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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넥센 입단 김태완, '나만의 야구 되찾는다'

16.12.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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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이 박병호(미네소타)와 같은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김태완(전 한화)이 넥센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라’는 구단 측의 배려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태완은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가진 것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태완은 지난 9월 웨이버공시가 되면서 한화를 떠났다. 2006년 프로에 입단해 올해로 11년째 입었던 한화 유니폼이었기에 발길은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주위 만류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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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프로에 입단하면서부터 내 목표는 ‘매순간 후회 없이 야구를 하고, 미련 없이 그만두자’는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제대로 된 김태완의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타격폼 때문에 타석에서도 투수 대신 나 자신과 싸웠다. 이제는 온전히 나만의 야구를 하고 싶었다.”

 그는 프로 3년차인 2008년부터 2년 연속 23홈런을 때려내며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았다. 2010년까지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팀 중심타선을 책임졌다. 이후 김태완은 2년 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왔지만, 포지션 중복 문제와 외국인 타자 영입 등으로 입지의 불안함을 느꼈다. 무엇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독특한 타격폼에 대해 끊임없이 수정 요구를 받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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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격폼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김태완은 매력을 잃어갔다. 홈런 수가 줄면서 장타력이 떨어졌고, 장점이던 출루율마저 무너졌다. 그사이 팀 내에서 그의 입지는 줄어들었고,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김태완  “타격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군 제대 후에는 기회를 잡아야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의 말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잘 안되더라. 계속해서 1‧2군을 오갔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후 2014년에 내 타격폼에 대해 확신이 생기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님 부임 후 다시 타격폼을 수정해야만했다. 내가 편한 폼 대신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틀에 맞춰야한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내 것이 아니다보니 안타가 나오더라도 어떻게 쳤는지에 대한 감이 없더라. 그래서 더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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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는 팀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한화에서 통산 성적은 645경기에 출장해 75홈런 283타점・타율 0.263. 그라운드 위에서 ‘누군가가 원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것’을 마음껏 펼쳐 보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물론 자신감은 있었다. 그는 “나는 야구를 1~2년 한 선수가 아니다. 내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진 나만의 폼이 있다. 김재현 타격코치님이 '원래 폼이 너한테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하시더라. 동료들도 예전 폼으로 쳤을 때 타구의 질이 좋고 밸런스도 잘 맞는다고 말해줬다. 내 폼과 타격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웨이버 기간이 만료되고 자유계약선수 신분(지난 9월 27일 기준)이 된 후 복수의 팀들이 김태완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그의 선택은 넥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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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넥센 구단 관계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리 팀에 와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봐라. 네 스타일대로 하면 결과도 더 좋을 것이다’고 말하더라. 그 말에서 마음이 움직였다. 사실 한화를 나온 후에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다. 정말 ‘야구를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럴수록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더 커지더라. ‘내 마음대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한 번은 해보고 만약 그때 가서 안 되면 깨끗이 그만 두는 게 미련이 안 남겠더라. 그런 의미에서 넥센의 제안이 고마웠다.”

 팀 이적 후 180도 다른 야구인생을 사는 선수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박병호다. 프로 입단 후 줄곧 ‘LG의 거포 유망주’로만 남아있었던 그는 지난 2011년 7월 넥센으로 트레이드된다. 넥센의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당시 김시진 감독의 믿음아래 곧장 4번 타자로 기용됐고, 이후 KBO리그 최초 4년 연속 홈런・타점왕 자리에 올랐다. 박병호는 “감독님의 믿음과 기회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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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완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성공 가능성은 열려있다. 김태완은 최근 리그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거포형 우타자’다. 수비포지션이 애매하긴 하지만, ‘기회와 믿음 아래’ 예전의 공격력을 회복한다면 넥센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현재 우리 팀은 왼손 타자에 비해 오른손 타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김태완은 좋은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기에 공격력 쪽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왔는지 알고 있다. 감독 취임때도 말했지만, 나는 선수 중심적인 야구를 할 것이다. 유형에 따라서 폼도 다르고 선수 본인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다 있다. 어려운 시간을 보낸 만큼 본인 의지도 강할 것이다. 우리도 김태완이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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