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 연인을 위해 '우리도 사랑일까'
12.09.21 14:43
자, 권태를 느끼는 오래 된 연인들 혹은 결혼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부부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진다. '오래 된 사랑으로 인해 설렘이 익숙함으로 변했을 때, 짜릿한 새로운 사랑이 다가온다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일 것이다.
사랑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근거림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사랑을 해봤던 이라면, 모두 공감 할 것이다. 좋아하지만, 서로가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설렘이 사라지는 이 참혹한 현실. 지금 그 현실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권태기 커플'에게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를 추천한다.
<우리도 사랑일까>의 감독 '사라 폴리'는 이번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인간은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필요로 하고 원한다. 오래도록 갈망했던 무언가를 손에 쥔 순간, 또 다른 매력적인 것이 우리에게 다가오곤 한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커플 관계에서 생기는 결핍과 그것을 채우려는 노력에 대한 영화다.”
공감 되는 말이다. 감독의 이런 마인드를 녹여낸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가 어떤 식으로 사랑에 지친 이들에게 새로움을 전달해 줄지 기대가 된다.
- <우리도 사랑일까>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사랑하지만 더 이상 두근거림 같은 신선함을 느낄 수 없는 결혼 5년차 프린랜서 작가 '마고'. 어느 날, 갑자기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의 설렘이 다가 온다.
'마고'에겐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가 있지만,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때문에 지루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대니얼'을 알게 되고, 그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자신의 앞집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된 '마고'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 결혼한 여성들이 느끼는 나른한 '권태감'
결혼 후 남성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집안일을 하는 여성들에게 있어서 '권태감'은 더욱 나른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행히 영화 속 주인공 '마고'는 고정적이지는 않지만 직업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권태로움을 느끼게 된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결혼한 여성이 느끼는 나른한 권태감과 인생의 정체 상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밀도있게 연출함과 동시에 아찔한 사랑에 빠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여성의 심리를 탁월하게 표현한 영화로 꼽히고 있다.
뜨거웠던 사랑 뒤에 찾아오는 씁쓸한 공허함으로 또다시 새롭고 짜릿한 사랑의 욕구를 채우려는 인간의 심리는 배우자의 상처는 뒤로하고, 자꾸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 하지만 그마저도 지겨워지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다.
그렇다.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존재다. 인생을 혹은 사랑을 끊임없이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채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부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탐색하고 새로움으로 인생을 채워나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인생의 답을 찾는 과정이고, 그 과정 속에서 인간은 더욱 성숙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 내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꼭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코드!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이런 배신의 코드를 오색찬란한 색감의 아름다운 영상으로 그려냈고, 가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잔잔한 음악으로 채워놨다. 마치 권태기에 놓인 커플들의 감성을 자극해 서로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 같다.
권태기는 누구나 겪는다. 하지만 모두가 이 권태기를 잘 넘길 수는 없다. 지금도 설렘을 갈망하고 있는 '권태기 커플'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권태기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결핍으로 인해 찾아 오는 병이다. 권태를 새로운 사랑으로 채우려 하지 말고, 서로에 대한 이해로 채워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