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야옹다옹] kt 새 사령탑 김진욱 감독이 몰고 올 새로운 바람

16.11.09 14:53

161109_01.png

김진욱 감독이 kt의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두산 감독에서 경질된 지 3년 만이다. 그 사이 그는 진화했다. 김 감독은 “지난 3년이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가을의 끝자락, 마무리캠프가 한창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김 감독을 만났다. ‘두산 감독 시절 나는 허우적대기만 했던 것 같다’는 자기반성부터 ‘커피 향이 나는 야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까지. 그와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kt에 불어올 변화의 바람이 기대가 됐다.

야옹다옹20161109_02_01.png
 
야옹다옹20161109_02_02.jpg
 

-밖에서 본 kt는 어떤 느낌이었고, 막상 감독이 돼서 들여다본 kt는 또 어떤가.

김진욱  “해설을 하면서 지켜본 kt는 신생팀다운 패기가 부족해 보였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라운드 위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겁 없이 덤벼보고 활기차게 움직여 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더라. 그게 아쉬웠다. 감독 부임 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도 여기에 있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해줘야하는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옹다옹20161109_02_03.jpg
 

- 선수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모바일 메신저 대화를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인가.

김진욱  “사전에 계획한 건 아니었다. 상견례에 앞서 번뜩 떠올랐다. 벌써 7~80%의 선수들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처음에는 선수들도 어색한지 자기가 어디 학교 출신이고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잘 부탁드린다’는 형식적인 메시지를 보내더라. 사실 그렇게 온 글에 ‘알았다. 열심히 해라’라고 답한다면 소통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 그래서 ‘열심히 해서 감독님 눈에 들겠다’라는 메시지가 오면 ‘눈에 들려고 하지마. 내 눈이 아프다’라는 농담을 던진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한다면 ‘부탁해. 들어줄게’라고 대화를 유도한다. 분위기도 풀면서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누기 위한 나만의 노력이다.(웃음) 처음보다 선수들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 감독이라고 해서 어려워하지 말고 고민이 있거나 문제가 있다면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돼주고 싶은 것이다.”

- 감독은 팀을 통솔하는 위치이기에 자칫 무게감이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김진욱  “감독이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어가는 것은 80~90년에서 끝내야 한다. 그리고 그 카리스마가 모두에게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감독 한 사람의 능력으로 팀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독이 팀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줄까’라는 것이다. 그래서 코치를 선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도 선수를 위해줄 수 있는, 선수에게 맞는 코치였다.”

야옹다옹20161109_02_04-1.png
 

- 코치진의 역량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엿보인다.

김진욱  “코치진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을 위해 일해 줄 사람’이 아닌 ‘선수를 위해 일해 줄 사람’이었다. kt 감독 부임 후 코치들에게 ‘내가 각자의 분야에 대해서 함부로 터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금 마무리캠프 중인데, 코치진이 각 파트 훈련 스케줄을 짜오는 부분에 대해 수정하지 않는다. 코치들도 처음에는 당황하더라. 중요한 것은, ‘맡겨준다’는 말이 갖는 책임감이다. 이제는 코치들도 안주해서는 안 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발전하지 않으면 선수들에게 믿음을 얻을 수 없다. 그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더는 틀에 갇혀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 틀에 갇히지 말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김진욱  “나도 야구를 해봤고, 감독도 해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틀에 박힌 방법과 스케줄대로 움직인다. 물론 나조차도 그랬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스케줄과 팀 운영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가지 예로 월요일 휴식 후 하는 화요일 훈련과 목요일 경기 후 원정을 가서 하는 금요일 훈련양이 같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하는 마무리훈련도 그렇다. 우리는 다른 팀들과 비교해 조금 일찍인 오후 3시에 공식 스케줄이 끝나는데, 이후에 더 하고 싶은 선수는 더 하면 되고 아닌 선수는 가면 된다. 대신 결과에 자신이 책임을 지면 된다. 물론 그 책임은 감독에게도 있다. 긍정적인 변화는 선수들이 스케줄이 끝나도 웨이트장에서 개인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한 명이 시작하니 다른 한 명이 합류하고 하면서 수가 늘어났다. 덩달아 코치들이 퇴근을 못 하더라.(웃음) 그래서 코치들에게는 집에 가라고 했다. 선수들 스스로가 움직이는 모습이 가장 좋은 것이다.”

야옹다옹20161109_02_04-2.png
 

- 과거 두산 감독 시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3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준우승 뒤 경질되기도 했는데,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들이 있을 것 같다.

김진욱  “두산 감독 시절 나는 허우적대기만 했던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이 있는 팀에 감독을 맡았다는 사실은 굉장히 영광이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사람들이 2013년 한국시리즈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나와서 보니 그것도 순리다. 두산 감독을 그만두고 나와서 해설을 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안 보였던 것들을 보게 됐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됐다. 해설을 할 때마다 ‘내가 감독이라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인가’를 고민했는데, 작전의 성공과 실패는 정말 한 끗 차이더라. 감독의 작전은 한 경기, 한 시즌을 보면 사실 영향력이 크지 않다. 결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팀들이 경기도 잘 풀어나가더라.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감독과 코칭스태프 아니겠나.”

야옹다옹20161109_02_05.jpg
 

- 얘기를 듣다 보니, 팀을 이끌어가는 방향은 결국 ‘선수의, 선수에 의한, 선수를 위한’것 같다.

김진욱   “운영팀장이나 코칭스태프들이 감독방에 들어오면 문에서 가장 가까운 의자에 앉는다. 그게 편하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웬만하면 반대편에 앉으라고 한다. 그 의자에 앉으면 kt 선수단 구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감독 방에 들어와서도 감독한테 맞추지 말고 선수들에게 맞춰달라는 얘기다.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 아니겠나.”

야옹다옹20161109_02_06.jpg
 

- 전력 구성에 대한 고민이 클 것 같다. FA(프리에이전트) 내부 단속과 외부 영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김진욱  “이진영이 내부 FA인데, 일단 우리는 내보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 우리 팀은 지금 전력이탈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 FA에 대한 기준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선수에 대해 기존 선수들이 반길 수 있느냐의 문제다. 우리 팀의 취약점은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렇다면 합리적인 전력 보강을 했느냐의 판단도 바로 나온다. 외부 영입이 기존 선수들에게 상실감을 줘서는 안 된다. ‘아 우리 팀이 강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야한다. 거기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외부 영입에 대해서는 이미 구단에 내 뜻을 전달했다. 이제 구단이 계획한 예산과 선 안에서 움직일 것이다.”

야옹미인 김진욱 감독 2편이 내일 이어서 연재됩니다. 

daum 1.png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