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새로운 에이스’ 니퍼트가 극복해야 할 과제
18.01.09 13:57
지난 7년간 몸 담았던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더스틴 니퍼트(37)가 kt와 총액 100만 달러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은퇴 위기에서 벗어났다.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손꼽히는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통산 7시즌 동안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 각 부문 별 외국인투수 통산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6승만 추가하면 KBO리그 사상 최초로 외국인선수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른다.
물론 100승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후반 구위가 떨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9월 이후에는 5경기 25.1이닝 동안 무려 7.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진해 실망감을 안겼다. 게다가 새로운 팀 kt는 전력이 두산에 미치지 못한다. 승수 쌓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두산이 아닌 kt에서 니퍼트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일단 근무환경(?)이 달라졌다. 잠실구장에서 수원구장으로 옮긴 만큼 그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지난해 니퍼트는 홈경기와 원정경기 간의 차이가 있었다.
# 홈 경기 : 17경기 110.1이닝 7승 5패, 피안타율 0.228, WHIP 1.20, ERA 2.61
# 원정경기 : 13경기 69.1이닝 7승 3패, 피안타율 0.298, WHIP 1.73, ERA 6.36
홈경기와 원정경기간에 승수 차이는 없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큰 차이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투수친화구장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 니퍼트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치에서도 드러나듯이 피안타율, 이닝당 주자허용률, 평균자책점이 니퍼트의 성적이라 믿기 힘들다. 올 시즌 타자들에게 유리한 수원구장을 주로 써야하는 만큼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니퍼트의 최근 3년간 땅볼/뜬공 비율과 피홈런
-2015 : 1.16 / 4피홈런
-2016 : 1.10 / 15피홈런
-2017 : 0.94 / 20피홈런
니퍼트는 강력한 구위로 승부하는 선수지만, 최근 3년간 니퍼트의 땅볼/뜬공 비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땅볼보다 뜬공의 비율이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데뷔 후 최다인 20피홈런을 허용했다.
야구 통계 전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잠실구장과 수원구장의 2017시즌 홈런파크팩터는 각각 0.766(잠실) 1.021(수원)으로 나타났다. 1을 기준으로 1보다 크면 타자에게 유리하고, 1보다 작으면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라 볼 수 있는데, 수원구장의 홈런파크팩터는 KBO구장 10개 중 4위다.(잠실 10위)
▶ 2017시즌 홈런 파크팩터 순위 (타자 유리 순)
청주 : 1.319
대구 : 1.197
마산 : 1.046
수원 : 1.021
대전 : 1.010
광주 : 0.981
울산 : 0.963
고척 : 0.813
잠실 : 0.766
포항 : 0.584
수원구장의 펜스는 (좌우98M, 좌중우중 115M, 중앙120M)로 평균보다 약간 작은 편인데다 피홈런 수치는 갈수록 늘고 있어, 땅볼유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투수친화적인 구장인 잠실을 홈으로 써오던 그가 극복해야하는 과제다.
경기운영능력이야 더할 나위 없지만, 누군가는 그의 구위하락 원인을 나이에서 찾기도 한다. 올해 한국나이로 38세에 접어든 만큼, 나이에서 오는 불안섞인 시선도 견뎌야 한다. 세월의 무게란 이런 것일까.
사진제공│스포츠조선
박시인 인턴기자 sin2flying@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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