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리뷰: 훈훈한 범죄 휴먼 드라마(★★★☆)

14.12.26 20:30

 
27.jpg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4]
감독:김성호
출연:김혜자, 이레, 최민수, 강혜정
 
 
줄거리
어느 순간 아빠와 함께 집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지소(이레)는 동생 지석이랑 엄마와 함께 미니 봉고차에 지낸 지 벌써 한 달.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 간다는 엄마 정현(강혜정)의 말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지소는 집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획한다. 개를 잃
어버려도 금방 다시 사지 않을 어중간한 부잣집, 들고 뛰기에 적당한 어중간한 크기, 훔칠 개를 물색하던 지소는 레스토랑 마르셀의 주인인 노부인(김혜자)의 개 ‘월리’를 목표로 정하는데…
 
 
28.jpg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지만, 일반 관객들은 영화의 제목, 이야기만 듣고 8,90년대 비디오 가게에 유행했던 악동 유머 물을 기대했을 것이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모험물 보다는 휴먼 드라마의 초점에서 봐야 하는 영화다. 영화의 주 사건인 '개 절도'는 일부에 불과하다. 작품의 초점은 아이의 시각에서 그려지는 우리들의 일상에 대한 낙천적인 성찰, 메시지, 따뜻한 유머가 가미된 훈훈한 드라마다.
 
활동적인 영화를 기대했다면 조금은 지루한 작품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다르게 감상하면 분명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부모의 사업실패로 집에서 쫓겨난 지소의 가족. 지소는 곧 다가올 자신의 생일날, 친구들을 초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집을 구할 계획을 갖게 된다. 어느날 우연히 부동산에 게시된 주택 가격을 확인한 지소는 개를 훔치고 돌려주면 집을 구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너무 순수한 착각이었고, 예상치 못한 사건을 발생시킨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소동은 영화의 홍보 전단지가 지향하는 '범죄'(?)와는 거리가 멀다. 너무나 현실적이며, 풍자/우화적인 시각에 그려지는 낙천적인 메시지가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를 상징한다.
 
이는 이 영화가 10대 초반, 이하의 아이들이 주인공인 아동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만들어낸 경제 제도(부동산)의 피해를 보았지만, 어려운 현실을 아이들 특유의 순수함으로 이겨낸다.
 
돈만 구하면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아이다운 생각에 지소가 친구 채랑(이지원), 동생 지석(홍은택) 과 강아지 윌리를 납치하는 과정이 그렇다. 예상외로 치밀하게 구성된 완전 범죄와 난제 끝에 납치가 성공하는 과정은 악동들이 등장하는 아동 코미디 영화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성장 영화의 특성도 함께한다. 철없어 보였던 엄마의 슬픔을 발견한 지소는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이야기, 노숙자 아저씨(최민수)를 통해 인생을 배우는 에피소드, 이야기의 주제인 이솝 우화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된다.
 
29.jpg
 
'성장'은 이 영화의 주제이자 이야기의 핵심이다.
 
이는 어른 캐릭터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시종일관 아이들을 안심시킨다고 거짓말을 일삼다 철없는 행동만 반복하는 엄마 정현, 어수룩하지만 갑부 노부인의 재산만 가로 칠 궁리만 하고있는 수영(이천희), 폼 잡으며 아이들에게 인생을 가르치는 떠돌이 노숙자(최민수)는 남모를 치부를 가지고 있으며, 노부인 또한 개인적인 슬픔을 숨기며 살아간다. 아이들이 시도한 '개 절도' 사건은 영화 속 모든 주인공이 방황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비전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모든 주인공이 화해하고 진정한 어른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훈훈함을 연출하며 뜻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아이와 어른 모두를 힘들게 한 냉정한 사회 현실은 순수함과 동심이 가득한 따뜻한 메시지로 재구성된다. 여기에 자극적이지 않은 무공해 유머도 한몫한다. 의외의 활약을 보여주는 윌리의 연기력(?),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반전, 어른 세계를 자신들의 시선대로 해석하는 아이들의 순수함,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하는 아역 배우들의 발랄한 연기는 보는 내내 미소 짓게 한다. 한 마디로 모든 인물이 정감있는 캐릭터며 이들로 인해 드라마가 완성된다.
 
이 때문에 모든 캐릭터를 동등하게 바라 보려는 시선이 발생하고, 이야기의 흐름은 무뎌지고 핵심 사건이 큰 갈등 없이 단순한 에피소드로 마무리되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이러한 단점을 생각지 못하게 하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훈훈함은 근래의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정서다.
 
극장을 비롯해 TV, VOD에서도 깊은 여운을 남길 가족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무비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movie/
 
(사진=리틀빅픽처스)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