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다패’ 로치,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
17.09.18 13:43
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돈 로치를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
1989년생 로치는 야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켰음에도 3승에 그치고 있다. 반면 패는 벌써 14패다. 한때 팀 동료 고영표가 불운에 빠지며 12패를 당했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기 때문에 ‘최다패’의 불명예는 로치에게 향할 가능성이 높다.
3승 14패, 평균자책점 4.76. 이런 성적이라면 kt를 응원하는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전문가들까지 외국인선수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로치에게는 ‘교체’라는 말보다 ‘안타까운 선수’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왜 이런 평가들이 나올까.
로치의 성적을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자. 로치는 올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53이닝을 소화했다. 5월 말 팔꿈치 통증으로 한 번 로테이션을 거른 것을 제외하면 kt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여기에 평균이닝도 5.88이닝으로 등판 시마다 6이닝 가까이 책임졌다. 선발투수의 임무 중 하나인 이닝 소화에서 충분히 역할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로치가 처한 열악한(?) 조건도 감안해야 한다. 소속팀 kt가 최하위 팀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도 로치가 kt타선으로부터 받은 9이닝당 득점 지원은 규정이닝을 채운 19명의 선발투수 중 최하위인 2.94다. 타선의 도음으로 승리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로치는 수비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19명의 선발투수 중 실점과 자책점의 차이가 가장 큰 선수가 바로 로치다. 올 시즌 100실점을 기록 중인데 정작 자책점은 81점밖에 되지 않는다. 무려 19점의 차이가 있는 것. 팀 동료 피어밴드가 13점, 고영표가 4점의 차이를 기록중인 점을 감안하면 로치의 선발 경기 때 유독 kt 수비진의 실수가 잦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통계적 수치들은 로치를 단순히 ‘다패왕’으로만 부를 수 없게 만든다. 흔히들 말하는 불운의 아이콘이 로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로치와 kt의 동행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일단 가능성은 반반이다. 통계적 수치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몸값(2017시즌 85만달러)이 높은 편인 데다 올 시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꼴찌인 팀 성적도 로치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kt로서는 꼴찌 탈출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선수 교체를 가장 먼저 시도한다.
잔여 경기가 많지 않은 로치로서는 남은 등판에서 ‘불운의 아이콘’이 아님을 증명하는 인상적인 호투를 선보여야 할 것이다.
-로치 시즌 주요 성적
시즌 - 3승 14패 ERA 4.76
전반기 2승 8패 ERA 5.72 / 후반기 1승 6패 ERA 3.41
9이닝당 득점 지원 2.94점 (최하위)
실점 – 자책점 차이 19점 (실점-자책점 차이 규정 이닝 투수 중 최다)
사진제공 | 스포츠조선
윤태식 인턴기자 bc211m@happyris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