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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집] TV로 방영된 추억의 성경영화들 돌아보기

13.12.24 15:30

 
성탄절 '크리스마스' TV 영화를 이야기 하는 데 있어서 언제나 언급되는 영화는 [나홀로집에]와 같은 유쾌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을 주는 영화일 것이다. 이처럼 크리스마스날 만큼은 급박한 현실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낙천적인 기분을 만끽하고 싶은게 우리들의 소원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크리스마스의 진짜 주인공인 '아기 예수'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나홀로집에]의 등장전만 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던 영화들은 예수의 생일을 기념해 TV에서 방영한 성경 영화들 이었다. 기독교적 종교관이 다소 불편한 사람들이 있더라도 신화와 같은 이야기는 흥미를 주는 동시에 예수가 상징하는 '사랑'과 '용서'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나홀로집에]와 [러브 액츄얼리] 같은 명랑한 영화를 보기에 앞서 진정한 크리스마스 정신을 이야기해 주는 성경영화를 다시 보거나 추억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가? 오늘은 우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 추억의 성경영화들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1.나사렛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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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프랑코 제피렐리
출연:앤 밴크로프트, 발렌티나 꼬르떼즈, 제임스 얼 존스, 제임스 파렌티노
 
크리스마스라 하면 절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예수에 관한 이야기는 TV 영화의 필수였다. 논란의 영화 [예수의 최후의 유혹]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나오기 전 성경 속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대로 담은 영화 [나사렛 예수]는 371분이라는 긴 시간 때문에 성탄절 TV 방영분의 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덕분에 예수의 탄생부터 부활 까지의 상세한 스토리들과 에피소드들이 전부 담겨져 있었다. 영화적 실험과 시도 보다는 성경속의 예수와 인물들을 영상화 하는데 공을 들여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방대한 인물들이 등장한 탓에 그들에 관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은 느낌이다. 물론 예수에 대한 신격화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지나친 신격화 묘사 보다는 인간적인 측면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예수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장면은 관살과 회상에 빠져있는 감성적인 인간으로 그려졌으며 대중에게 설교를 하는 부분에는 눈높이를 맞추려 한다. 예수의 이야기 하는데 앞서 지나치게 과장하지도 않고 잔잔한 분위기가 좋아 평안한 가족 영화로도 느껴진다.
 

2.벤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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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윌리엄 와일러
출연:찰턴 헤스턴,잭 호킨스,헤이어 해러릿,스티븐 보이드
 
루 윌리스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한 [벤허] 또한 크리스마스 TV에 빠질수 없는 영화다. 벤허라는 유대인의 파란만장한 복수와 구원을 스펙터클한 스케일로 구현한 이 작품의 배경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등장과 십자가 사건이 등장한다. 친구이자 원수가 된 메살라(스티븐 보이드)의 배신으로 노예가된 벤허(찰턴 헤스턴)가 나사렛 이라는 마을에서 예수를 만나 죽다가 살아나게 되고 그로인해 희망을 얻게 된다. 이후 로마 해군 제독의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로마 시민권을 얻게 되고 원수인 메살라를 만나 그 유명한 전차경주를 하게되고 멋지게 복수하게 된다. 그러나 복수후에 허망함만 남았을뿐 그토록 찾던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게 되었지만 이미 문둥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절망속에서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일어나고 이후 놀라운 기적이 벤허 앞에 일어나게 된다. 영화사에 길이남을 전차경주 장면과 예수를 중심으로 전해지는 사랑과 용서에 관한 이야기가 묘하게 중첩되면서 인상적인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영화속 예수는 자주 등장하지 않은 채 뒷모습만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최근 케이블 TV를 통해서도 일요일 아침마다 심심치 않게 방영되고 있다. 최근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에 의해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쿼바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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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머빈 르로이
출연:피터 유스티노프,데보라 커,로버트 테일러,레오 겐
 
[애수]의 머빈 르로이 감독의 또 다른 명작 [쿼바디스] 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고전 영화다. 스케일도 스케일 나름이지만 원작 소설을 토대로한 탄탄한 전개와 인물 설정이 재미와 긴장감을 더해주었다. 배경적 설정이 예수의 사후인 네로 황제 시절때 이야기라 [벤허] 다음으로 연결해서 본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예수가 나오지 않은대신 그의 제자 베드로가 등장해 극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네로 황제의 폭정과 그 유명한 로마 방화 사건,기독교인들의 핍박 사건과 혁명까지…로마 시대에 있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네로 황제의 시대를 배경으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인간들과 서로를 의지하며 어려움을 이겨낸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극적으로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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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 못지 않은 인상적인 명장면 들이 많은데, 기독교 인들에게 있어 교과서적인 장면이라고 하는 베드로와 예수의 만남을 그린 장면이다. 베드로가 네로의 핍박을 피해 로마를 떠나려는 사이 예수의 빛을 보게된다. 그속에서 예수를 만난 베드로는 무릎을 꿇은 채로 "쿼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라틴어로 질문한다. 그리고 로마로 돌아가는 예수를 보면서 그 자신도 다시 로마로 돌아가 핍박 당하는 기독교인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장렬하게 순교한다. 또다른 장면인 스케일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면으로 마지막 콜로세움 경기장 중앙에서 거인 우르수스(버디 베어)가 원형 중앙에 묶인 리지아(데보라 커)를 지키기 위해 황소와 맞닥뜨리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하기에 이른다.
 
