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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은퇴보다는 이별 준비 중인 한상훈

16.08.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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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은 또 다른 배움이다. 한상훈은 지금 그 배움 속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중이다. 그의 제 2의 인생이 더 풍요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한상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13년 간 몸담았던 친정팀 한화의 유니폼을 벗었다. FA(프로에이전트) 계약 중 방출 통보를 받은 그는 구단이 제시한 ‘육성선수 계약’을 뒤로하고 무적신분을 선택했다. 한화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계약 문제를 두고 잡음이 있었지만 그는 “시간이 약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상훈은 “한화는 여전히 내게 고향 같은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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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소속팀을 찾지 못한 그의 발길이 향한 곳은 ‘나눔의 길’이었다. 한상훈은 이만수 전 SK 감독과 함께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야구 저변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재능기부’라는 말보다 ‘재능나눔’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는 그는 “나누면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한상훈은 그 배움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자 한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베이스볼 클럽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과 야구로 소통하고 싶은 것이다. 한상훈은 “아이들이 야구를 통해 성취감과 희생의 의미를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야옹미인 한상훈 편은 ‘1편-은퇴보다는 이별 준비 중’과 ‘2편-재능나눔을 통한 새로운 인생’으로 연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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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상태에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상훈  "웨이버공시 발표되기 하루 전 날 알게 됐다. 처음에 통보를 받았을 때에는 어리둥절했고, 무슨 일인가 싶었다. 구단과 육성선수 계약 및 연봉 관련해서 이런 저런 대화를 했지만, 계속해서 어긋났다. 더욱이 내가 하나의 안 좋은 사례가 되는 게 걱정됐다. 내 이득만 생각했다면 구단과 조용히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받을 것 받고, 그냥 야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해버리면 나중에 후배들이 나와 같은 일을 겪게 됐을 때 억울한 부분이 생길 수 있는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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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협을 통해 한화와의 결별 사실을 알리면서 ‘한상훈이 돈 때문에 일을 크게 만든다’는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한상훈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 일의 쟁점은 돈이 아니었다. 정말 사람이 한순간에 바보가 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하지 않은 얘기들까지 언급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구단하고 감정 싸움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속상했다. 사람을 만나기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가족들에게 떳떳한 아빠이자 남편, 아들이고 싶었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런 부분을 선수협에서 도와줬다. 시간이 약이라고 지금은 그때의 마음고생도 인생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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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 입단 때부터 줄곧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었기 때문에 마지막이 더욱 안타까웠을 것 같다. 

한상훈  “야구 인생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처음 야구를 시작한 곳이고, 좋은 열매를 맺기도 했다. 또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즐겁게 야구를 하기도 했고,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도 받았다. 이제는 안 좋은 부분이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 2014시즌 후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 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부분이 가장 아쉬울 것 같은데 어떤가. 

한상훈  “‘조금 더 야구를 잘했으면’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많은 분들이 FA(프리에이전트) 계약 후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부분에 대해 안타깝다는 얘기를 많이들 하시는데, 사실 부상이라는 것이 조심한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결국 부상도 실력 아니겠나.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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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서 방출된 후 재기를 위해서 개인 운동을 꾸준히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상훈  “방출된 후 개인 훈련은 꾸준히 해왔지만, 아쉽게도 나를 찾는 팀은 없었다. 진짜로 다른 팀에서 나를 필요로 했다면 연락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 아닌가. 다행히 좋은 인연을 통해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 다시 선수 생활을 했다면 하지 못했을 일을 하고 있다.”

- 자연스럽게 은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상훈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해서 27년 동안 야구를 했다. 살아온 시간보다 야구를 한 시간이 더 많다. 때문에 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불러주는 팀도 없고 야구를 더 하겠다는 욕심은 있지만,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오늘 은퇴한다’라고 규정짓기보다 서서히 내 인생에서 선수로서의 야구인생과 이별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해를 해주시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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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에게 한화는 어떤 의미인가. 

한상훈  “한화가 있었기에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한화는 내게 고향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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