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었던 ‘트랜스포머’ 김대우의 첫 공식전 등판
18.02.28 18:03
적지 않은 나이에 타자에서 투수로의 재전향을 선택한 김대우가 2018시즌 첫 공식전에서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아카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오키나와리그 연습경기를 치렀다. 오키나와 일대 발생한 강풍으로 인해 6회까지만 진행한 이날 경기에선 2회에만 대거 6득점을 올린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롯데가 7-2로 승리를 거두고 연승행진을 내달렸다.
전반적인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으니 지난해 타자에서 투수로 재전향을 선택해 겨우내 투수로 몸을 만들어왔던 김대우였다.
김대우는 이날 연습경기에 노경은에 이어 팀 세 번째 투수로 4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로 나선 손주인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김대우는 이원석과의 승부에서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김대우는 2사 상황에서 등장한 러프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18개였다.
김대우에게 이날 호투는 시사하는 점이 컸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할 때만해도 투수였던 김대우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결국 2012시즌 타자로의 전향을 선택해 낯설었던 배트를 손에 잡았다.
하지만 1군 실전만 가면 유독 김대우는 작아졌다. 롯데를 거쳐간 감독들이 김대우에게 꾸준한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그렇게 김대우가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어졌다.
그러자 김대우는 선수 생명을 걸고 포기 했었던 투수로의 재전향을 결정했다. 다시 낀 투수 글러브가 낯설법도 했지만 아팠던 어깨가 아프지 않으면서 투수로 전향한지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아 최고구속 155km에 달하는 빠른 패스트볼을 포수 미트에 꽂아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은 김대우는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날 첫 공식전에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1군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대우는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1군 불펜에 쟁쟁한 투수들이 많아 합류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있다"고 짧고 힘차게 대답을 내놨다. 오늘 경기를 발판삼아 김대우가 트랜스포머의 성공사례를 새로이 쓰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투수로 재전향한 롯데 김대우 / 스포츠서울 제공
미디어라이징 | 윤태식 기자 bc211m@happyris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