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야옹다옹] '달라진 LG를 기대하라'던 류제국의 예언

16.09.20 16:03

160909_01.png
“달라진 LG를 기대해도 좋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LG 류제국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세상일이라지만, 그는 자신의 역할과 팀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이 있었다. 류제국은 “시즌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우리 팀을 약체로 구분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야말로 도깨비 같은 팀이 될 수 있다. 분위기를 탄다면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160913_02.png

류제국의 말대로 시즌 막판 LG의 기세가 매섭다. 시즌 내내 성적 사이클이 있긴 했지만, 가을 바람과 함께 시작된 특유의 신바람 야구를 통해 4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160913_03.png
가을야구 티켓을 두고 다퉜던 경쟁 팀들과의 격차가 꾸준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LG 상승세의 화룡점정은 지난 18일 삼성을 상대로 주장 류제국이 거둔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이었다. 이날 경기 후 “팀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집중해서 던지려고 했다”는 그의 말에서 LG 선수단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160913_04.png

LG의 바뀐 분위기, 그 중심에는 주장 류제국이 있다. LG의 경우 다른 팀들과 비교해 주장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는 부분이 있다. 예전부터 '모래알'이라 불리는 팀 문화를 어떻게 바꿔놓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가 좌지우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제국은 “야구선수들은 시즌 중에 거의 매일같이 야구장에 나온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야구장에 가기 괴롭고, 재미없고, 짜증나면 될 일도 안 된다. 야구장에 나올 생각을 하면 즐겁고, 동료들과 어울려서 재미있게 운동을 해야 시너지효과도 나온다. 그게 팀워크다. 주장으로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류제국은 주장직을 맡은 후 양상문 감독의 방문을 자주 두드렸다. 선수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감독에게 전달하고, 반대로 감독의 의중을 선수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류제국이 벤치와 선수들 사이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해준 것이다. 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분위기 메이커 노릇도 자처했다. 주장과 베테랑이라는 권위대신 후배들과의 밀접한 스킨십을 통해 팀워크를 다져나간 것이다. 류제국은 “예전부터 팀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그래서 주장을 해보고 싶었다. 주장이라고 해서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하지는 않는다. 형들이 많이 도와준다”면서 “선수들의 눈만 봐도 우리 팀이 어떤 분위기 속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20160921163114_kewutqbk.jpg


LG는 올 시즌 시작 전부터 부침이 있었다. 양상문 감독이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걸고 팀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실험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양 감독은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을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시켰고, 이병규(등번호9)를 사실상 전력 외로 구분하면서 리빌딩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베테랑들이 빠진 자리는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이 메웠다.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잠재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고, 누구든 능력만 되면 적극 기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LG를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160913_06.png
예상대로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LG는 시즌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8위까지 추락했다. 일부 팬들은 양상문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여기에 이병규(등번호9)의 기용논란까지 겹치면서 잡음은 더 커졌다. 위태롭기만 한 LG호가 중심을 잡기 시작한 건 8월에 들어서다. 그동안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고, 믿음에 보답하듯 결과를 만들어냈다. 팀 분위기도 한 층 더 밝아지고, 활기차졌다. “달라진 LG를 기대해도 좋다”는 류제국의 말을 실감했다.

 
160913_07.png

류제국은 시즌을 앞두고 LG를 하위권으로 예상하는 의견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우리 팀을 약하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처럼 무서운 팀이 없다”면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팀”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LG는 보이지 않았던 힘에 의해 강해지고 있다. 류제국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약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daum640x420.png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