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리뷰: 그렇게 '부모'가 된다
14.08.25 10:48
[두근두근 내 인생, 2014]
감독: 이재용
출연: 강동원, 송혜교, 조성목, 백일섭
감독: 이재용
출연: 강동원, 송혜교, 조성목, 백일섭
줄거리
한 때 헛발 왕자로 불리던 태권도 유망주 ‘대수’와 아이돌을 꿈꾸던 당찬 성격의 ‘미라’. 하지만 17살에 아이를 가져 불과 서른 셋의 나이에 16살 아들 ‘아름’이의 부모가 되어 있다. 남들보다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인 아름이의 신체 나이는 여든 살. 어리고 철없는 부모지만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와 씩씩하고 밝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고,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이 전부였던 아름이에게 두근거리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한 때 헛발 왕자로 불리던 태권도 유망주 ‘대수’와 아이돌을 꿈꾸던 당찬 성격의 ‘미라’. 하지만 17살에 아이를 가져 불과 서른 셋의 나이에 16살 아들 ‘아름’이의 부모가 되어 있다. 남들보다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인 아름이의 신체 나이는 여든 살. 어리고 철없는 부모지만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와 씩씩하고 밝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고,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이 전부였던 아름이에게 두근거리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베스트셀러 원작에 대한민국 최고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두 남녀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두근두근 내 인생]에 관한 기대는 남다르다. 한편으로는 두 배우의 비주얼에 의존해 원작 소설의 따뜻한 감성이 묻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우려도 있다. 과연, 완성된 영화의 결과는 어땠을까?
강동원과 송혜교가 고교생 커플로 분하고 30대 초반 부부의 애환이 담긴 에피소드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가장 보고 싶어 했던 장면이었을 것이다. '비주얼 부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외형적으로 완벽한 형태를 지닌 두 연기자의 부부 연기를 통해 관객들이 가장 느끼고자 하는 바는 '애틋함'과 '설레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감상하기 전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은 강동원과 송혜교는 이 영화의 중심인물이 아니란 점을 알아야 한다. 영화는 원작처럼 조로증을 않고 있는 소년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두 부부의 이야기도 소년의 시점에서 그려진다.
그래서 [두근두근 내 인생]은 멜로 보다는 가족적이면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 성장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외형만 80세지만 생각은 16세인 소년의 시점을 통해 전개되는 어른들의 세계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는 사춘기 아이의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재해석 된다. 살아있는 삶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소년은 짧은 시간 안에 부모의 삶을 돌이켜보며 인생을 배우게 되고, 철없던 부모는 성숙해지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이 부분은 재미있는 농담과 유쾌한 설정 그리고 신파를 최대한 배제한 드라마를 통해 표현되며 극 중 모든 캐릭터가 '성숙'해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리려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시각과 어두운 현실을 담아 부각하는 것도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여기에 관객들이 기대했던 강동원, 송혜교 두 배우의 애틋한 과거와 에피소드는 빠지면 안 되는 주요 요소다. 두 배우는 전작에서 다소 진중했거나 도도했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강동원은 능청스러우면서 철없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며, 송혜교는 10대 사춘기 아들을 보호하고 키우는 모성애가 강한 씩씩한 엄마의 모습을 연기해 흥미로운 인상을 남겨준다. 각본상의 역할에 머무르며 안정된 연기를 추구한 두 배우와 조연 진의 연기 덕분에 영화는 어느 정도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얻었다. 시종일관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면 영화는 절반의 성공을 이룬 셈이다.
다만, 극적인 전개와 원작 못지않은 에피소드를 원했다면 실망하거나 지루한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보며 연상되는 작품을 말하라면 얼마 전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 이다. 따뜻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전개와 감성이 영화의 장점이었지만, 그 이상도 이하가 아닌 너무나 착한 영화의 정서가 [우아한 거짓말]의 유일한 단점이었다. 애석하게도 [두근두근 내 인생] 또한 그러한 절차를 밟았다. 한없이 착한 주인공들과 주변인들이 모여있지만, 전개는 평범하고 한정적인 에피소드와 인물은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가 소설의 전개 방식을 조금 벗어나 영화만이 가진 특별한 전개 방식을 따랐다면 어땠을까?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자 하는 제작진의 노력은 이해가 가지만 이러한 방식은 일부 관객들에게 지루하거나 심심한 이야기로 느껴질수도 있다. 배우와 영화의 분위기에 빠져 따뜻한 감성을 느길수 있는 관객들은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이야기를 감상포인트로 두는 관객들에게는 아쉬운 작품이 될 것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두 비주얼 스타의 외형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나름의 따뜻한 정서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그 결과물에 관객의 성향상 극명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영화가 남긴 정서만큼에는 모두가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것은 지금 부모거나 앞으로 부모가 될 우리만이 느낄수있는 정서가 강렬하게 남아있기 때문 아닐까?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