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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야구선수와 문신

16.09.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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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찰 야구단에 지원한 선수 중 일부가 실기 평가를 받지도 못하고 탈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문신이 원인이었다. 지난 1월 개정된 '의무경찰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는 ‘시술 동기, 의미, 크기 및 노출 정도가 의무경찰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문신이 없는 사람'을 선발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경찰 야구단이 속한 서울지방경찰청은 선수들의 다양한 문신의 모양과 크기를 고려해 신체 검사장에 3명의 심사관을 배치해 판정을 내렸다. 몇몇의 선수들이 기량을 평가받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했다.

 

선수들에게 문신은 다양한 창구로 활용된다. 자기 최면을 걸기도 하고, 비밀부적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또 문신을 통해 가족애를 드러내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기도 한다. 물론 멋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문신을 새긴 한 선수는 “야구선수들은 몸을 쓰는 직업이다. 문신은 몸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전했다.

 

경찰 야구단 합류가 보류된 LG 오지환의 왼팔에는 ‘No pain, No gain’이라는 문신이 있다. ‘고통 없이 얻는 게 없다’는 뜻으로 야구에 대한 그의 집념을 엿볼 수 있는 문구다. 미네소타 박병호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전통 문양을 왼 팔목에 새겼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자는 각오를 대변한 것으로 그에게는 자기 최면의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한화 이용규는 과거 괌 전지훈련 당시 십자가와 황소 모양의 문신을 새긴 바 있다. 그는 "괌에서는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대은의 목 뒤에는 알파벳 문신 'CDBJD'가 있다. 그는 문신에 대해 “가족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새긴 것이다. 혼자 미국에서 야구를 하면서 어렵고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가족들이 떠올랐다. 늘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문신을 했다."고 전했다. 텍사스 추신수도 같은 의미에서 가족들의 이니셜인 ‘SWMGS’을 색다르게 디자인한 문신을 팔목에 그려 넣었다. 삼성 전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는 아이들이 태어날 때마다 자신의 팔목에 아이의 발바닥과 함께 출생일을 표기한 문신을 새기기도 했다.

 

흉터나 수술 자국을 문신으로 가린 경우도 있다. 올 시즌 초 강정호(피츠버그)의 문신이 화제가 됐다. 사물이나 문구를 새겨 넣은 일반적인 문신과 달리 그는 왼 발목에 웃고 있는 자화상을 그려 넣었기 때문이다. 강정호의 문신을 본 팀 동료 앤드류 매커친은 SNS(소셜네트워트)에 "(그 문신은)강정호가 아니라 그의 쌍둥이 동생 강정노(Jung No Kang)의 얼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강정호의 문신에는 사연이 있었다. 어린 시절 다친 발목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은 것이다. 현대 왕조 시절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조용준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어깨 수술자국에 성모마리아를 넣어 심리적인 위안을 삼기도 했다.

 

과거에 비해 문신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 김성한 전 KIA 감독은 “선수들의 문신을 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문신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강했다. 구단에서는 선수들에게 못하게 하기도 했다. 문신을 한 선수들이 있더라도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요즘에 문신은 그저 패션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한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문신을 통해 위안을 받는 경우도 있다. 멋으로만 볼 수도 없다. 다만 과하지 않는 선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데에는 좋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선수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부터 ‘어린 팬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문신은 구단에서 제재를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다만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 팬들이 많기 때문에 행여 영향을 미칠까 싶어 드러내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결국 선수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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