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탯칼럼] 한화, 드디어 리빌딩의 날개를 펼치다!
18.05.12 13:13
‘5886899678’
이 숫자는 많은 팬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화 이글스의 순위를 뜻한다. 이 비밀번호를 끊어 내기위해서 수백억의 돈, 유망주를 베테랑 선수로 바꾸고, ‘살려조’라고 불렸던 투수들의 어깨까지 갈았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리빌딩을 천명한 이번 시즌, 현재 시즌의 1/4이 진행되었음에도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한화는 현재 리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8시즌 한화의 상승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표면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구원 투수들의 활약이다. 기존의 필승조인 권혁, 송창식, 박정진 등이 이탈했지만, 구원 투수의 WAR와 평균 자책점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8시즌 한화 주요 구원 투수 성적
선발에서 구원으로 전환 후 구속이 5km이상 상승한 안영명,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에서 새롭게 등장한 서균과 박상원, 웬만하면 세이브 상황에만 나오는 정우람까지 필승조를 이루고 있다. 사실상 빈틈이 없다.
또한,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한 로사리오를 대체하기 위해 영입한 제러드 호잉의 ‘테임즈급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호잉의 WAR(수비 RAA 포함)는 11일 기준 2.65로 1위, WPA(승리 확률 기여도)는 무려 2.14로 역시 1위이다. 호잉이 없었다면 현재 한화의 순위는 단언컨대 힘들었을 것이다.
호잉이 ‘테임즈급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된 요인으로 패스트볼 계열(투심, 커터 포함)의 대응력을 손꼽을 수 있다. 호잉은 메이저리그에선 패스트볼을 상대로 OPS 0.607을 기록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패스트볼 계열을 상대했을 때 OPS 1.362라는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8시즌 호잉 구종별 성적
하지만, 한화에게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선발 투수의 경우 어린 선수들의 성장들이 조금 더디다. 김재영의 경우 지난 시즌 후반기 대활약 이후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지만, 군 문제가 걸려있다.
김민우의 경우 재능은 충분하나 23세의 나이에 이미 토미존 서저리와 어깨 관절와순 부상을 모두 경험한 투수이기에 기용에 신중함이 필요로 한다.
또한, 현재 한화의 피타고리안 승률은 0.488로 실제 승률인 0.553보다 낮다는 것을 고려할 때, 현재의 성적에 행운과 규격 외의 클러치 능력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듯이 한화는 이제야 제대로 된 첫 리빌딩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이전과 달리 선수의 커리어를 대가로 눈앞의 1승을 탐하지 않고, 미래를 보는 운영을 하는 것만으로도 한화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 미디어라이징 | 정연훈 기자
-사진제공 : 스포츠조선, 한화이글스
-기록제공 :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