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다옹] KIA의 천군만마가 되어줄 경찰청 안치홍
16.07.27 14:30
경찰청에는 막강 키스톤콤비 신본기, 안치홍이 있다. 두 사람은 물샐틈 없는 수비는 물론 매서운 공격력까지 자랑한다. 오는 9월 제대를 하고 나면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가지만, 이들은 서로가 있었기에 한층 더 성장했다고 말한다.
안치홍은 경찰청에서 더 진지해지고 성숙해졌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 뿐 아니라 인생의 스펙트럼까지 넓힌 것이다. 조만간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될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2009년 KIA에 입단한 안치홍은 데뷔 첫 해부터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이후 꾸준함을 무기로 KIA의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한 그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단순히 그의 가치를 성적만으로 논할 수는 없다.
안치홍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인간성에 대해 칭찬한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신인 때부터 주축 선수로 활약한 선수지만, 겸손하고 예의가 바르다. 자기관리도 철저한 선수라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된다”고 했다. 경찰청 동기 전준우도 “(안)치홍이는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한 선수다. 내가 배우는 게 많다”고 귀띔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며 병역 특례를 받는 데 실패해 경찰청 입대를 선택했지만, 안치홍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했다. 좋은 동료들을 만났고, 그 속에서 배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 중 신본기는 안치홍에게 또 다른 영감을 준 사람이다.
안치홍의 소속팀 KIA는 그의 제대를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에이스에 대한 예우로 그의 등번호를 임시 결번 조치하기도 했다. 안치홍에게는 또 다른 책임감이 생긴 셈이다.
야옹미인 ‘경찰청 콤비’ 첫 번째 이야기는 안치홍 편이다.
- 이번 시즌에 들어 체중을 크게 감량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안치홍 “지난 겨울 엉덩이 근육 부상 때문에 운동을 제대로 못 했다. 살까지 쪄서 몸이 많이 무거운 상태였다. 최상의 몸 상태로 제대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식이요법과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높여서 10kg가량 감량했다. 지금은 몸도 가벼운 상태고, 컨디션도 상당히 좋다. 9월에 제대하는데 그때까지 이 컨디션을 유지해서 KIA로 돌아가 힘이 되고 싶다.”
- 김기태 KIA 감독이 군 복무 기간 동안 김선빈과 함께 배번을 임시 결번 조치를 내렸다. ‘에이스 선수들에 대한 당연한 예우’라고 했는데.
안치홍 “그랬기 때문에 군대에서 있는 2년 내내 책임감을 갖고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복귀해서도 KIA 소속 선수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것 같다. 감독님과 야구를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상대팀 감독으로 있을 때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있다. 팀 분위기도 좋고, 선수들을 잘 배려해주는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감독님이 군대에 있는 동안 배려를 해주셨기 때문에 나가서 감독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안치홍의 군 입대 후 KIA는 2루수 찾기에 난항을 겪었다. 그나마 트레이드돼 온 서동욱이 자리를 메워주고 있는데.
안치홍 “그 부분이 나도 아쉽다. 군대에 올 때만 해도 (김)민우형이나 (박)기남이 형이 잘해주기를 바랐다. 후배들도 빠르게 성장해주기를 바랐는데, 생각만큼 올라와 주지 못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제대 후에 무난하게 팀의 2루수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나는 그 말이 좋지만은 않다. KIA라는 팀이 나 하나 만으로 좌지우지되는 것도 아니다. 팀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선수들 간의 경쟁을 통한 상생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팀을 생각하면 한 포지션에 독보적인 지분을 가진 선수가 있다는 것은 반가운 얘기만은 아니다.”
- 안치홍 복귀로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나.
안치홍 “부담감도 있지만, 내가 이겨내야 할 몫이다. 이건 나와의 싸움이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안치홍 “그런가.(웃음) 경찰청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군 면제가 됐으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뻔했다. 프로에 입단해서부터 줄곧 KIA에만 있었는데, 이곳에 와서 다양한 팀 선수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정보를 나누는 게 즐겁다. 좋은 인생 친구들을 얻어가는 것 같다.”
안치홍 “신본기다. 사실 나도 어디 가서 열심히 하는 것으로 잘 안 빠지는데, 본기 형은 내가 봐도 진짜 열심히 한다. 매사에 긍정적인 모습은 내가 배울 점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형은 ‘다시 해보자’ ‘힘내자’ 등의 긍정적인 바이러스를 내뿜는다. 옆에 있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이다. 더욱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나도 본기 형처럼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 신본기와는 경찰청에서 키스톤콤비로 호흡을 맞추고도 있는데.
안치홍 “입대 전까지 대부분 (김)선빈(상무)이 형하고만 호흡을 맞췄었는데, 여기 와서 (신)본기 형이랑 함께 하는 것도 새롭고 재미있다. 본기 형이랑 평소에 야구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하고, 수비할 때에도 도움을 받는다. 제대 후에 서로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치홍 “1군 투수들과 2군 투수들은 차이가 있다. 경찰청에 있으면서 성적이 좋다고는 하지만, 1군 투수들을 상대했을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복귀해서 좋은 변화구에 대처하는 것과 야간 경기에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사실 1군과 2군 투수들의 스피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은 차이가 있다. 그 부분이 가장 걱정된다.”
- 프로 신인 때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 이후 팀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있을 것 같은데.
안치홍 “2009년에 우승한 이후 줄곧 내 목표는 팀이 또 다시 우승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라. 2009년에는 신인이라 어리기도 했고, 사실 뭐가 뭔지도 잘 몰랐다. 그저 선배님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위치가 달라졌다. 제대 후에는 중고참급 정도가 된다. 선배님들을 도와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그만큼 생각하는 것도 달라졌다. 제대 후에 우승은 다시 한 번 꼭 해보고 싶다.”
- 경찰청에 있으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안치홍 “베테랑의 역할과 리더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이제까지는 야구를 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팀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하는 위치다. 내 행동으로 인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좀 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찰청에 있으면서 유승안 감독님이 꼭 주장이 아니더라도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 어떤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나.
안치홍 “꾸준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연차가 쌓이면서 어떤 타이틀에 대한 욕심보다는 누적 기록에 대한 목표가 생기더라. 누적된 기록이야 말로 내가 프로에서 꾸준히 활약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 시즌 풀타임을 뛰면서 좋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