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종훈 “무조건 SK가 우승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
17.09.05 11:43
①에 이어
- 야구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
박종훈 “작년도 그렇고 2012년에 롯데전 선발이었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홈런을 맞았다. 진짜 야구를 오랫동안 하다가 홈런을 맞고 정말 많이 낙심했다. 야구도 하기 싫고 그랬다. 홈런 하나 갖고 그러냐고 할 수 있는데 난 진짜 힘들었다”
- 투수가 아니었다면 어떤 포지션을 했을 거 같나?
박종훈 “고2까진 외야수였다. 내야수는 못하고 외야수 했을 거 같다”
- 장래 희망이 뭐였나?
박종훈 “군인이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군인에 대한 선망이 컸다. 어머니가 엄하셨다. 절제를 많이 해줬다”
- 야구선수를 해서 기쁘고 뿌듯했던 때는?
박종훈 “시합 나가서 내가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그런다. 처음에는 중학교 때 재미로 시합을 나가서 투수로 던졌는데 정말 못 던졌다. 그런데 감독님이 웃으면서 안아줬다. ‘오늘 뭐 어때서 내일 더 잘하면 돼’라고 하더라. 그 말이 아직도 (마음속에)남아있다. 그때부터 야구가 정말 재밌었다”
- 다른 팀에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나?
박종훈 “나는 (SK를)안 떠날 거 같다. SK란 마크를 벗어날 생각을 안 해봤다. FA가 되면 어떨까라고 하는데, 솔직히 FA도 멀었고, 될지 안 될지도 모르겠다. 계속 SK에 있을 거 같다. SK는 조용한 소년이 와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술도 마시고 한 곳이다. 떠나지 못 할 곳이다‘
- 박재상 선수가 은퇴하는데 기분이 어떤가.
박종훈 “한번은 나 때문에 시합에 진 적이 있는데 ‘뭐 어떠냐고 더 재밌게 하라. 멋있게 하라’고 그런 말을 해줬다. 정말 고마웠다. 또 내가 포볼 많이 준다고 하는데 (박재상은)한 번도 나에게 포볼 얘기한 적이 없다”
- 팀에서 대하기 힘든 선수?
박종훈 “박정권 선배님. 지금은 약간 중후해졌는데 예전에는 정말 카리스마 넘쳤다. 지금도 좀 무섭다”
- 추가 자녀 계획이 있나?
박종훈 “자녀계획은 나는 처음에 셋을 낳자고 했는데 한명 낳으니 하나만 잘 키우자고 하더라. 지금 아이를 보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 앞으로 꿈이 뭔가?
박종훈 “나는 세웅이처럼 돈 많은 백수는 아니다.(※롯데의 박세웅 선수는 같은 질문에 돈 많은 백수라고 답했었다) 나는 돈 없어도 지도자가 되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도와줘서 내가 있다고 생각해서 나도 많이 알려주고 싶다. 2군에 있는 선수와도 더 많이 나누고 싶다. 나도 2군에 있을 때를 많이 되새긴다. 군대 가기 전까지 난 소위 망나니였다. 그런데 코치님도 많이 도와주고 그래서 지금에 왔다.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
- 꿈나무에게 조언을 하자면?
박종훈 “힘들고 어려운건 당연히 있다. 그걸 걱정만 하면 그냥 걱정이다. 그런 거보다 더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 볼넷 1위를 탈출하고 싶다고 했는데 올해는 정말 많이 줄었다.
박종훈 “포볼이 예전에는 마냥 나쁜 줄만 알았다. 지금도 안 좋다고 생각은 하는데, 작년까지는 웃다가도 포볼주면 바로 얼굴 빨개지고 그랬다. 그런데 올해는 포볼을 주면 ‘쟤는 안타 친 거야’라고 생각하고 만다. 그게 순환이 잘 된 거 같다”
- 좋아하는 술은?
박종훈 “내가 지금은 술을 안 마신다. 방탕한 생활은 군대 가기 전에 끝냈다. 제대 후 술을 안 마신다”
- 경기 전후 징크스가 있나?
