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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前 한화 투수 허유강의 일장춘몽 같았던 도전기

16.09.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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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방출 후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허유강에게 프로 무대 재진입이라는 목표가 손에 닿을 듯 했다. NC가 구단이 허유강에게 관심을 보였고, 그는 팀에 합류해 약 한 달 동안 테스트 기간을 소화했다. 매일이 시험무대였다. 그는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를 후회 없이 보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도전의 결과는 ‘실패’였다.

 일장춘몽(一場春夢・한바탕 봄의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가 덧없이 사라짐을 비유)같았지만, 그는 다시 일어났다. 지난달 22일 연천 미라클에 합류해 다시금 프로 무대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허유강은 “실패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 안됐다고 포기하는 것보다 그것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유강은 2015시즌 후 한화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현실에 맨몸으로 내쳐졌을 때보다 성숙해져 있었다. 프로에서 내세울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투수였기에 현실은 냉혹하게만 여겨졌지만, 도전은 결과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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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입단 도전이 결과적으로 아쉽게 됐다.

허유강  “처음에 팀에 합류해서 테스트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그곳에서 약 한 달 정도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일부러 주위 사람들에게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만큼 조심스러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열심히 해보고 싶다. 팀에 합류해서 모나지 않게 하루하루 열심히 야구를 했다. 하지만, 팀 기대치에 내가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실패를 했지만, 배운 것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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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웠다’는 것은 무엇인가.

허유강  “막상 밖에 나와 보니까 프로 무대가 굉장히 높게만 보인다. 물론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때에도 어려웠지만, 밖에 나오고 나니 높이가 더 있어 보인다. 예전에 하루하루를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살았던 것이 굉장히 후회된다. NC에 합류해서 테스트를 보는 동안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도전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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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시즌 후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가 됐을 때도, 이번에 테스트에서 실패하고 나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가 있나.

허유강  “한화에서 방출됐을 때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프로에서 특출 나게 야구를 잘할 것도 아니고, 가정도 있고, 나이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시작해야하나 라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하지만 다들 ‘한 번 뿐인 인생, 더 도전해 봐야하지 않겠냐’라고 힘을 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비록 NC 테스트에서 탈락했지만, ‘할 만큼 했다’는 느낌은 없다. 아직은 밖에 나와서 1년도 도전을 안 해봤다. 더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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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한 후 바뀐 것이 있다면.

허유강  “연천 미라클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한화에 있을 때 연습경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때 봤던 연천 미라클이랑 지금은 느낌 자체가 많이 다르다. 그때는 독립구단에서 야구하는 친구들을 동정의 눈빛으로 봤는데, 막상 내가 여기에 오고 나니 이렇게 치열하고, 간절하게 야구하는 친구들이 없더라. 연천 미라클에는 정말 어렵게 운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금전적으로 어려운 친구들도 있고, 가정사가 있는 친구들도 있다. 무엇보다 다들 기회에 목마름이 강하다. 그런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야구를 해보니 내가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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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 대한 반성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뭐가 가장 후회가 되나.

허유강  “결국 프로는 결과가 중요하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야구를 잘했어야 했다.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해야 했고, 매 순간 남들보다 더 집중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기회라는 게 나오고 나니 소중하고 특별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그만큼 다시 프로 무대에 서는 게 간절해지는 것 같다.

허유강  “연천 미라클에 와서 아직 1년도 고생을 안했다. 여기서 숙소 생활을 하면서 오전 9시 반부터 저녁까지 밥을 먹고 잠깐 휴식 취하는 시간만 빼고는 계속 야구를 한다. 야구 외에 하는 일이 없다. 힘든 스케줄이어도 ‘다시 프로에 갈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이겨내고 있다. 같은 꿈을 갖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 힘이 나는 것 같다. 꼭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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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계획은.

허유강  “연천 미라클에서 열심히 친구들이랑 함께 운동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야구 뿐 아니라 인생 자체를 넓게 보고 계획해나가고 싶다. 결국 인생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고 그 경험 속에서 성장하는 것 같다. 야구든 인생이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후회 없는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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