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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하기 급급했던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12.11.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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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흐름을 깨면서 까지 단순히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액션신을 남발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이 정도로 <내가 살인범이다>를 정의하고 싶다. 박시후와 정재영의 캐스팅과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서 개봉 전 까지만 해도 많은 언론과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실망스러운 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영화다.
 
 
소재와 마지막 반전은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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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범이다>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대충 이러하다. 15년의 공소시효가 끝난 후 이두석은 자신이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임을 자청하며 살인참회 자선전을 발간하게 된다. 사건 담당 형사이자 피해자의 남자 친구였던 최형구는 자신의 여자 친구를 살해한 범인이 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분노하게 되고, 어떻게든 살인범 이두석을 체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것은 되돌릴 수 없는 현실. 그리고 그들의 뜨거운 공방전 속에서 드러나는 반전 스토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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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범이다>의 소재는 특이하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마지막 반전도 볼만하다. 하지만 감독의 욕심이 과했을까? 불필요한 액션신들과 마치 코미디와 공상과학 영화를 연상시키는 '물리적 현상을 무시하는' 장면들, 불필요한 조연들의 대사, 흐름을 깨는 장면들이 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몰입도를 떨어지게 만든 요인
 
<내가 살인범이다>는 관객들의 하품을 유발하는 요인이 유독 많았던 작품이다. 영화는 분명 사회 고발적인 성격을 지닌 작품이지만, 현실성과 픽션의 경계를 무너뜨린 몇몇 장면들 때문에 관객은 <어벤져스>와 같은 판타지물을 보고 있는 것인지 연쇄 살인사건을 다루며 공소시효에 대한 법적 오류를 고발하는 현실성 짙은 영화를 보는 것인지 꽤나 혼돈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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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해야 할 부분에서 등장하는 물리적 현상을 무시한 괴상한 액션들, 조연들의 필요 없는 장면들 때문에 몰입도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확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박시후의 차량 위에서의 액션 장면은 마치 코미디 영화의 냄새를 강렬하게 풍긴다. 또한, 백발백중의 석궁을 쏘는 여인을 보고 있자니 <어벤져스>의 호크 아이를 연상시키며, 생방송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총격전 등. 헛웃음을 자아내는 장면들 때문에 웃어야 할지, 놀래야 할지, 울어야 할지 관객들의 감정을 감독의 의도대로 이끌지 못했던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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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스펙타클하면서도 화려한 스케일의 액션을 관객들에게 전해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너무 과한 액션신 때문에 스토리의 흐름은 꼬이기 시작했다. 마치 촬영 기법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느낌이 들 정도지만, 특수 촬영에서 오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은 인정 받을 만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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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후, 정재영의 연기는 볼만했다. 하지만 정재영의 경우 기존에 선보이던 이미지와 별반 다름없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이 약간 아쉽게 느껴 진다. 그만큼 거칠고 강한 남성을 연기함에 있어서 정재영 만큼의 배우는 없다는 뜻이겠지만 말이다. 정재영과는 반대로 항상 반듯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해 왔던 박시후. 그가 이번엔 연쇄 살인범이라는 캐릭터를 맡아 섬뜩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 뒤에 숨겨진 아픔까지 감춘 채 말이다. 이 두 명의 주연 배우들 덕분에 어느 정도 영화의 맛이 살았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마지막 반전과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지만, 너무 과한 보여 주기식 장면들 때문에 영화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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