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다옹]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서동환의 도전
16.12.15 14:30
12월 14일 자 야옹미인 '[야옹다옹] 삼성 방출 서동환, '미국 무대 도전한다'' 편 에 이어서 연재되는 기사입니다.
- 미국 진출을 위한 절차는 어떻게 밟았나.
서동환 “올 여름에 미국에 도전하고 싶다는 얘기를 남궁훈 형에게 직접 전했다. 그 형이 샌디에이고에 아시아 스카우트로 있어 필요한 절차들을 밟는데 도움을 줬다. 지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내가 가진 것을 보여 줘야하고, 그곳에서 계약을 이끌어내야 한다. 내년 2월 초에 캠프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까지 계속해서 몸을 만들고 있다. 현지 적응을 위해서 1월 중순에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 방출 전까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상태는 어떤가.
서동환 “프로에 들어와서 얻은 것은 칼자국 20개와 허리 핀 6개다. 이제는 후회도 없고, 잃을 것도 없다. 다행히 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 꾸준히 치료를 받아서 예전처럼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있다.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면서 점점 몸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낀다. 기술적으로 좋은 밸런스를 위해 나를 잘 아는 코치님과 함께 개인 운동을 하고 있다.”
- 사실 정식으로 계약을 하고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 등 현실적인 고민도 있을 것 같다.
서동환 “나는 책임져야 할 아내가 있고, 아이가 있는 가장이다. 사실 아내로서는 이 도전이 쉽지 않았을 텐데, 흔쾌히 함께 고생하겠다고 하더라.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하게도 후원자가 생겼다. 올해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알게 된 병원이었는데, 치료를 받으면서 원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친해지게 됐다. 그러다 팔 상태가 좋아지면서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는 계획을 말씀드리게 됐는데, 원장님께서 후원하시는 ‘팀사랑모아’에 합류시켜주시겠다고 제안을 해주셨다. 미국에 가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후원을 해주시겠다고 하더라. 이번에 미국으로 건너가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 ‘팀사랑모아’를 운영하는 원장님은 누구신가.
서동환 “사랑모아 마취통증의학과 의원 백승희 원장님이시다. 팀사랑모아에는 나 말고도 테니스 장수정 선수와 UFC 최두호 선수가 속해 있다. 어깨를 낫게 해준 것도 감사한 일인데, 앞으로의 미국 도전에 대해 전폭적으로 도움을 주시겠다고 해서 아내와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장님이 ‘나는 네 성공을 확신한다. 네가 하고 싶은 곳에서 마음껏 꿈을 펼쳐라. 내가 후원하는 선수들 중에 잘 안된 선수가 없다’고 힘을 주셨다. 어떻게 다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 안정감 대신 선택한 도전이다. 고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서동환 “책을 보다가 마음에 들어온 구절이 있다. ‘나이 먹어서 노인들이 가장 후회하는 게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 지금 내게 미국 진출이라는 꿈이 무모해 보일 수는 있어도, 미래의 나는 결과가 실패든 성공이든 ‘그래 후회 없이 도전해봤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것에 만족한다.”
- 구체적인 계획은 있나.
서동환 “일단은 3년을 버틸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2년 안에 40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나는 프로에 들어와서 야구를 잘했던 것도 아니고 연봉이 높았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꿈을 위해 도전을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쳤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쟤도 하네. 저런 길도 있구나. 나도 못 할 것 없겠다'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다들 똑같은 길로만 가라는 법은 없다.”
- 간직하고 있는 또 다른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서동환 “지금까지 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제는 나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나는 남한테 소소한 것이라도 줄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훗날 고아원 야구단을 만들고 싶다. 살면서 부모의 정을 만족스럽게 느끼지 못한 아이들의 상처를 야구로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런 부분에 생각이 많아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