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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박경수의 다짐, '좋은 성적밖에 답이 없다'

16.12.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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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좋은 성적밖에 답이 없다.”

 kt 주장 박경수가 이를 악물었다. 올 시즌 내내 잡음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2년 연속 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고참이자 주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김진욱 신임 감독 부임 후 직접 주장 연임을 제안할 만큼 그에게 다가올 2017년은 절치부심의 해가 될 전망이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팀원들과 함께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기가 생겼고, ‘팀 성적을 내야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신생팀의 성장 동력이 되는 어린 선수들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단해지고 있다. 새로 온 김진욱 감독의 팀 운영 방식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박경수 만에 야구의 틀’을 견고히 다져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는 말한다. “팬들에게 ‘잘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제는 좋은 성적밖에 답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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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올 시즌을 평가하자면.

박경수  “수치상으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냈고, 시즌 전에 목표 했던 것을 이루기도 했다. 홈런은 두 자릿수에서 20개 정도를 치고 싶었고, 80타점을 올리고 싶었다. 여기에 규정타석을 채우고 처음으로 타율 3할을 기록한 것은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시즌 중에 부상으로 더 많은 경기를 나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사실 개인적인 성적에 대한 만족감은 있지만, 팀 성적이 안 좋기 때문에 시즌이 끝난 지금까지도 계속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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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공격지표에 있어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경수  “내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슬럼프가 와도 빨리 벗어나게 되는 것 같다. 내 것을 찾고 보니 ‘자기 것이 있는 선수와 없는 선수는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차이가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의 내가 한심스럽다. 그때는 그저 무턱대고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내 몸에 베이겠지 생각하고 마냥 연습만 했는데, 아니더라. (박)용택(LG)이 형이 타격에 관해 연구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많이 느끼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예전처럼 헤매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발전이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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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은 기록에 대한 욕심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박경수  “늘 다른 팀 2루수와 나를 비교한다. 어떻게 하면 내가 리그 최고의 2루수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나는 도루를 많이 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타율에 대한 욕심이 있다. 여기에 홈런과 타점 OPS(출루율+장타율),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도 있다. 박경수 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같이 뛰는 동료들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2루수가 되고 싶다.”

- kt의 유니폼을 입은 후부터 가파르게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것 같다.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도 남다를 것 같은데.

박경수  “신생팀에서 나를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을 했고, 그 결정은 팀에게는 모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자신감이 있었다. 만약 kt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야구를 그만둘 생각이었다. 프로에 와서 단 한 번도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야구를 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절실하고 절박했다. kt에 와서 나름 잘 해내고 있고, 나를 선택해준 kt가 고맙고 감사하다. 특히나 주장을 하면서 팀에 대한 애착이 더 많이 생겼다.”

- 앞서 말한 대로 개인 성적은 좋았지만, 팀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주장으로서 어렵고 힘든 부분이 많았을 텐데.

박경수  “주장으로서 내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은 아닌가하고 반성하게 됐다. 주장이라는 것은 팀을 대표하는 선수인데, 대표로서 팀을 잘 이끌지 못했다. 그게 아쉽고 팬들에게도 죄송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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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진욱 신임 감독에게 직접 주장 연임을 제안했다.

박경수  “내가 주장을 하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팀 성적은 최하위로 끝이 났다. kt는 명문 팀으로 가는 과정 속에 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정도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kt만의 야구 색깔도 부족하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또 다시 주장직을 맡아서 팀을 운영하다 보면 힘든 일들을 겪어야 하고, 선수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kt만의 색깔을 만들어 놓고 넘겨주고 싶었다. 올해 주장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 같은 죄스러움과 오기, 책임감 같은 게 복합적으로 느껴졌다.

- 주장직을 맡고 난 후 동료들 사이에서는 ‘박경수가 변했다’는 말도 나왔다.

박경수  “스스로가 모든 일을 하는데 조심스러웠다. 원래는 농담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인데, 주장 완장을 차고는 예전처럼 못하겠더라. 후배들이 '성격이나 이런 것이 바뀐 것은 없는데, 선배님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 팀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전보다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요새는 생각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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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에서는 kt를 두고 ‘신생팀에 대한 패기와 열정이 안 느껴진다’는 냉정한 평가부터 비슷한 시기에 창단된 NC와 비교를 하기도 한다.

박경수   “냉정한 평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NC는 신생팀치고 정말 빠르게 발전했다. 우리가 NC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의 팀 운영 방식이 있고,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것이 먼저다. 2시즌을 치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느끼고 배운 것들이 많다. 특히나 김진욱 감독님이 새로 오셨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kt는 앞으로 좋은 팀으로 발전하는 일만 남았다.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는 성적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와 비교해 스프링캠프기간이 짧아졌다. 그만큼 선수 개개인이 갖는 책임감이 무거워졌다는 얘기인데.

박경수  “그렇다. 작년까지만 해도 캠프 가기 전까지 기초체력을 다져서 기술 훈련을 할 수 있는 몸만 만들고 가면 됐는데, 올해는 달라졌다. 이제는 기술 훈련을 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 바로 게임을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 선수 개개인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내년 1월 초에 사이판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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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박경수  “팬들에게 자신 있게 말씀을 드릴 수 있다. 내년에는 꼭 꼴찌 탈출하겠다. 선수들 모두 오기가 생겼고, 잘하고 싶다는 열정도 충만하다. 믿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성적으로 보답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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