박종훈 “예전에는 많았는데 지금은 최대한 없애려고 한다. 진짜 예전에는 그 시간에 일어나고 그 옷을 입고, 그 신발을 신고, 부모님 오시면 안 되고, 친한 친구들 야구장 오면 안 되고, 그런 게 많았다. 와이프에게 많이 혼나면서 거의 다 깼다. 원래는 시합 전에 말도 안하고 숨어있고 그랬다. 이제는 안 그런다”
- 기억에 남는 경기는?
박종훈 ‘10승했을 때 경기. 나뿐만아니라 모든 중, 고등학교 투수들은 프로 10승을 목표로 할 거다 그 목표를 이룬 날이라 잊을 수가 없다“
- 자식도 언더핸드 투수를 시킬 건가?
박종훈 “내가 자식도 투수를 시킨다고 했는데, 조건이 나는 똑같이 하는 걸 싫어한다. 사람 각각의 개성과 특성에 맞게 훈련을 시켜야한다고 생각한다”
- 선발 첫 승할 때를 기억하나?
박종훈 “5월 8일 롯데전에서 선발 첫승이었다. 그때 아내가 임신 중이었다. 미래가 불투명한데도 아내가 나만 믿고 따라와 준 상황에서 거둔 승리라 더 의미가 있다”
- 켈리와 무슨 대화를 나누나?
박종훈 “내가 콩글리쉬를 한다. 그리고 켈리가 한국어 잘한다. 한글도 다 읽는다. 야구도 잘하는데 머리도 좋아서 존경한다”
- 경기안할 때 딸과 어떻게 놀아주나?
박종훈 “단둘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 호흡이 잘 맞는 포수가 있나?
박종훈 “내가 그런 거 가릴 때가 아니다”
- 박종훈 선수는 자식 덕을 보고 싶나?
박종훈 “난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니 돈 벌어서 니가 써라 주의였다. 서로 도움주지도 받지도 않을 거다. 근데 딸은 아니다. 딸은 보살펴 줘야한다”
- 롯데전을 앞두고 있는데 각오를 한마디
박종훈 “내가 시합은 뛰지 않지만 응원하겠다‘
- SK선수들은 가을야구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박종훈 “당연히 가야하니까 더 여유 있게 하고 그런다”
- 딸에게 어울릴 것 같은 선수?
박종훈 “없다. 있으면 안 된다”
- 별명이 잠수함인데 실제 잠수함을 타보았나?
박종훈 “(정말 당황한 표정으로)저분 참 센스 있다. 이 질문은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다. 잠수함 타본 적은 없다”
- 직구보다 커브를 더 연습하는가?
박종훈 “직구보다 커브를 더 연습하는 건 맞다. 직구는 누구나 던지는 공이라서 자기만의 변화구는 제대로 연마하는 게 나을 거 같아 그런다”
- 야구할 때 어떤 마음인가?
박종훈 “재밌다. 야구선수로 행복하다고 느낀다. 정말 하고 싶은 걸 재밌게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난 다행히 지명을 받아서 프로에 왔는데 사실 프로 지명을 못 받은 선수가 몇 배는 더 많다. 항상 감사하면서 야구한다”
- 좋아하는 음식은?
박종훈 “된장찌개와 무국. 난 선발 때는 무국만 먹는다. 그게 속이 제일 편하다. 시합 있을때는 무국, 없을 땐 된장찌개”
- 본인 자랑을 한다면?
박종훈 “예쁜 딸이 있고 착한 아내가 있으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 계투가 승리를 못 지켜줄 때 아쉽지 않나?
박종훈 “계투에 아쉽지는 않다. 오히려 내가 5이닝 밖에 못 던져서 불펜을 힘들게 하는 게 미안하다”
- 마지막으로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박종훈 “SK 팬에게는 아까 말한 것처럼 나는 떠날 마음도 없고 FA도 한참 남았다. 난 무조건 내가 있을 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또 야구를 좋아하는 팬에게는 야구 사랑해줘서 고맙다. 모두에게 다 답을 못해드려 죄송한데 정말 다들 감사하다”
※본 인터뷰는 카스포인트 공식 페이스북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동훈 기자 djh@clo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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