다. 

강윤구  “군에 입대한 지 이제 2년 차가 됐는데, 스스로도 많이 성장한 기분이다. 2014년에 상당히 부진해서 ‘도저히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선택한 군 입대였는데, 정말 적절한 시기에 잘 온 것 같다. 야구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배운 계기가 됐다. 이제는 마운드에서도 뭔가 여유가 생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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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도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6승 6패 7홀드(평균자책점 4.36)를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듬해 굉장히 부진했는데.

 강윤구  “2013년에는 스스로도 ‘이제 뭔가 할 수 있겠다’라고 자신감을 가졌던 시기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2014년을 준비하면서 웨이트 양도 늘리고 몸에 변화를 줬는데, 그게 나랑 안 맞았다. 나는 원래 몸을 최대한 이완시켜서 공을 던지는 스타일인데, 근육양이 많아지고 몸이 불어나다 보니 공을 던질 때 이전처럼 충분히 몸을 늘리지 못하겠더라. 그러면서 밸런스가 무너지고 구속이 떨어지더라. 사실 나는 패스트볼의 빠른 구속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었는데, 막상 구속이 안 나오니 변화구마저 밋밋해지고,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타자와 상대를 하면서도 ‘(안타)맞으면 어떡해하지’라는 생각에 도망갈 궁리만 했던 것 같다. 그때 참 많은 것을 느꼈다.”

- 많은 것을 느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강윤구  “사실 그전까지는 왼손 투수에 빠른 공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스스로를 높이 평가했다. 야구를 해오면서 나름 재능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4년에 정말 야구를 못해도 너무 못하다 보니 결국 나도 ‘별 볼 일 없는 투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밑바닥을 본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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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듣고 보니 적당한 시기에 군 입대를 선택한 느낌이다.

강윤구  “그렇다. 군대에 가서 야구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고 싶었다. 군대를 다녀온 형들을 보면 제대 후에 야구를 잘하는 경우도 많고, 군대에서 깨닫는 부분도 많다고 했다. 다행히 구단에서도 군 복무를 마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상무를 선택했다. 여기에 와서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진 기분이다. 상무에 잘 왔다.”

- 프로 입단 후 늘 기대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주위 관심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적이 있나.

강윤구  “부담감보다는 미안함이 큰 것 같다. 프로에 입단한 후에 기대를 많이 받았고, 그만큼 기회도 보장됐었는데, 내가 그것을 살리지 못했다. 늘 부족했기 때문에 나에 대한 실망감도 컸을 것이다. 프로에서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들수록 이제는 책임감이 생긴다. 더 이상은 기대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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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올 시즌 힘든 시즌을 보낼 것이라 예상했던 소속팀 넥센이 선전하고 있다. 제대 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 같은데.

강윤구  “경기를 보기도 하고, 못 보면 하이라이트나 기록을 통해 스코어를 확인하고 있다. (신)재영이 형을 보면서 특히 힘을 얻는 것 같다. 재영이 형도 지난해까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다가 제대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도 재영이 형처럼 제대 후에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부상 안 당하고 몸 잘 만들어서 나가야 할 것 같다. 물론 제대 후에 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강윤구가 달라졌다는 말은 꼭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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