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다옹] '영원한 백업은 없다' 신본기의 다짐
16.07.28 16:13
'영원한 백업은 없다.' 신본기의 절치부심이다.
그는 대졸 신인으로 2012년 롯데의 유니폼을 입었다. 공수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1군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지만, 풀타임 출장과는 거리가 있었다. 늘 누군가를 대신하는데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그도 자리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2014시즌 후 경찰청에 들어온 신본기는 ‘주전’으로 발돋음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꾸준한 경기 출장으로 경험치가 높아졌고, 기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성숙해졌다. 특히나 올해 안치홍과 키스톤콤비로 호흡을 맞춘 일은 수비 불안감을 안고 있었던 신본기에게 좋은 배움이 됐다.
오는 9월 제대를 앞두고 신본기는 ‘주전 자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문규현과 오승택 등 경쟁자들이 즐비한 자리에 주인이 되고 싶다는 강한 의지였다. 신본기는 “선수라면 누구나 주전을 꿈꾼다. 처음부터 끝까지 백업으로 남고 싶은 선수는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힘주어 말했다.
야옹미인 ‘경찰청 콤비’ 마지막 이야기는 신본기 편이다.
신본기 “기대감에 날짜를 세고 있다. 전역 500일 전부터 다른 선수들에게도 남은 날짜를 알려주고 다녔는데, 좋아하는 선수도 있고, 도리어 시간 안 가니까 말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더라. 그래도 다들 제대를 기다리는 마음은 마찬가지다.(웃음)”
신본기 “군대 오기 전까지 (전)준우형이랑 룸메이트였다. 함께 경찰청에 와서 의지도 되고, 형이 많이 챙겨주기도 했다. 올해는 경찰청 주장역할을 맡은 모습을 보면서 역시 준우형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같이 제대하게 돼서 기쁘다. 덕분에 경찰청 생활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 경찰청 입대 전까지 롯데에서 백업으로 뛰었기 때문에 제대 후 경쟁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을 것 같은데.
신본기 “돌아가면 자리 경쟁을 해야 한다. (문)규현이 형이나 (오)승택이도 내가 없는 동안 눈도장을 찍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도전자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내가 제대해서 기존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면 팀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라면 누구나 주전을 꿈꾼다. 처음부터 끝까지 백업으로 남고 싶은 선수는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신본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롯데에서 백업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경찰청에 와서 욕심을 냈다. 경찰청 유승안 감독님이 기회도 꾸준히 주시고, 야구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체력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면에서도 전보다 나은 상태로 제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특히나 롯데에서 보다 경기 출전 기회가 많아 타석에서 경험을 쌓은 것이 좋은 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과에 대해서는 나름 만족한다.”
- 경찰청에서 키스톤콤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안치홍은 신본기를 경찰청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라고 꼽았다. 본인은 어떤가.
신본기 “(안)치홍이는 내게도 가장 인상적인 선수다. 프로 입단 때부터 꾸준히 1군에서 뛰어서 1군 경험이 많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고 긴장을 놓지 않는 선수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생각하는 거나 행동하는 부분에서는 형처럼 느껴진다. 경찰청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친해질 수 있어서 내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치홍이는 ‘진짜 프로선수’ 같다.”
신본기 “경찰청에 처음 입대해서 유승안 감독님이 ‘지금 우리 팀에 3루수 뛸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으니 올해만 3루를 번갈아 나가면 내년에는 유격수로 풀타임을 뛸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씀하셨다. 내 입장에서 나쁠 것이 없었다. 특히나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나도 3루수 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어색하긴 하더라. 3루수로 뛴 경험이 제대하고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뭐든 경험해보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 군 복무를 하면서 등번호를 바꿨다. 롯데에서 달던 56번을 대신해 7번을 달고 뛰었는데.
신본기 “원래 프로에 들어가면서 등번호 7번을 달고 싶었지만, 다른 선수가 이미 주인으로 있어서 포기했다. 물론 이전에 달았던 56번도 내게는 의미 있는 번호다. 고등학교 때 전광열 코치님이 달던 번호인데, 그 분이 야구선수로 성장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셨다. 전 코치님 등번호가 56번이다. 그래서 달았던 것이다. 7번을 원했던 것은 이종범 선배님을 닮고 싶어서다. 어려서 이종범 선배님을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내게는 따라가고는 싶지만, 따라갈 수 없는 대단한 선배님이시다. 롯데에 돌아가서 7번을 다시 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신본기 “밖에서 봐도 롯데의 야구 스타일이나 선수단도 많이 바뀐 것 같다. 돌아간다는 생각보다는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싶다. 확대 엔트리에 합류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부상 없이 최대한 좋은 컨디션으로 제대하고 싶다.”
- 평소 나눔을 실천하는 선수다. 타의 모범이 되는 모습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신본기 “어렸을 때 돈이 없어서 야구를 그만둬야 할 만큼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자랐다. 그때 나도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었고, 프로에 올 수도 있었다. 당시 느꼈던 감사함을 이제 내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갚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교에 작은 도움을 드리고 있지만,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더 큰 도움을 주고 싶다. 나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신본기 “롯데 유니폼을 입고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 해본 적이 없다. 2013년에는 부상 때문에 함께 하질 못했고, 이후에는 팀이 부진한 탓에 가을야구를 못했다. 다른 팀들이 가을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만 했다. 제대 후에 가을야구는 물론 우승까지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