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③] 김동성 “천재형 선수? 나는 노력파였다”
18.02.26 06:17
②에 이어
선수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영광의 순간을 누린 김동성이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역시 그중 하나일 걸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김동성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김동성은 “많은 사람이 올림픽 금메달 땄을 때가 아니냐고 하는데, 기쁜 순간은 그때 잠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두 가지가 있는데, 내가 98년 올림픽 나가기 직전에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갔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 시합장에 아버지가 오셨는데, 내가 첫째날 2관왕을 하는 걸 보고 스탠드에서 내려오다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그날이 운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건 2000년에 영국에서 리좌쥔과 시합중에 부딪혀서 양쪽팔이 신경이 잘려나갈정도의 큰 부상을 당한 순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일(아버지와 사별)이 있어서 내가 98년도에 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양팔이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2002년에 그만한 기량을 끌어낼 수 있었다. 2002년에 오노와 사건이 있었는데도 세계선수권에서 전관왕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항상 기뻤으면 더 발전이 없었을거다. 그런 과도기가 있고 아픔이 있었기때문에 목표가 생겼고 목표르 이루기위해 열심히 훈련을 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땄지만 그 순간만 기뻤고, 돌이켜보면 아픔이 만들었다고 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김동성은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최고중에 최고가 됐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동성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가 또 등장할 수 있을까. 김동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김동성은 “충분히 그런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자기가 마음먹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운동이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면 압도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모든 운동은 타고난 거보다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로 세계에서 뛰는 선수는 테크닉만 가지곤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체력싸움이다. 그런데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통이 따른다. 그 고통을 즐길 수 있어야만이 월등히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게 된다. 힘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테크닉을 사용할 수 있다. 힘이 없으면 상대에게 먹히지 않는다. 노력하고 또 고통을 즐길 수 있는 선수가 나온다면, 쇼트트랙을 좋아하는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경기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동성 본인은 자신을 재능형이라고 생각할까, 노력형이라고 생각할까.
잠시 웃음을 터트린 김동성은 “나도 어렸을 때는 체격이 왜소했다. 처음엔 스피드스케이팅을 탔는데, 쇼트트랙 링크가 생기면서 나에게 더 맞는 쇼트트랙으로 넘어온 거다. 어떻게 보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밀려나서 쇼트트랙으로 오게된 거다. 재능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다보니까 남들이 생각하지 않았던 거를 시도했고, 그런게 몸에 배면서 시합에서 나오기도 하고 그랬다. 재능은 아니었던 거 같다. 즐겁게 하다보니까 그랬다”라고 덧붙였다.
④에서 계속
※김동성 코치의 전체 인터뷰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라이징 | 박시인 기자 sin2flying@happyrising.com
촬영 | 김동영 기자 fireballer@happyris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