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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리뷰:정의 언론의 '위대한 승리'를 기념한 영화★★★★

16.02.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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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2016]
감독:토마스 맥카시
출연: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아담스, 리브 슈라이버

줄거리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려 할수록 더욱 굳건히 닫히는 진실의 장벽. 결코 좌절할 수 없었던 끈질긴 ‘스포트라이트’팀은 추적을 멈추지 않고, 마침내 성스러운 이름 속에 감춰졌던 사제들의 얼굴이 드러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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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을 보며 통쾌함보다 씁쓸한 느낌이 더 강했던 것은 권력을 향한 반격이 실제화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우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는 아마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언론인'이다. 그 누구보다 진실 앞에 근접해 있으며, 신문 기사가 전해주지 못한 정보까지 접하고 있지만, 기사로 세상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한 문제로 인해 누군가는 현실에 타협할 것이며, 다른 누군가는 그 현실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음지나 타 매체 플랫폼(온라인,모바일 뉴스)을 통해 신념을 지키려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그 점에서 볼 때 [스포트라이트]는 지금의 언론과 언론 분야의 진출을 지향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더욱 깊은 의미와 교훈을 가져다줄 작품으로 여겨질 거라 생각한다. 미국의 3대 일간지로 명성을 알리고 있는 보스턴 글로브의 기자들이 보스턴 지역 사회를 '장악'한 가톨릭 교회의 권력에 맞서 그들이 은폐하려 한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 실화로 언론의 신념과 정의가 이뤄낸 '위대한 승리'를 기념해 현대 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려 한다. 

[스포트라이트]는 기자들의 실제 일상과 그들의 업무 과정에 초점을 맞춰 진실을 위해 싸우는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마감 시간에 쫓겨 식사 시간도 거르고, 야구장에 와서도 일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야근과 주말 출근이 일상인 풍경은 한국의 언론사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의 인물들은 누구 하나 자기 일에 불만을 느끼거나 일상을 탓하는 모습 하나 보이지 않는다. 빠듯한 일상이 생활화되었지만, 정확하고 좋은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인간적인 모습이 결여된 일 중독자들을 조명하는 것 같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프로정신을 가진 그들의 모습을 부각해 '정의, 신념'을 위해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미를 담아낸다.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이라는 추악한 사건을 부각하고 있지만, 문제의 사건을 자극적으로 그려내거나, 감정적으로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문제의 진실을 발견하게 된 기자들의 시점에서 사건을 재조명해 그들이 바라보는 냉철한 시각과 관점을 제삼자인 관객에게도 요구한다. 피해자를 만나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인정(人情)과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사건의 핵심에 집중해 진실을 발견하는 그들의 냉철한 시각을 부각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를 통해 진행되는 전개 방식은 기자들이 사건의 핵심을 발견하고 서서히 꼬리를 물어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단 한 명의 기자가 아닌 하나의 팀이 조명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진실 추적극에서는 한명 또는 소수의 인물을 영웅화하는 방식을 강조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팀워크를 이뤄낸 결과물임을 강조하며 그들의 일면을 하나하나 비춘다.

각자가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과 기사 작성에 있어서는 함께 의논하고, 토론하고, 다투는 모습을 통해 하나의 기사 완성에 있어 유기체적인 움직임을 유지하는 언론인들의 모습이 부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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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팀워크에는 그들의 상사인 팀장, 부국장, 국장, 사장 등 보스턴 글로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포함되었다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문제의 기사를 제안한 이는 리브 슈라이버가 연기한 신임 국장으로 권력의 검은 유혹에 손잡을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지만, 그러한 유혹과 위협을 뿌리치며 언론인의 사명을 강조하며 자신의 상사와 부하 직원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담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가 자신들의 정의를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은 각자의 사명을 지닌 팀원, 상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관점은 달라도 정의를 추구하는 공통적인 가치관을 따르고 있었기에 목표를 이뤄낼 수 있었다. 결국, 정의의 승리는 개인의 것이 아닌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이뤄낸 성취이며 이는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공동체적인 기본 정신에 기인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한 개인의 튀는 연기를 보여주기보다는 모두가 조연이 되어 각자의 개성이 담긴 연기를 통해 '진정한 팀워크'를 이뤄낸 출연진의 연기도 [스포트라이트]의 본 메시지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진중한 자세를 취하며 부하 직원의 반항적인 의견도 아낌없이 받아들이는 팀장을 연기한 마이클 키튼은 극의 중심에 위치해 캐릭터들 간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조율하는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다. 마크 러팔로의 열정적 이면서도 다혈질적인 기자 연기는 영화의 생동감과 활력을 높여주며 흥미를 돋운다. 이밖에 레이첼 맥아담스, 리브 슈라이버, 브라이언 다아시 제임스 등 명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는 진중함과 인간미가 단긴 언론 영화의 표본을 완성하는데 기여한다.  

[스포트라이트]는 엔딩크레딧이 올라올 때까지 영화 속 소재인 실제 사건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에 대해 언급하며 특유의 냉철함을 마지막까지 유지한다. 진실은 밝혀졌지만, 이를 통해 진정한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몫은 결국 국민 또는 민주사회를 구성한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정의를 이뤄내는 과정에는 '스포트라이트'팀이 보여준 '팀워크'가 우리 사회의 가장 필요한 구성임을 전해주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2월 2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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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더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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