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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흥행 기념, 디즈니 애니메이션 불변의 법칙

14.01.23 14:12

디즈니의 기대작 [겨울왕국]이 개봉 7일 만에 170만 명을 돌파,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작사인 디즈니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신데렐라], [피노키오]와 같은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부터, [라푼젤], [주먹왕 랄프], [라따뚜이]까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매년 새로운 컨텐츠를 제시하며 업계를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 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는 몇가지들이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불변의 원칙'을 통해 판타지와 현실을 교묘하게 넘나드는 애니메이션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1. 남자와 여자는 늘 첫눈에 반한다. 그렇다면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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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속 왕자는 파티에 참가한 신데렐라를 보고 첫눈에 반해 전 국민을 상대로 '유리구두 수배령'을 내렸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속 오로라 공주는 숲 속에서 달콤한 노래를 부르다가,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이웃 나라 필립 왕자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첫눈에 반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16세에서 86세까지 남성과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첫눈에 반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남성은 전체 응답자의 50%, 여성은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그런가 하면 한 누리꾼은 존재의 확률과 만남의 확률, 서로에게 반할 확률을 계산, 남자와 여자가 같은 순간에 사랑에 빠질 확률을 제시해서 눈길을 끌었다. 누리꾼이 제시한 수치는0.0000000000000000000000000012%. 벼락을 맞을 확률이 0.0000001%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2. 사랑은 늘 위기의 순간 찾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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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서 첫눈에 반하는 순간은 늘 특별하다. 역사상 최고의 불효녀 인어공주는 태풍 때문에 물에 빠진 왕자를 구하다가 첫눈에 반해(이쯤 되면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고 범죄 드라마는 경찰서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우리나라 드라마들도 꽤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부모, 형제 다 버리고 지상으로 올라온다. 그런가 하면 태어나자마자 마녀 '고델'에게 납치되서 탑에 갇혀 살아야 했던 소녀 '라푼젤'은 탑에 몰래 침입한 도둑 플린을 협박하여 탑을 탈출, 모험하다가 사랑에 빠진다. 

장 드봉 감독의 94년 작 [스피드]에서 애니(산드라 블록 분)는 사랑을 고백하는 잭(키아누 리브스 분)에게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상황에서 시작된 관계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고. 하지만 일생일대의 위기 순간에서 사랑에 빠진 디즈니의 주인공들은 늘 진정한 사랑을 찾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이쯤 되면 디즈니 신화, 한 번 믿어봐도 되지 않을까?


3. 부모님 말씀 안들어도 결국은 해피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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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돼지 삼형제] 속 두 형 돼지는 무슨 일이든 꼼꼼하게 최선을 다하라는 엄마 돼지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늑대에게 산 채로 잡아먹힐 뻔했고, [메리다와 마법의 숲] 속 스코틀랜드 공주 '메리다'는 말타기와 활쏘기를 금지하는 엄마 '엘리노어 왕비'에게 반기를 들고 집을 나갔다가 국가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는 부모의 명령을 거부하고 궁궐을 탈출하여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심청이는 아픈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갔고, 콩쥐는 새어머니의 부당한 요구에도 순종하며 착한 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우리 전래동화에서는 어른에 대한 공경을 중요시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디즈니 영화 속 주인공들은 자기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가출도 서슴지 않아서 눈길을 끈다. 결과는 늘 해피앤딩. 메리다는 모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영웅으로 거듭나며 자스민 공주는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 


4. 나를 구해줄 것은 오직 키스, 키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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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자는 숲 속의 왕자: 열여섯 살에 마녀의 저주로 인해 긴 잠에 빠진 오로라 공주, 그녀를 구한 사람은 이웃 나라의 필립 왕자. 그렇다면 구원 방법은? 달콤한 키스!
2) 백설공주: 새어머니의 계략으로 인해 궁에서 쫓겨나 일곱 난쟁이에게 신세 지고 있던 백설 공주. 나름 조용히 살고 있었는데 왕비는 그마저도 탐탁지 않았던 모양인지 백설공주를 죽이려 독 사과를 들고 등장. 맛있게 먹고 결국 '어레스트' 온 백설공주. 구원의 방법은? 지나가던 이웃 나라 왕자의 키스
3) 미녀와 야수: 마법으로 인해 괴물로 변한 왕자. 거대한 성에 갇혀서 홀로 살아가던 포악한 야수에게 찾아온 아름다운 여자 '벨'. 흉측한 외모 뒤에 숨겨진 귀엽고 순수한 모습에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게 된 그녀, 제 발로 야수에게 돌아가지만, 그는 이미 죽어가는 중. 이때 야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사랑한다"는 고백과 함께 진심을 담은 키스

자, 그렇다면 현대 의학보다 더 좋은 만병통치약은 뭐다? '키스'.




5. 꿈은 이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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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전반에 깔린 주제 의식은 '꿈은 이루어진다' 이다. 이는 매 영화 인트로 영상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보랏빛 배경에 '월트디즈니' 로고와 함께 등장하는 음악은 'When You Wish Upon A Star', 직역하면 '별에 소원을 빌 때' 정도의 뜻이다. 진심으로 소원을 빌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가사의 이 노래는 [피노키오] 메인 OST로 쓰인 데 이어 디즈니 인트로 영상에 사용되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디즈니의 말처럼, 간절하게 별에 기도하면 꿈은 이루어질까? 상상은 각자에게 맡기는 걸로.


6. 조금은 바보 같아도 상관없다, 예쁘기만 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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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부터 2013년 골든글로브에 빛나는 [겨울왕국] 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여자 주인공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예쁘다'는 것. 백옥같이 하얀 피부와 앵두처럼 붉은 입술을 가진 백설공주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웃 나라 왕자를 반하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고, 신데렐라는 구두를 떨어뜨리고 가는 덜렁대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여운을 남기며 왕자를 사로잡았다. [공주와 개구리]의 평범한 소녀 '티아나' 역시 개구리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톡톡 튀는 매력과 예쁜 외모를 자랑한다. 

동화 속의 '그 남자'들은 착하고 매력 있고 아름답기까지 한 그녀에게 푹 빠져 해피앤딩을 맞았다. 그러면 현실 속의 남성들은 어떨까? 국내 한 결혼정보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25세부터 39세의 미혼 남성 중 73.4%가 평균 이상의 외모를 가진 여성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이상의 외모를 가진 남성을 원한다고 응답한 같은 연령대의 여성보다 40% 이상 높은 수치이다. 어쩌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최고의 판타지와 함께 지극히 냉정한 현실을 알려주고 있는 것 일지도.  




(사진=Dis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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