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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와이프] 리뷰: '싱글' 엄정화의 유쾌한 주부 연기 ★★☆

15.08.06 14:01



[미쓰 와이프, 2015]
감독:강효진
출연:엄정화,송승헌,김상호,라미란,서신애

줄거리
뉴욕 본사 발령을 앞두고, 연우(엄정화)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 생사의 위기에 놓인 연우 앞에 나타난 수상한 남자 '이소장'(김상호), 그는 한 달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려 보내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제안을 수락한 그녀에게 찾아온 건 지나치게 자상한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의 전쟁 같은 일상! 연우는 청천벽력 같은 인생반전으로 패닉에 빠지고, 남편 '성환'(송승헌)과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변해버린 아내, 엄마로 인해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미쓰 와이프]는 2000년 개봉한 헐리웃 영화 [패밀리 맨]을 연상시켰다. [미쓰 와이프]속 엄정화의 역할은 [패밀리맨]의 니콜라스 케이지의 판박이로 천상의 도움으로 현실의 자신과 전혀 다른 가족적인 삶을 체험하게 된다. 약간은 아류로 보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미쓰 와이프]는 [패밀리맨]과 달리 한국적 배경에 맡게 잘 묘사한 가족 영화였다. 

영화의 제목이 여주인공의 주된 역할을 예고하는 작품인 만큼 [미쓰 와이프]는 엄정화의 '원맨쇼'가 극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작품이다. 작품의 드라마적 정서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이며, 여주인공의 아줌마 체험기를 단순하지만 의미 있게 그려내 영화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한순간에 싱글에서 아줌마가 되어버린 여주인공의 모습은 왈가닥 소녀의 모습을 보는 재미를 가져다준다. 여기에 아줌마들과 함께 어울리는 과정과 현실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자신의 경험을 발휘

해 가정과 지역사회의 고민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는 [미쓰 와이프]만이 지니고 있는 흥미 요소다. 

특히 민감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성폭력, 법정 합의, 부유층의 윤리의식 부재와 같은 현실 문제를 언급하며 이를통해 반성과 문제의식을 끌어내는 이야기는 과잉된 교훈 강조로 볼 수 있으나, 카타르시스와 사회 문제 제기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괜찮은 시도였다.     

싱글과 아줌마의 위치를 유연하게 오가는 엄정화의 '원맨' 연기는 일품이며, 라미란, 서신애의 연기도 좋았다. 송승헌은 조금 어설퍼 보였지만, 극의 분위기를 크게 해치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 주었다. 무엇보다 헐리웃 스러울수 있었던 '천상 세계'의 묘사를 한국적으로 잘 표현한 김상호의 구수 하면서도 인간적인 연기가 작품의 정서적 완성에 큰 역할이 되었다. 코미디 배우의 인상으로만 여겨진 그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 있었다. 

오락성, 사회적 문제의식 그리고 가족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잘 다룬 점에서 [미쓰 와이프]는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주도하는 극장가에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 유쾌한 영화임은 틀림없다. 아쉬운 점은 그 장점이 약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싱글의 커리어우먼에서 가족적인 아줌마로 변하게 되는 과정이 사고로 이어지기 까지의 과정은 너무 단순한 데다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다. 지나치게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영화의 정서는 다소 억지스러워, '가족애'를 너무 남발한 나머지 이야기의 감동마저 작위적이다라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약간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위해서 감정적인 장면을 최대한 줄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미쓰 와이프]는 '최루성 드라마'가 되는 길을 택하며 감정 과잉의 장면과 설정을 남발해 보는 이에 따라 극과 극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지만 가족적인 오락영화, 드라마와 엄정화가 출연하는 작품들의 성향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고 뜻깊게 감상할 수 있는 볼만한 영화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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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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