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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스탯] 김광현의 아시안게임 차출이 위험한 이유

18.06.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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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신기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SK 와이번스의 좌완 에이스인 김광현이 불과 5.0이닝 85구만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대 야구에서 선발 투수에게 100구 내외의 투구 수를 던지길 기대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SK가 김광현에게 이러한 관리를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다. 바로, 김광현이 팔꿈치 인대 접한 수술(토미존 서저리) 복귀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김광현의 수술 직후 복귀 시즌인 2018년에 김광현에게 110이닝 & 2000구만을 던지게 하는 철저한 관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수치는 최근 토미존 서저리 복귀 선수들의 사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닝 및 투구 수 제한을 엄격하게 걸게된 이유로 현재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고 있는 맷 하비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2015년 당시 토미존 서저리 후 복귀한 맷 하비는 2012년 토미존 서저리 복귀 이후 160이닝 제한의 관리를 받았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처럼 팀에서 이닝 제한을 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당시 하비의 소속팀이던 뉴욕 메츠가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던 탓에 지역 언론과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하비는 어쩔 수 없이 의견을 철회했고, 2015시즌에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총 216.0이닝을 던지는 어마어마한 혹사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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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맷 하비는 급격한 구속 하락과 부상, 약한 멘탈이 겹치면서 급작스럽게 몰락하며, 지난 5월 4일(현지시각) 뉴욕 메츠로부터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 방출 대기 조치)를 당하면서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토미존 서저리와 탈장 수술이 연달아 겹치면서 24개월이라는 긴 재활 기간을 소화했던 제임스 타이욘을 제외하면 토미존 서저리 복귀 시즌에 2000구 이상 던진 투수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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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SK가 내세운 2018시즌 2000구 제한은 권장 투구 수가 아닌 김광현이 지속적인 활약을 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 마지노 선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안게임에 김광현이 차출해야 한다는 여론 형성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보면 김광현의 대표팀 차출은 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혹여 WBC나 올림픽처럼 리그의 역량을 모두 총동원해야만 하는 대회라면 모르겠지만, 아시안게임은 장기 부상 이후 복귀한 선수에게 무리시켜서 출전시킬 수준의 대회는 아니다. 

만약, 대표팀에서 국가대표 에이스인 김광현의 지속적인 활약을 원한다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라이징 | 정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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