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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대체불가' 양의지가 KIA에 입단했다면

16.06.1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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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에서 유일하게 대체 불가한 자원이라 평가받는 포수 양의지. 그는 경찰청 제대 후인 2010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두 번의 골든글러브(2014~2015)를 수상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 12의 우승을 견인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의지가 두산 전력의 반”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런 양의지가 두산이 아닌 KIA에 입단했다면 어땠을까.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양의지는 광주 송정동초-무등중-진흥고를 거친 토박이다. KIA는 그에게 고향 팀이다. KIA 관계자는 “2006년 신인 선발 작업을 하면서 양의지를 눈여겨 봤던 것이 사실이다. 선발 의사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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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고향 팀이기 때문에 KIA 입단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고등학교 때 봉황대기 경기를 마치고 KIA 스카우트 관계자 분이 오셔서는 내게 대학을 갔다 오면 지명을 해주겠다는 말을 하더라. 아마 내 실력을 보고 프로에 가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뭐 복잡한 내부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 앞에서는 일단 ‘알았다’고는 했지만, 속으로 ‘왜 그래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원하는 대학교에서 콜이 오지 않는 한 무조건 프로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터라 KIA의 제안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대학까지 갔다 오라는 것 보니 내가 크게 탐이 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명을 받고 대학을 다녀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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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지는 결국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순위(전체 5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그해 드래프트는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민병헌(두산) 등이 줄줄이 지명된 해였다. 양의지보다 지명 순서가 늦은 선수는 겨우 7명으로 꼴찌나 다름없었다. 지명 당시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양의지  “지명 순위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었다. 프로에 간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프로에 가는 것이 꿈이었고, 프로라면 팀이 어디든 상관없었다. 그나마 두산에서 김경문 감독님을 비롯해 김태형 감독님까지 좋은 지도자들을 만나서 기회도 얻고 성장할 수 있었다. 두산에서 인복이 제대로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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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 팀 KIA 입단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양의지  “부모님은 KIA 입단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나는 별생각이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KIA가 아닌 두산에 오기를 잘한 것 같다. KIA에 있었으면 아예 기회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은 선수로 성장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선수와 팀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두산과의 궁합이 상당히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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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떡궁합을 자랑이라도 하듯 두산 유니폼은 양의지의 날개가 돼주었다. 양의지가 지키는 두산의 안방은 강해졌고, 팀은 순풍에 돛을 단 듯 순항하고 있다. 2010년 신인왕 수상 후 그가 했던 '내가 강해져야 두산이 강해진다'는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양의지  “지금이 딱 내 전성기인 것 같다. 지금 이 상태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따라 전성기가 1~2년 안에 끝이 날지 3년 이상 갈지가 결정 나는 것 같다.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지금의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연구하고 있다. 내가 강해지는 것은 순전히 내 노력으로만 되는 일이지만, 팀이 강해지는 것은 다르다.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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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지는 현재 발목 부상으로 재활과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1군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기는 하나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한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시간을 늦추지 않고 있다.

양의지  “아직 발목 부분이 완치된 것은 아니다. 타격을 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수비를 할 때 쪼그리고 오래 앉아있는 자세가 발목에 부담을 많이 준다. 수비는 당장 나서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부상을 당하고 잠실구장에 나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민)병헌이나 (김)재호형, (오)재원이 형 등 동료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 다들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뛰는데 부상을 당했다고는 하나 혼자 치료받으면서 쉬고 있으려니 마음이 불편하더라. 얼른 복귀해서 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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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왕부터 골든글러브 수상, 한국시리즈와 국제대회 우승까지 안 해본 것 없는 양의지가 딱 하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양의지  “그동안 올스타전은 모두 감독 추천으로 나갔다. 팬 투표를 통해서 나가보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올스타전에 나가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긴 하나 팬 투표로 나간다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 ‘팬들한테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웃음) 물론 올스타전보다 중요한 것은 팀 2연패다.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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