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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제2의 이대호'라 불리는 백민규는 누구

16.08.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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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조건을 보면 이대호(시애틀)같죠. 힘도 그만큼 좋아요.”

2017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2차 신인 드래프트에 앞서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제 2의 이대호’가 있다. 경기도 장안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백민규로 신체조건만 보면 이미 메이저급이다. 키 195cm, 몸무게 130㎏으로 키는 이대호보다 1cm 크고, 몸무게는 같다. 

힘도 좋다. 그를 눈여겨본 한 스카우트는 “어린 선수이기에 약점을 갖고는 있지만, 힘이 상당히 좋다. 타구를 멀리 보내는 능력은 프로에서도 통할 것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 투수로 전향을 하면서 1년 유급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그는 다시 타자로서의 길을 선택했다. 올해만 해도 홈런 5개를 때려내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최근 리그 전체적으로 오른손 거포가 부족한 상황이기에 백민규의 등장은 반갑기만 하다. 

 

 신체조건은 이대호를 빼닮았지만, 백민규는 박병호(미네소타)를 보며 꿈을 키웠다. 등번호도 박병호와 같은 52번을 달고 있다. 그는 “프로에 가서 박병호 선배님이 세운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싶다”고 했다. 

 

 

 친누나가 프로 골프선수 백규정(CJ오쇼핑)으로 남매가 어렸을 때부터 나란히 운동의 길로 접어들면서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백민규는 “누나가 미국에 가서 골프를 하고 있다. 나도 프로에서 실력을 잘 쌓은 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남다른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어려서부터 성장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백민규  “어려서부터 덩치가 좋아서 별명이 돈까스였다.(웃음)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살을 빼기 위함이었다. 근데 확실히 야구가 쉽게 볼 일은 아니었다. 매일 러닝을 하고 훈련도 힘들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매일매일 야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철이 들고 나니까 이제는 야구밖에 할 게 없더라. 만약 야구가 아니더라도 키가 크고 몸집이 커서 다른 종목이라도 운동을 하긴 했을 것 같다.”

 

-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포지션을 투수로 바꿨다. 1년 유급을 할 정도로 리스크가 큰 도전이었는데.

백민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투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코치님도 큰 키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투수 전향을 결정하고 나니 부모님과 코치님이 1년 유급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프로 지명을 얼마 앞두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 그만큼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2014년 5월 달부터 1년 동안 훈련만 했다. 오전에는 투수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타격 훈련을 병행했다. 유급한 1년 동안 또래 친구들은 다들 시합에 나가서 성적을 내는데 나는 벤치에만 앉아있어야 했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이 도리어 좋은 경험이 됐다. 결국 복귀해서 다시 타자에 전념하기로 결정했지만, 투수 도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백민규  “어려서부터 투수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투수를 하는 바람에 1년을 유급했고,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시합에 많이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보여준 것이 적다. 그렇지만, 도전하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투수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을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미련없이 털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1년 유급한 부분은 또 내 나름의 노력으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 많은 스카우트들이 ‘제 2의 이대호’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신체조건도 비슷하지만, 힘도 상당히 좋다는 평가다. 

 

백민규  “‘제 2의 이대호’라는 말은 감사할 따름이다. 스스로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신체조건을 타고 났다고는 하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의 제 2의 누군가라는 얘기를 듣지만, 프로에 가서는 백민규라는 이름을 빛을 보고 싶다.”

- 반면에, 체구에 따른 순발력 부족이나 변화구 대처 미흡 등 여러 단점들도 지적되고 있는데.

백민규  “평소에 웨이트 트레이닝 등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유연성과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어려서부터 수영을 했기 때문에 유연성이나 순발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한다. 변화구 대처를 위해 지난 6월부터 타격폼을 수정했다. 본래 타격 전에 왼 다리를 들어 올렸다가 디뎠는데, 이제는 공을 조금 더 오래보기 위해서 디뎌놓고 치고 있다. 힘이 좋아서 굳이 다리를 들어 올렸다 내리면서 힘을 모으지 않아도 배트스피드는 크게 차이가 없더라. 적응 단계가 필요했는데, 지금은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아직까지는 야구선수 백민규보다 친누나인 프로 골프선수 백규정의 동생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백민규  “어려서부터 누나와 함께 운동을 했다. 누나는 골프를 하고, 나는 야구를 했는데 서로 함께 지낼 시간이 많이 없었고, 지금도 누나는 미국에 있다. 누나가 먼저 잘되면서 야구를 하는 내내 누나의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다. 이제는 내가 잘 돼서 ‘백규정의 동생’이 아니라 ‘백민규의 누나’라는 얘기를 듣게 해주고 싶다.”

 

-냉정한 꿈의 무대라 불리는 2017 신인 2차 드래프트를 앞둔 느낌이 어떤가. 목표가 있다면.

백민규  “프로는 들어가는 것보다 가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어느 팀이든지 가게 된다면 ‘잘 데려왔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평소에 박병호 선배님을 좋아한다. 등번호 52번도 박병호 선배님이 좋아서 달게 됐다. 프로에 가게 된다면 박병호 선배님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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