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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추악한 세상에 서로를 의지한 '소년,소녀'를 만나다.

13.10.23 14:05


10월 21일 [소녀] 언론 시사회가 끝난후 곧바로 감독/배우와의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영화의 주제와 의문점 그리고 배우 김윤혜와 김시후의 아슬아슬했던 베드신 이야기등 영화속 숨겨졌던 수많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번 감담회를 통해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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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영화는 구제역, 두 번째 소녀 그리고 월식, 소문 이런 키워드들이 정리가 되는데 월식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탐을 낸 것 같다. 월식이 가져다 주는 어둠을 영화 속에 인간들이 갖고 있는 잔혹성이나 소문으로 보셨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월식도 괜찮고 소문도 괜찮고 구제역도 괜찮고 혹은 돼지도 괜찮은데 굳이 [소녀]로 제목을 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A.최진성 감독
영화를 잘 봐주신 것 같아서 정말 감사 드린다. 앞에 구제역, 월식 등에 대한 이야기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소녀]에 대한 제목만 말씀 드리자면,'소녀에 뭘 엄청나게 담았다' 여기까지는 아니지만, [소녀]라는 제목을 두고 소년이 소녀의 삶을 지켜주는 이야기라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게 어른의 이야기가 아니라 소녀 뒤에는 괄호 안에 소년이라는 말도 포괄되어 있어 '소년, 소녀'의 이야기인 게 굉장히 중요했던 것은 아까 말씀하신 영화에 드러나는 여러가지 모티브들과 함께, 과연 이 친구들이 영화에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어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는 누구나, 소년소녀를 비롯한 어른까지 폭력을 행사하는데 어른들의 커다란 폭력이 되물림 되고 또 그 폭력의 악순환, 소년과 소녀가 폭력을 또다시 행사하는 것처럼, 그 폭력의 악순환되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 결국 가장 강력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어른인데 과연 이 소년, 소녀가 어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영화는 잔혹 로맨스를 표방하지만 성장 영화이기도 하고, 결국에 이들은 성장하지 못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반성장 영화이기도 하다. 이 폭력의 구조 안에서는 소년과 소녀가 어른이 되기가 싶지 않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제목을 소녀, 즉 어른이 되기 전의 소녀라고 생각했다. 소녀 뒤에는 괄호 안에 생략된 소년도 있는 것이다.
 
Q.영화는 어떻게 보면 어둡고 느린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빠져들 수 있었던 게 참 좋았던 것 같다. 잔혹한 이야기인데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포장을 잘 했다. 영화의 모티브를 어떻게 잡았나? 어떤 식으로 포인트를 잡으셨는지 궁금하며, 캐스팅 작업을 할 때 고난도의 연기력이 필요한
캐릭터들인데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캐스팅을 했나?
 
A.최진성 감독
이 영화에 가장 중요한 모티브는 말에 대한 것이다. 지금도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데 본의 아니든 의도적이든 우리가 상대방한테 하는 말이 상처가 되기도 하고 칭찬이 되기도 한다.'윤수'가 과거에 말로 친구를 죽인 것처럼, '해원'이와 '해원'이 아빠를 각각 마녀로, 광인으로 만드는 이 소문들과 같이 말의 되물림, 말의 악순환이 이 영화에 가장 중요한 모티브였다. 우리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엄청난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모티브다. 또 다른 모티브는 이질적인 양가성을 이용하여 많이 표현하려 했다.
 
이를 테면 소년과 소녀가 과연 어른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대비나 혹은 차디찬 겨울이란 배경 위에 소년과 소녀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 하얀 눈 배경 위에 잔혹하게 그려진 피의 이미지나 환한 달빛이 어둠으로 사라지는 개기월식의 순간들이 이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소년과 소녀에서 어른으로 가는 과도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선에서 악으로, 악에서 선으로 넘어가는 그런 이중적이고 양가적인 경계에 선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고 이러한 이미지들을 표현하도록 했다. 개인적으로 김시후 군과 김윤혜 양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생각했다.
 
시후 같은 경우에는 [친절한 금자씨] 때부터 좋아해, [구타유발자들] 이후 지금까지 어릴 때부터 눈 여겨 본 배우였습니다. 윤혜 같은 경우에는 모델 활동을 굉장히 오래했지만 작년에 [점쟁이들]이라는 영화로 좋은 배우로 가는 길의 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했고 그 영화에서의 윤혜 마스크가 그래서 이 영화를 캐스팅할 때 소년에서 어른이 되기 직전의 모습과 표정들 또 선한 모습에서 악으로 넘어가는 어떤 모호하고 이중적인 표정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김시후와 김윤혜의 마스크에 있는 어떤 아우라가 그 두 가지 과도기의 경계에 선 이미지를 자유롭게 잘 표현할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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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윤혜 씨와 김시후 씨는 너무 연기들을 잘했다.. 연기하시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 했나?
 
A.김시후
'윤수'라는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 정말 끌렸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순수에서 광기까지 이르는데 있어서 어떤 감정 변화나 그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며 연구를 많이 했었다. 내 스스로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고 또 감독님과도 상의를 많이 했다. 그런 시간들이 굉장히 행복한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A.김윤혜
아직 부족한게 너무 많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굉장히 '해원'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잘 못할까봐 걱정과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가장 중요했던 점은 겉으로 보기에 '해원'이는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해원'만의 감정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가장 많이 생각을 했고, 감독님과 시후 오빠가 저를 굉장히 잘 이끌어주셨다.
 
