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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기회에 목마른 사자군단의 우타거포 나성용

16.07.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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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고 쓰는 LG산 거포’라는 말이 나성용(삼성)에게도 통할 수 있을까.

 나성용은 최근 최승준(SK)의 활약을 지켜보며 흐뭇함 마음과 라이벌 의식을 함께 느끼고 있다. 두 사람은 1988년 1월생으로 동갑내기로 지난해까지 LG의 유니폼을 입고 ‘우타 거포 유망주’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2군 생활을 오랜 시간 함께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정도 남달랐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지난겨울 LG의 보호명단에 들지 못하면서 나성용은 2차 드래프트에서 삼성으로, 최승준은 FA(프리에이전트) 정상호의 보호선수로 SK로 이적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두 선수의 행보는 엇갈렸다.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며 6월에 개인 첫 월간 MVP의 영예까지 차지한 최승준과 달리 나성용은 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2군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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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성용은 2군에서 친구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함께 고생했던 시절이 떠올라 뿌듯함을 느끼다가도 이내 ‘나도 못할 건 없다’는 자극을 받고 있다. 동생 나성범(NC)을 지켜보는 심정도 마찬가지다. 나성용은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2011년 프로 입단 후 두 번이나 팀을 옮기면서 스스로 ‘필요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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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초반에 비해 타격 페이스가 상당히 올라온 모습인데.
 

나성용  "6월 중순에 연습을 하다가 못에 담이 심하게 와서 2주 정도를 쉬었다. (7월)5일 kt전부터 다시 경기를 뛰고 있는데 타격감은 좋다. 삼성에서 우타 거포가 필요해서 나를 선택했기 때문에 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장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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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적 후 역할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을 텐데, 1군 콜업 기회가 생각처럼 오지 않고 있다.

나성용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이 기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군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늘 있지만, 2군에서 계속 기다린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내가 할 일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2군에서 잘 갈고 닦아야 한다. 2군에서 잘해야 1군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도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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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용 문제와 관련해 늘 수비얘기가 나온다.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나성용  "사실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와 외야를 오가면서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공 던지는 것 때문에 주위에서 수비를 못한다는 얘기를 해서 신경을 쓰고 있다. 원래 공을 못 던졌던 것이 아니라 상황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현재는 1루수로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있다. 안 되는 것을 계속 생각하다보면 더 안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어서 즐긴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마음먹고 있다. 타격도 매일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사이클이라는 게 있다. 잘 치기 위해 신경 쓰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수비까지 깊이 고민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것 같다."

- 선수들 중에 심리적인 요인으로 송구에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기에 해당하는 것인가.

나성용  "그렇다. 신인 때 한화에서 코치님들이 포수로서 좋지 않은 팔 스로잉을 갖고 있다고 해서 고치기 위해 극단적으로 연습을 했다. 그러다 보니 원래 잘 던졌던 감이 갑자기 없어지더라. 그러면서 경기에 나가서도 ‘잘 던질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지금은 그 불안감을 많이 이겨냈지만,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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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동갑내기 친구인 최승준이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함께 2군에서 고생했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나성용  "LG에 있으면서 2군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고생을 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올해 잘 된 게 내 일처럼 기쁘다. 워낙 성실하고 좋은 친구가 잘 될 줄 알았다. 승준이를 보면서 뿌듯하고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승준이도 하는데 나도 못할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자극제가 돼주고 있다."

- 그러고 보면 주위에 나성용의 자극제가 돼 주는 사람들이 많다. 동생 나성용(NC)도 그중 한 명인데.

나성용  "동생은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가끔 야구하는 것을 보면 내 동생이지만, 대단하다고 느낀 적이 많다. 지난해 함께 홈런을 쳤던 경기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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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나성용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승엽(삼성) 선배님을 보면서 홈런 타자의 꿈을 키웠다. 어떻게 하면 홈런을 많이 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고, 고등학교 3년 동안 몸무게를 70kg에서 100kg까지 찌웠다. 잘 먹고 웨이트를 열심히 해서 확실히 힘이 생기더라. 프로에 와서도 늘 어떻게 하면 홈런을 많이 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2군에서 훈련하고 시합에 나가서도 ‘어떻게 하면 타구를 띄우고, 멀리 칠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

- 기회를 기다리는 입장에서 각오의 말을 전한다면.

나성용 "아직 시즌이 끝난 것도 아니다.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다. 준비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에서 ‘나성용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든 해낸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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