[쿼바디스]는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 그리고 스케일의 적절한 조화 덕분에 한편의 인상적인 대서사시 인 것은 분명하다. 성경적 이면서 가장 대중적인 영화였다고 할까? 12월 25일 오후 2시에 EBS에서 방영한다.
 

4.십계(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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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세실 B. 드밀
출연:찰턴 헤스턴,율 브리너,앤 백스터,에드워드 G. 로빈슨
 
아마 가장 종교적인 대중 영화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찰턴 헤스턴이 출연한 또다른 명작 [십계]일 것이다. 성경에서 무섭게 묘사된 이집트 재앙과 '엑소더스'를 스펙터클한 영화로 만들기 위해 이집트 왕자로 살아간 모세(찰턴 헤스턴)와 파라오(율 브리너)를 극명하게 대립하는 사이로 만들고 그 사이에 한 여인을 등장시키는 삼각관계 까지 만든다. [십계]는 찰턴 헤스턴의 또다른 주연작 [벤허]의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다. 친구 또는 형제와 같은 가까운 사이에게 배신당하고 핍박 당하는 한 개인이 멋지게 복수하게 되는 과정마저 비슷하다. 이러한 설정이 관객들로 하여금 묘한 카타르시스를 불러오게 되었고 이것이 그가 출연한 영화들이 성공할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그 역할에 충실했던 찰턴 헤스턴의 모세 연기는 강렬했으며 신을 등에 엎고 등장한 모세에 맞서 끝까지 굴복하지 않으려 카리스마를 유지한 파라오 람세스를 연기한 율 브리너 또한 너무나도 강렬했다.
 
[벤허]와 함께 영화사에 길이남는 명장면인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은 지금봐도 백미에 가깝다. 물론 지금 보면 비약한 특수효과가 눈에 띄지만 여전히 멋있어 보였던 이유는 최대한 스펙터클한 화면을 잡기위해 여러 교과서적인 연출력과 촬영 기술을 도입한 감독의 노력 덕분이었다.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삶과 신화를 절묘하게 일치시켜 인간 영웅 '모세'를 만들어낸 [십계]는 모든면에서 완벽했으며 50년이 지난 지금도 영원히 기억되는 걸작중 하나이다.
 
P.S: 1998년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는 [십계]에서 대립하던 모세와 파라오를 정겨운 친형제 처럼 그려내었다. 현재, 리들리 스콧 감독 연출에 크리스찬 베일이 모세로 출연하는 [엑소더스]가 촬영중이다. [십계]와 '엑소더스'는 헐리웃의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소재다.
 

5.삼손과 데릴라(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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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세실 B. 드밀
출연:빅터 매추어,안젤라 랜스베리,헤디 라마,헨리 윌콕슨,조지 샌더스
 
성경에 등장한 최고의 인간 장사 삼손. 그리고 그를 꾀하려다 사랑에 빠진 여자 데릴라. 삼손은 신에 의해 힘을 얻게 되지만, 그 힘에 자만하고 만다. 자신의 힘의 비밀을 데릴라에게 알려주게 되면서 적들인 블레셋들의 노예가 되고 장님이 되면서 그는 반성하고 회개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데릴라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에게 울면서 채찍질을 가하고 삼손은 신이 자신에게 부여해준 마지막 힘을 내어 자신을 비웃는 블레셋 인들이 머물고 있는 사원을 붕괴시키며 그 자신도 그곳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성경에서는 선지자로 추앙받고 있는 삼손을 로맨티스트 이자 신화속의 영웅처럼 그려내 많은 이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작품이다. 성경속에서 삼손을 파멸로 이끄는 팜므파탈로 묘사한 드릴라를 애정어린 여성으로 그려내며 한편의 아름다운 고대의 멜로물로 완성했다.
 

6.천지창조(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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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존 휴스턴
출연:스티븐 보이드, 에바 가드너,리차드 해리스,존 휴스턴,피터 오툴
 
성경의 시작인 창세기(Genesis)의 이야기를 165분으로 축약한 작품. 성경속 신화에 해당되는 이야기들을 영상화 했다는 점이 큰 의미를 두고있다. 우리가 잘 아는 아담과 이브가 등장하는 천지창조에서 부터 아브라함의 등장까지의 성경 신화를 이야기 하고 있어 여러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배우들도 여러명 출연한다. 나레이션을 첨가한 방식이어서 기독교 세계관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보는 성경으로 이해하기 쉽다. 단순한 성경 이야기로 치부하기 쉬운 영화 이지만 인간과 신이 하나된 시절을 이야기하며 인간이 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를 되돌아 보고 있다. 신의 사랑을 받기 위해 창조 되었지만 혼돈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인간 사회의 불완전함을 이야기하며 신을 의지했을때 겸손하고 순수한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 하고있다.
 
 
(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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