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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다섯 군대 전투] 리뷰: 끝과 시작이 함께 담긴 대단원

14.12.0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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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다섯 군대 전투, 2014]
감독:피터 잭슨
출연: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차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 루크 에반스
 
줄거리
난쟁이 족은 원래 자신들의 터전이던 에레보르에 있는 엄청난 보물을 되찾지만 이는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가 호수마을의 무기력한 주민들을 공격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산 아래의 왕 참나부 방패 소린은 탐욕에 서서히 눈이 멀어 우정과 명예를 저버린 채 왕의 보물 아르켄스톤을
찾는다. 소린이 이성을 되찾도록 설득하는데 실패한 빌보는 훨씬 험난한 일이 펼쳐질 줄 모른 채 절박하고 위험한 결정을 내린다. 오래된 적이 중간계로 돌아온 것. 암흑의 군주 사우론은 오크 군대를 보내 외로운 산에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 고조된 긴장감 속에 어둠이 깔리자 난쟁이, 엘프, 인간은 단합할 것인지 말살될 것인지 택해야 한다. 마침내 다섯 군대의 전투가 시작되고 빌보는 본인과 친구들의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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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2001)를 시작으로 13년간 이어진 기나긴 중간계 시리즈가 대단원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다음이 바로 [반지의 제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리즈가 끝난다는 사실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기대가 너무 큰 의미이거나 이 시리즈에 깊은 정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호빗:다섯 군대 전투](이하:호빗 3)의 마지막은 어떤 의미와 끝을 남겼을까?
 
[호빗]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 톨킨의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원래 계획은 2부에서 끝내야 했지만, 3부작의 대단원을 최종 계획으로 세운 탓에 마지막 시리즈는 피터 잭슨과 길예르모 델 토로의 각색이 더해졌다. 탄탄한 원작에 창작을 더하는 시도는 때로는 과감하지만, 동시에 무모해 보였다.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본바탕인 '탐욕'이 유발한 공포를 기반으로 한다. 
 
시작은 [호빗:스마우그의 폐허]의 마지막에 이어서 연결된다. 거대용 스마우그(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호수 마을에 분풀이를 하는 사이 인간 영웅 바드(루크 에반스)는 용을 죽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에레보르 산의 난쟁이들은 산속에 갇혀있게 된다. 그들의 지도자 소린(리차드 아미티지)이 그의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보물의 탐욕에 빠져 망설이고 있다. 그 사이 엘프왕 스란두일(리 페이스)을 비롯한 아조그가 이끄는 오크 군단과 또 다른 종족들이 에레보르 산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들을 시험들게 만든 절대 반지는 황금과 보물로 비유되고 이로인해 영화의 갈등, 긴장감 그리고 드라마가 완성된다. 창작이지만 톨킨이 완성한 기본적인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받은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대신에 배경은 에레보르 산으로 한정되었다. 그동안의 중간계 시리즈가 모험을 통한 긴박한 여정과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했던 것과 달리 [호빗 3]은 그러한 모험의 여정이 가져다주는 재미를 반감시킨 대신 장대한 전투신과 거친 액션으로 이를 대신하려 한다. 때문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가져다준 서사적 재미와 전개를 통한 긴장감을 즐기려 한 관객에게는 아쉬움이 클것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터 잭슨은 이 기나긴 전투신을 최대한 긴박하게 담으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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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보르 산의 보물을 놓고 인간과 엘프가 연합해 드워프들을 위협하려 하자 또 다른 군대가 속속 도착하는 과정을 이어나가며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이중 가장 무서운 위력을 자랑하는 군대는 오크 군단. 드워프, 인간, 엘프를 합쳐 놓은 것 보다 더 위협적인 그들은 트롤을 비롯한 거대 괴수들까지 동원하며 엄청난 위용을 보여준 동시에 공포감을 더한다. 여기에 베일에 싸였던 9명의 인간 왕과 사우론을 비롯해 갈라드리엘(케이트 블란쳇), 사루먼(크리스토퍼 리), 엘론드(휴고 위빙)의 전투가 등장하는 볼거리도 더해지며 거대 판타지 시리즈가 지니고 있는 비주얼의 모든 요소가 총동원된다.
 
대단원의 마지막인 만큼 위용적인 스케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려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을 불러오기도 했다. 볼거리에 대해 기대감을 충족시키려 한 나머지 후반부가 늘어지게 되는데, 이야기 보다는 액션 장면에 크게 치우치게 되면서 약간의 지루함을 불러온다. 여기에 너무 많은 볼거리와 액션을 보여주려 한 욕심 탓에 막판 전투신은 두 개의 다른 성향을 지닌 액션으로 나누어지고 만다. 하나는 전자서 언급한 스케일적 긴박감이 주는 액션, 또 하나는 '일대일 형식의 대결 액션'이다. 두 장면이 하나의 배경에서 진행되고 적절하게 편집이 되었다면 긴박하게 그려졌겠지만, 각기 따로 진행된 액션 장면 탓에 스케일이 가져다준 재미와 흥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전해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객들의 성향에 따른 호불호가 갈릴것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적 성향을 생각해 볼 때, [호빗 3]의 전체적인 마무리는 무난한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반지의 제왕]이 소박한 샤이어의 마을에 시작해 마무리되었듯이, [호빗] 또한 그러한 소박함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되새기며 다시 한 번 중간계 시리즈의 전체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완벽한 마무리 여부를 떠나 시리즈가 끝이라는 점이 아쉬움을 더 크게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에게 신세계를 향한 모험과 여정을 안내해 줄 영화는 또 등장할 수 있을까? 극장가를 향해 설레이는 발걸음을 움직이게 해주었던 '중간계 6부작'의 여정이 다시금 그리워진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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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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