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2년 연속 우승 도전, ‘마무리 김세현’에게 달렸다
18.02.02 12:15
9년만의 우승을 일궈내며 행복하게 지난 시즌을 마무리한 KIA타이거즈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강한 전력을 유지하며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2017시즌 맹활약한 외국인 3인방 헥터, 팻딘, 버나디나를 모두 잡은 것을 시작으로 팀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을 역대 최고 대우로 잡는데 성공했다. 이어 팀의 주장 김주찬과의 계약도 적정선상에서 잘 마무리했으며, ‘해태의 적자’ 베테랑 정성훈을 품에 안으며 우타 대타에 대한 고민도 확실하게 해결했다.
지난 시즌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보존하는데 성공한 KIA지만 아직 김기태 감독을 괴롭히는 고민거리가 하나 남아있다. 바로 불펜이다. KIA는 지난 시즌 강력한 선발진에 비해 불안한 불펜진으로 인해 골머리를 썩었다.
지난 시즌 KIA가 불펜으로 인해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는지는 기록을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헥터와 양현종을 필두로 신예 임기영, 팻딘으로 구성됐던 선발진은 WAR 15.38을 합작하며 리그 1위에 올랐다. 반면 불펜진은 리그 9위 수준인 4.25를 합작하는데 그쳤다. 그나마도 WAR 2.06을 기록하며 팀 내 구원진 1위를 기록한 김윤동과 WAR 1.53을 기록한 임창용을 제외하면 남은 불펜진이 합작한 WAR은 고작 0.66에 불과했다.
문제는 지난 시즌 불안했던 불펜진을 꿋꿋하게 지탱해줬던 선수들 가운데 팀을 떠난 경우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중간과 롱맨 역할을 오가며 신인답지 않은, 패기 있는 피칭을 선보이며 김기태 감독의 이쁨을 받았던 박진태는 상무 입대로 인해 자리를 비웠고, 좌완 스윙맨으로 팀 내 구원 WAR 3위에 오른 고효준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의 이적이 결정됐다.
불펜진의 출혈이 생각보다 컸음에도 KIA가 올 시즌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세이브왕 출신 김세현의 존재 덕분이다. 2016시즌 36세이브를 따내며 세이브왕에 올랐던 김세현은 지난 시즌 도중 호랑이 유니폼을 입었다. 전반기동안 1승 1패 8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세현은 KIA에 합류한 이후 8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을 마크, KIA 불펜에 힘을 보태며 팀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 됐다.
그런 김세현이 올 시즌 마무리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준다면 불펜 구상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렇다 할 고정보직없이 불펜을 운용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불펜투수들에 대한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팀 내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김윤동과 경험이 풍부한 임창용을 7회 내지 8회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KIA 불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KIA 마운드를 지탱해왔던 윤석민의 합류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희소식이다. FA계약이후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재활에 힘써왔던 윤석민은 2018시즌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부상 전력 탓에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윤석민이 중간계투로 합류해 제 몫만 해줄 수 있다면 지난 시즌에 비해 한결 안정감 있는 불펜진 구성이 가능해진다.
이 모든 전제의 출발점은 김세현의 마무리 정착이다. 만약 김세현이 마무리로 자리잡지 못한다면 보직 파괴의 악몽이 되살아나며 지난 시즌과 같이 힘겨운 순위싸움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KIA가 2년 연속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마무리 김세현의 부활이 절실하다.
사진 – KIA 김세현 / 스포츠조선 제공
미디어라이징 윤태식 인턴기자 bc211m@happyris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