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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전병두 '혹사,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 할 것'

16.09.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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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두(SK‧은퇴)가 자신을 둘러싼 혹사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짧은 선수 생활에 대한 아쉬움보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던 그때가 그립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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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부상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재활 5년 만에 선택한 은퇴. 투수로서는 한창인 32살이라는 나이에 선택한 마지막임에도 전병두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그는 “은퇴 발표가 나가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해서 놀랐다. 다들 안타깝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올 시즌에 임했기 때문에 결과도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병두는 짧고 강하게 타올랐다. 그는 2000년대 후반 SK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함께 했던 선수다. 2008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SK로 이적한 전병두는 당시 김성근 SK 감독의 ‘벌떼 야구’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그의 역할은 스윙맨이었다. 필요에 따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대체불가 선수로 활약했으며, '철완'이라는 찬사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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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시 그의 무리한 투구는 도마 위에 올랐다. 전병두는 2009년부터 3년간 무려 293⅓이닝을 소화했다. 투구 수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했으며,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도 않았다. 결국 그는 2011년 왼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았다. 그를 두고 혹사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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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은 그를 걱정했다. 당시 SK에서 전병두와 함께 뛰었던 한 선수는 “선수는 옆에서 누가 조절해주지 않으면 계속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다. (전)병두를 보면서 늘 걱정이 됐다. 옆에서 동료들이 쉬엄쉬엄하라고 해도 본인은 괜찮다고만 했다. 벤치에서 선수 관리자 역할을 해줬어야 했는데, 당시 SK는 그게 안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병두“그때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만 생각했다. 다른 생각이나 걱정은 안했다. 이후에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재활 대신 수술을 선택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그때 수술을 하지 않고 재활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얘기를 하는데, 결과론적인 얘기다. 수술하고 결과가 좋았으면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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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그는 재활에만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퓨처스팀 대만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하며 재기를 꿈꿨지만,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단계별투구프로그램(ITP)과 하프피칭에 이어 실전에 나서기 위한 훈련에 매진했지만, 통증은 계속됐다.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2016년도 전병두에게는 가혹했다.

전병두“일 년, 일 년 하다 보니 재활만 5년을 하게 됐다. 재활을 하면서도 야구를 내려놓고 싶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젠가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올해라고 봤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통증이 있어도 참고 해보려고 했지만, 한계가 오더라. 8월 말에 구단에서 은퇴 제의를 했을 때 별다른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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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은퇴를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생각한다. ‘만약 전병두가 혹사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전병두“혹사라는 것도 내가 선택한 것이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을 던진 것은 결국 나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나는 투수고,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을 던지는 것이 내 일이었다. 이것과 관련해 누군가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돌이켜보면 야구를 잘했던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재활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선수는 마운드에 올라갔을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전병두는 오는 10월 8일 삼성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른다. 이날 그는 선발로 나서 한 타자를 상대할 계획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재기를 위해 달려온 그를 위한 SK구단의 마지막 선물이다.

전병두“지난 8월 말에 은퇴제의를 받았을 때 은퇴경기에 대한 얘기도 함께 들었다. 구단에는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지금까지 재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 충분하다. 올해 1년 더 할 수 있게 해주신 것도 감사하다. 5년 만에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진다는 게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 이왕이면 잘하고 싶은데, 공을 안 던져본지가 오래돼서…. 은퇴 후에 진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있어서 차근차근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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