 
Q. 김윤혜 씨는 순수하고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느낌도 있다. 소년에게 유혹이 될 수 있단 느낌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생각하신 건지 궁금하다. 그리고 김시후 씨는 아주 선하고 착한 그런 여린 이미지인데 파격적인 행동을 하는 캐릭터다. 이런 점을 감독님께서 의도하신 건지 궁금하다.
 
A.최진성 감독
기자님이 말씀하신 그런 것들을 소년, 소녀가 해주길 바랬다. 그런 뉘앙스를 잘 살릴 수 있는 두 가지 모습들을 두 친구의 얼굴이 잘 표현해내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윤혜가 맡은 '해원'이 같은 경우에는 영화 속에서도 다 드러나지 않은 모습들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한다. 윤혜 씨와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아빠의 팔을 과연 '해원'이가 잘랐을까 자르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를 재미 삼아했다. 어떨 때는 그럴 거라고도 생각하고 어떨 때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두 가지 감정 즉 '해원'만이 갖고 있는 어떤 선한 모습과 마녀 같은 역설적이고 정반대인 이미지들이 넘나들고 있다고 느껴졌고, 이런 점들이 '해원' 캐릭터에서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윤수'도 마찬가지로 선한 소년이 가장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극단을 넘나드는데 캐릭터를 생각할 때 그런 점들을 표현해주려고 했다.
 
Q.두 배우 분께 질문 드린다. 감독님께서 얘기하신 모티브는 약간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소문이라는 게 특히 연예계에서는 그런 일들이 많다. 그래서 감정이입을 하시는데 좀 도움이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촬영하면서 어떤 점을 느낀 게 있으신지 궁금하며, 영화나 드라마 다음 작품을 하실 때 이 영화를 통해서 이만큼 내가 성장한 게 있구나라고 생각할 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것이다. 어떤 점들이 있었나?
 
A.김시후
그런 경험을 직접 해본 적은 없다. 주변에서, 실생활에 있어서는 인터넷이나 SNS의 글들로 인해 사람들이 상처받는 것을 많이 봤고 그래서 그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했다. 그리고 일단 시나리오 볼 때는 구제역, 개기월식, 돼지 등과 연관성을 지어서도 영화 속 흐름이 의미를 담고 있는게 좋아서 이것저것 생각을 하며 더 이해를 했다.
 
A.김윤혜
저는 '해원'이 정도는 아니지만 소문이 항상 따라다닌 다는 그런 생각은 했다. 그런 상황들이 굉장히 공감 가기도 했고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구나. 정말 무서운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느꼈다. 제가 이 영화를 통해서 배운 것이 많은데 특히 정말 많은 감정들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아직 현장을 많이 가보지 못해서 아직 그런 경험들이 부족해서 걱정도 많이 했지만 어떻게 적응을 하고 또 '해원'이를 통해서 어떤 여러 가지 감정들을 배우며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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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김윤혜씨는 [점쟁이들]에 이어 신비로운 역할을 연이어 맡았는데 실제로도 신비로운가? 김시후 씨는 소년 역을 통해 순수에서 광기까지 잘 표현해냈는데, 강렬한 연기를 하며 힘들지는 않았나?
 
A.김윤혜
실제로 신비롭지 않다. 화보에서 신비롭고 인형 같은 그런 강한 비주얼을 많이 선보여서 실제로도 그럴 거라는 선입견이 많은데…절대 아니다! 실제로는 발랄하고 수줍음도 많은 평범한 20대다.(웃음)
 
A.김시후
감정 기복이 심한 역이라 쉽지가 않았다. 순수부터 광기까지 넘나드는 윤수의 감정기복에 집중해서 연기를 했다.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하고 상의를 하며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교복을 입은 베드씬이 굉장히 조심스러웠을 것 같은데 어땠나?
 
A.김윤혜
사실 처음에 저는 많이 떨렸다.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이런 게 처음이라서…그랬는데 감독님이 굉장히 많이 도와주시고 긴장을 풀도록 편하게 해주셔서 감사다. 베드씬을 통해 시후 오빠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A.김시후
교복을 입고 물의를 일으키는 건 아닌가 고민이 되기도 했다. 윤혜한테 굉장히 미안한데…남자가 이런걸 좀 리드해주고 그래야 하는데 제가 그래 주지 못했다. 저도 경험도 없고…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윤혜가 여러모로 경험도 없고 힘들 텐데 제가 제대로 리드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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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녀 타투로도 화제가 되었는데 이색 공약 같은 건 없나?
 
A.김윤혜
저는 겸손하게…100만이 넘으면 교복을 입고 관객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겠다!
 
A.김시후
저도 100만이 넘으면 교복을 입고 관객분과 일일 데이트를 하겠다.
 

Q.영화를 보다 보니 영상미와 스토리가 개인적으로 스웨덴 영화 [렛미인]과 비슷하게 느껴졌는데, [소녀]는 어떤 점이 다른가?
 
A.최진성 감독
[렛미인]과 우리 영화는 다른 영화입니다. 그런데 '윤수'와 '해원'은 우리나라에서는 레퍼런스가 없는 캐릭터여서, [렛미인] 속 캐릭터를 참조하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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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최진성감독
우리 영화는 사랑 영화라고 봐주시길 바란다. 소녀를 지키기 위한 소년의 사랑 이야기이자 그 과정에서 하드보일드한 잔혹 로맨스이다. [소녀] 잘 부탁드린다.
 
김윤혜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좋은 영화 [소녀]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김시후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에 또 이야기 전반적으로 사회적인 메시지들도 내포되어 있다. 이런 점들을 생각하며 보시면 더욱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는 좋은 작품일 것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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