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덕아웃' 한화 한용덕 감독의 울분, 잠실야구장 시설 개선으로 이어질까
18.07.30 03:23
한용덕 감독이 잠실야구장 원정팀 덕아웃 환경에 대해 울분을 토로한 가운데 이번 문제제기가 시설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단단히 뿔이 났다. 원정팀이 불리한 잠실야구장 덕아웃 환경 탓이다.
사연은 이랬다. 28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당초 오후 6시에 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개시시간을 전후해 잠실야구장에서는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고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은 경기 진행을 위해 양팀 선수단에 경기 대기 지시를 내렸다.
이에 홈팀인 두산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된 오후 7시 10분까지 약 한 시간동안 1루측 덕아웃 뒤에 위치한 홈 락커룸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실내 연습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하지만 원정팀인 한화 선수단은 사정이 달랐다. 두산과 LG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잠실야구장의 3루측 덕아웃 뒤에는 LG 트윈스의 락커룸이 자리 잡고 있는 관계로 원정팀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제약이 많은 편이다. 이로 인해 한화 선수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수도, 간단한 훈련을 소화할 수도 없었다.
결국 한화 선수들은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동안 덥고 습한 덕아웃에 머물거나 덕아웃 뒷편에 마련된 좁디 좁은 휴게실에서 불편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고, 경기 개시시점이 임박해서야 덕아웃 앞 그라운드에서 캐치볼로 몸을 가볍게 풀고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이러한 잠실야구장 상황에 화가 잔뜩 난 한용덕 감독은 다음 날인 29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28일 경기는 시작하기도 전에 선수들이 지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며 강하게 울분을 토해냈다.
사실 잠실야구장의 원정팀 시설 관련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지금은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승환의 경우 삼성 라이온즈시절 잠실야구장에 원정경기를 오면 경기 등판 전까지 무덥고 좁은 덕아웃을 떠나 구장 앞에 대기 중인 구단 버스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것이 일화로 남아있을 정도다.
하지만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여지껏 원정팀 시설 문제는 방치되어왔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매년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원정팀 선수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혔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40명에 달하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들이 활용하기에는 너무나도 좁은 공간이 배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선수단 내부적인 불만으로만 치부되어왔던 잠실야구장의 열악한 환경이 한화 한용덕 감독의 울분 섞인 토로로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원정 팀이 사용하는 잠실야구장 3루측 덕아웃 문제가 공론화가 되어 현실적인 시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로야구의 얼굴로 37년간 자리를 지키며 프로야구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여전히 원정팀에게는 박한 대우를 일삼고 있는 잠실야구장. 이제는 두 팀이 사용하고 있는 탓에 공간이 없다는 핑계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잠실야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차원의 대체 부지 조성 등 대책 수립과 시행이 필요해보인다.
사진제공 |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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