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야구는스탯] 기록으로 봐도 이해하기 힘든 AG 대표팀 구성

18.06.18 15:20

2016120101000009000176671_99_20161130095007.jpg


지난 1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참가할 24인의 야구 대표팀 최종 명단이 발표됐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대표팀 엔트리에 대한 잡음은 여전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탈락한 젊은 투수 3인방 ‘심창민-고영표-최원태’가 있다.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선수는 삼성의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이다. 그는 2015 프리미어 12, 2017 WBC에 대표팀에는 선발됐지만, 정작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4승 0패 4홀드 8세이브 평균 자책점 2.78을 기록하고 있어 탈락을 예상하기 힘들었다. 

선동열 감독은 심창민의 탈락 이유로 ‘박치국보다 낮은 WAR와 연투 시 성적’을 언급했다. 하지만 연투 시 기록은 이번 시즌의 경우 표본이 부족해 분별력이 없다. 게다가 투수의 WAR은 무엇을 기준(실점 혹은 FIP)으로 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며, 구원 투수는 단순히 WAR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최근 미국에서는 선수들이 얼마나 팀의 승리 확률을 올렸는지 나타내는 WPA(승리 확률 기여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셧다운(Shutdown : SD)과 멜트다운(Meltdown : MD)이라는 기록으로 구원 투수들을 활약을 평가한다.  

SD는 WPA +0.06 이상을 기록했을때 부여되며, MD는 WPA -0.06 이하를 기록했을 때 부여한다. WPA와 SD을 기준으로 보면 심창민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SD 1위, WPA 3위)   

Screenshot 2018-06-18 at 15.11.51.png


선발투수로 뛰고 있는 최원태와 고영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대표팀 관계자들은 “최원태는 검증이 되지 않아 뽑히지 않았고, 고영표는 실력대로 선발한 결과 탈락했다”고 밝혔다. 

2018061701001413100109301_20180617185413663.jpg


하지만, 최원태는 최근 2년 국내 선발 투수 중 2번째로 높은 WAR과 매 경기 6이닝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했기에 검증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현재 KBO리그에 선발 투수로서 최원태 이상의 경쟁력을 갖춘 선수는 몇 없다.

Screenshot 2018-06-18 at 15.12.07.png

최원태와 함께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고영표는 이번 시즌 3승 7패 평균 자책점 4.67으로 다소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영표의 가치는 기본적인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다. 좀 더 섬세한 수치가 필요사다. 이를 통해 고영표가 꽤 괜찮은 투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투수 본인의 능력으로 이뤄진 결과물(삼진,볼넷, 피홈런 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지표인 FIP를 놓고 보면, 최근 2년간 고영표의 성적은 리그 최상급 선발에 가깝다. 현재 KBO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투수들과 지난 시즌 MVP인 양현종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Screenshot 2018-06-18 at 15.15.39.png

또한, 고영표의 K/BB는 역대를 기준으로 보아도 상당히 높은 순위에 위치한다. 300이닝을 기준으로 했을 때 고영표보다 통산 K/BB가 높은 투수는 KBO리그 역사상 단 2명 밖에 없다. (오승환 5.21, 선동열 4.97, 고영표 4.85 순)

이번 아시안게임 투수 최종 명단으로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사실은 현재 대표팀의 구성원이 보는 지표는 이른바 ‘투승타타’같은 기본적인 숫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특출난 장점이나 희소성이 보이지 않는 투수라도 다승 순위에 들면 뽑고, 반대의 경우엔 뽑지 않았다. 

2018053001002749300214801_20180530205312135.jpg

이렇게 구시대적인 투수 구성이라면 아시안게임까지는 통할 수 있을지 몰라도, 더 강한 상대를 만나는 프리미어12 혹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기록으로 놓고 봐도 이번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사진제공 | 스포츠조선
기록제공 | 스탯티즈 

미디어라이징 | 정연훈 기자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