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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 어벤져스의 최대 위기를 그린 [하우스 오브 엠]

14.06.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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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그림: 올리비에 크와플
옮김: 최원서
 
*이 도서는 저번에 소개한 [어벤져스:디스어셈블드]의 연장선상 이야기로 기사의 내용에는 [어벤져스:디스어셈블드]의 결말이 언급됩니다. 도서를 순차적으로 보실 분들은 이 기사를 읽지마시기 바랍니다.

이야기는 [어벤져스:디스어셈블드]의 결말부와 연결되서 시작된다.
 
☞관련기사: 미리보는 [어벤져스2], [어벤져스:디스어셈블드]
 
스칼렛 위치의 광기가 만들어낸 대참사로 호크아이, 앤트맨, 비전이 목숨을 잃으면서 다수의 마블 히어로들은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이후 해체된 어벤져스는 '뉴 어벤져스'라는 이름으로 컴백하고 엑스맨도 팀을 재편성 하면서 세상은 다시 안정을 취하게 된다.
 
사건의 장본인 스칼렛 위치는 아버지 매그니토의 도움으로 지금은 폐허가 된 아프리카의 조그만 섬나라 제노샤에서 찰스 자비에르 교수로부터 정신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지구상 최고의 정신 통제자인 자비에르 마저도 스칼렛 위치의 혼란스러운 정신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그녀는 여전히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채 망상의 세계에 사로잡혀 있다. 만약 다시 한번 그녀가 폭주해 현실을 왜곡 시킨다면 세계는 다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자비에르는 결국 뉴 어벤져스 타워에서 어벤져스와 엑스맨을 비롯한 모든 마블 히어로들을 소집해 그녀의 처벌을 두고 격렬한 토론을 벌인다.
 
한편, 스칼렛의 오빠 '퀵 실버' 피에트로는 아버지 매그니토에게 어벤져스와 엑스맨들이 동생의 처벌을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전한다. 그러나 인류를 위협한 매그니토도 딸의 폭주가 세상을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며 그들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자 피에트로는 슬픔에 울부짖게 된다. 이윽고 그녀의 처벌을 결정짖기 위해 어벤져스와 엑스맨들이 제노샤에 오게된다. 이때, 한 줄기 흰색 섬광이 모두를 감싸자 마블 유니버스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고 마는데…
 
전작에서 세상을 위기에 빠뜨린 스칼렛 위치의 현실왜곡 마법이 다시 한번 발휘되기 시작된다. 1편 [어벤져스:디스어셈블드](디스어셈블드)가 어벤져스를 중심으로 진행했다면, 이번 사태는 엑스맨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다. 사건은 [디스어셈블드] 보다 더 커졌다. 제노샤의 흰 섬광이 등장하게 되면서 마블 히어로들은 다음날 평소와 다른 일상들을 맞이하며 살게 된다.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는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아내의 정체가 놀랍다)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는 쓸쓸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엑스맨 스콧과 엠마 프로스트 부부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내는 등 모든 슈퍼 히어로들이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이전에 살았던 세상과 너무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이 초능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뮤턴트 인간들도 당당히 길을 걷는다. 셀렙 뉴스들은 히어로들의 일상과 연애소식만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흰색 섬광이 만들어낸 세상은 초능력자와 뮤턴트가 세상의 주인이자 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가는 세상이다. 이전과 너무 다른 세상이지만 그들은 이러한 일상이 전에도 있었던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살아간다. 이곳이 바로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하우스 오브 엠'의 세상이다. 모두가 제노샤에 모였던 기억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설명 없이 이어진 급전개에 제삼자인 독자들은 잠시 당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기까지 누구 하나 설명해줄 주인공은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이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엑스맨의 주인공 울버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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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에서 인지 흰 섬광이 일으킨 환영에서 금세 깨어난 울버린은 이상하게 변해버린 세상에 의문을 느끼고 어벤져스와 엑스맨 동료들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울버린 특유의 거침없는 성격과 일당백 대결이 등장하면서 엑스맨과 울버린 팬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전개가 이어지며 특유의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울버린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마블 히어로들은 환영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 잘못된 세상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사건의 시발점이었던 제노샤로 다시 향하게 된다. 
 
제노샤로 향하는 여정에서 이들은 현실에서 스칼렛 위치의 처벌 때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짧은 논쟁을 벌인다. 이처럼 [하우스 오브 엠]에서 '논쟁'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략하게 그려진 장면이지만 [하우스 오브 엠]의 강렬한 주제이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야기한다. "이미 이렇게 된 상태에서 세상을 다시 돌리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는 [디스어셈블드]와 다르게 인류와 히어로 모두 다친 사람들이 없다. 그리고 히어로와 뮤턴트가 더는 자신의 본성을 숨기지 않고 세상 속에 당당히 살아가며 인정받고 있는 이 왜곡된 현실은 모두가 원하는 세상이었다. 모두가 꿈꾼 세상이 이루어졌다 한들 그것이 거짓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정의가 아닌 '악(惡)'인 셈이다.
 
이는 스칼렛 위치의 처벌을 놓고 벌이는 장면을 다시 한번 돌아보겐 한다. 이 장면은 영화 [열두명의 성난 사람들]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인민재판을 떠오르게 하며 이상과 현실의 충돌을 상징화해주고 있다. 정의를 위해 하나로 모였지만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고있는 히어로들의 모습은 정의에 대한 보수적, 진보적 가치관에 관한 충돌이자 그들의 이상향에 관한 이야기다. 다수를 위해 한 개인을 희생시켜야 하는 것이 정의인가? 다수가 정의라는 이유로 한 개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처벌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을 촉발한 '논쟁'은 이 책을 읽고 있을 독자들의 가치관마저 자극해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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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인 [디스어셈블드]가 연이은 적들의 침공과 사건의 주범 이라는 두 개의 핵심을 따라갔다면 이번 [하우스 오브 엠]의 핵심적인 이야기는 '누가 스칼렛 위치를 이용해 거대한 현실 왜곡을 했느냐'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과 복선은 모두가 짐작할 수 있는 '그'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려 하지만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을 내세운다. 이 때문에 [하우스 오브 엠]은 충격적이면서도 슬픈 감성을 지닌 작품이 된다. 모두를 위기에 빠뜨린 음모속에 가슴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마블 세계관 최대의 위기이자 드라마가 담긴 [하우스 오브 엠]은 긴박한 이야기와 의미심장한 그래픽 노블을 원했던 이들을 충분히 충족시켜주고 필이 만족감을 높여줄 명작임이 틀림없다. 절찬리 상영중인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관람한 이들에게 [하우스 오브 엠]은 꼭 영화화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절로 불러오게 할것이다. 물론, 현실은 마블과 20세기 폭스사라는 두 거물 제작사의 이해가 우선이란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이때만큼은 팬들의 염원이 현실왜곡 처럼 이루어 질 수 있기를 바라며…
 
P.S: [하우스 오브 엠]은 3부작 중 2부에 해당한다. 1부는 전자에서 언급했던 [어벤져스:디스어셈블드] 3부는 [시크릿 인베이젼] 이다.
 

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MAR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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