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야옹다옹] 장원준 "FA 투수 모범생이 되고 싶다."

16.07.21 14:07

1600721_01.png

 'FA 투수 이적=실패’라는 공식이 두산 장원준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다.장원준의 어깨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999년 FA(프리에이전트) 제도 도입 이후 타 팀으로 이적한 FA 투수 중에는 성공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그 바탕에는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FA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부상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 또, 투수의 몸 상태와 구위를 잘 아는 원 소속구단에서 잡지 않을 경우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1600721_02.png
 
 지난해 FA 신분으로 팀을 옮긴 장원준에게 걱정은 기우였다. 장원준은 지난 19일 삼성을 상대로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이강철(1989년~1998년), 정민철(1992년~1999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역대 27번째이자 왼손 투수로는 4번째로 통산 100승의 고지도 밟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 시즌 성적은 더 뛰어나다. 프로 데뷔 후 1군에서 이렇다 할 투수 타이틀을 가져본 적이 없는 그가 화려함보다는 꾸준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1600721_03.png
 
 올 시즌을 앞두고 장원준은 걱정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사이클과 달리 올 시즌을 앞두고 유독 캠프 때부터 컨디션이 좋았던 터라 자기도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장원준  “최근 몇 년 동안은 캠프 때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캠프 때부터 야구가 너무 잘됐다. 그래서 불안하더라. 살면서 일이 지나치게 잘 풀리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좋아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1600721_04.png
 장원준에게 두산의 유니폼은 ‘기쁨’이자 ‘부담감’이었다. FA 시장에서 늘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두산이 장원준을 잡기 위해 '샐러(seller)'에서 '바이어(buyer)'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당시 장원준의 영입을 노렸던 다른 팀들은 두산이 제시한 조건을 전해 듣고 일찍이 장원준의 영입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만큼 두산은 장원준을 간절하게 원했고, 장원준도 그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장원준   “두산에 온 것을 후회해본 적은 없다. 밖에서 봤던 것보다 안에 들어와 보니 더 좋은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 좋은 대우를 받고 온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역할을 해줘야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잘못 데려왔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이적 첫 해 팀이 우승을 했고, 나름대로 도움도 됐다. 그 부분에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족한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1600721_05.png
 장원준이 ‘만족’이라는 단어를 아끼는 가장 큰 이유는 ‘선발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다.
 

장원준   “선발투수라면 방어율과 이닝 수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방어율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승은 내가 잘 던지지 못한 경기라 할지라도 타자들의 도움을 받으면 올릴 수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그렇지 않다. 순전히 내 능력을 보는 것인데, 너무 높았다. 올해는 다른 것보다 방어율을 낮추는 데 신경 쓰고 싶다. 특히나 선발로 올라간 경기에서 이닝 수도 최대한 많이 가져가고 싶다. 작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는데, 몸 관리를 잘하는 것도 선수의 능력인 것 같다.” 

1600721_06.png
  장원준을 옆에서 지켜본 지도자들은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한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장원준은 자기관리뿐 아니라 군대 생활도 상당히 잘했다. 후배들도 잘 챙겨주고 타의 모범이 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 지도자가 봤을 때 장원준은 말이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도 “장원준은 야구나 생활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 옆에서 지켜보면 왜 꾸준히 야구를 잘하는지 알겠다”고 귀띔했다.
 

 장원준의 목표는 뚜렷하다. 그는 “가장 큰 목표는 팀이 올해 2연패하는 것이다. 거기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적 후 꾸준히 잘해온 FA 투수가 드물기 때문에 좋은 사례로 남고 싶은 바람이 있다.”

 daum 1.png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