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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야구로 효도하고 싶은 연천미라클 장시하

16.07.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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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 유격수를 꿈꿨던 장시하(연천 미라클)의 꿈이 소박해졌다. 그는 “다시 프로에서 뛸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국내 최고의 유격수가 되겠다는 꿈이 현실의 벽을 실감한 후 ‘프로 행’으로 조정됐지만, 그의 간절함은 더 커졌다.

 장시하는 1차지명이 없는 전면 드래프트 시절이었던 2012년 신인 지명에서 KIA의 3라운드 선택을 받았다. 장지환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그는 동생인 넥센 내야수 장시윤(개명 전 장채환)과 동시에 개명해 2013년부터 새 이름으로 뛰었다.

 이름까지 바꾸며 프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프로 입단과 동시에 찾아온 입스 증후군(YIPS・실수에 대한 중압감과 불안감으로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증상)이 그를 괴롭혔다. 이겨내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예기치 못한 부상까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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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군 입대였다. 군대에서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돌아오겠다는 생각에 해병대까지 지원했다. 군대에서 그는 야구에 대한 절실함과 간절함에 살았다. 군 제대 후를 그리며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커졌다. 하지만, 제대 후 장시하가 맞이한 건 소속팀 KIA의 방출 통보였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에 사로잡혔지만,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장시하는 지난 2월 연천 미라클의 공개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팀에 합류했다.

 연천에서의 하루는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끝난다. 프로에 대한 갈망과 재기에 대한 희망이 좀처럼 그를 쉬게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이다. 장시하는 “연천에서 재기에 성공해 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천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는 ‘야구로 효도하고 싶은’ 장시하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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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공개 트라이아웃을 통해 연천 미라클에 들어왔다. 생활해보니 어떤가.

장시하 “아침부터 저녁까지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만 할 수 있는 곳이다. 연천이 워낙 시골 동네라 가끔 답답한 면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다. 공기도 상당히 좋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선수들 모두가 프로를 꿈꾸고 있고 실패를 했던 선수들이라 재기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진짜 여기가 아니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매달린다. 그런 면에서 나도 자극을 받고 있다.”

- 군 제대를 앞두고 KIA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어떤 심정이었나.

장시하 “제대 일이 다가오는데 구단에서 얘기가 없었다.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방출됐다는 얘기를 하더라. 군대 오기 전까지 보여준 것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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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군대 가기 전 2년 동안 1군 기록은 전혀 없다. 2군에서도 출장 경기 수가 상당히 적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장시하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입스 증후군을 겪었다. 심리적인 부담감이 쌓이면서 몸이 내 말을 듣지 않더라. 신인 지명 때 3라운드에 왔기 때문에 마무리캠프는 갈 줄 알았지만, 대졸 선수들에게 밀려서 못 따라가면서 위축됐고, 처음으로 선배들과 다 같이 어울려 수비 훈련을 하는데, 더블플레이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눈치가 보였다. 이후에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기에 눌렸던 것 같다. 그때부터 공을 던지려고 하면 생각이 많아지고, 도저히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 그나마 꾸준한 연습을 통해 나아지고 있었는데, 2군 경기에서 투수의 공에 손목을 맞아 부상을 당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많이 답답했을 것 같다.

장시하  “어머니께서는 이름을 바꿔보자고 하셔서 그때 동생과 함께 이름을 바꿨다 처음에는 바꿀 생각이 없었지만, 시하라는 이름이 뭔가 마음에 끌렸다.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여전히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들이 많았기에 군대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원래 갈 순번이 아니었지만, 구단에 요청해서 가고 싶다고 했다. 군대에 가서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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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를 지원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 야구선수로는 쉽지 않은 선택인데. 

장시하  “정신력이 문제로 군대를 선택한 것이라면 해병대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해병대하면 훈련이 힘들고, 군 복무를 타이트하게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강해져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해병대에 두 번이나 지원을 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결국 육군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 전역 후 어떻게 연천 미라클에 올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장시하  “올해 2월에 전역하고 (박)병우랑 같이 운동을 했다. 병우도 한화에서 방출 당했기 때문에 함께 재기를 위해 훈련했다. 나는 처음에는 연천을 알지도 못했고, 생각도 없었는데, 병우가 함께 테스트를 보러 가자고 했다. 많이 떨렸다. 군대 전역하고 3일 밖에 안 된 후라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다행히 그동안 했던 게 야구라고 몸이 알아서 말을 잘 듣더라. 아쉽게도 병우는 떨어지고, 나만 붙었다.”

- 연천 선수들 모두 결국은 목표가 프로행이다. 먼저 간 선수들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과 조급함을 느낄 법도 한데, 어떤가.

장시하  “프로에 있을 때에는 솔직히 프로가 그렇게 대단한 곳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특히나 1군 선수들만이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여기 와서 보니 아니더라. 프로 무대는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큰 무대고, 프로에 속해 2군에서 땀 흘리는 선수들도 존경스럽더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프로를 가기 위해 노력하는 연천 선수들도 대단하게 생각한다. 나는 군 제대 후 야구를 다시 시작한지 이제 120일 정도 됐다. 처음에 뜻대로 안되다가 그나마 조금씩 발전하는 나를 보면서 재기에 대한 희망을 느끼고 있다. 어설프게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프로에 가고 싶지는 않다. 가서 1년짜리 선수로 남는 게 더 슬픈 일이다. 내 준비만 잘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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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생 장시윤(넥센)은 점차 프로에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장시하  “동생하고 자주 연락은 안하지만, 만나면 신나게 야구 얘기도 하고 잘 논다. 동생이 잘되고 있어서 마음이 뿌듯하다. 대견한 생각도 든다. 연천에 있으면서 회비나 생활비 때문에 부모님께 손을 벌리게 됐는데, 동생이라도 제 몫을 해나가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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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KIA에 입단했을 때와 지금, 꿈이 어떻게 달라졌나.

장시하  “KIA에 입단했을 때에는 국가대표 유격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뭐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을 깨닫고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게 되면서 지금은 그저 프로에 가서 살아남는 것이 목표다. 야구를 오래 하고 싶다. 그리고 꼭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동생과 나 둘 다 운동한다고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는데, 지금도 나 때문에 고생을 하신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야구로 꼭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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