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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리뷰] 따뜻한 겨울을 선물해 준 ‘7번방의 선물’

13.02.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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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딸 바보’ 용구와 ‘아빠 사랑’의 딸 예승이. 교도소라는 큰 장애물도 이 둘의 사랑을 떼어 놓을 수는 없었다. 단순히 코미디 영화로 알고 온 관객들은 손수건을 준비할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이다. 영화 제목을 보며, 7번방의 선물? 왜 7번방일까 생각했었다. 간혹 영화 <1번가의 기적>과 헷갈려 ‘7번가의 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은 교도소의 방 번호이다. 7번방에 ‘작고 귀여운 선물’이 도착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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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가 있는 용구는 딸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을 그런 아빠이다. 어느 날, 딸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한 일 때문에 오해가 생겨 살인범으로 몰리게 된다. 하필 죽은 아이가 경찰청장의 딸이었고, 경찰들은 더 이상의 조사 없이 용구를 범인으로 몰아간다. 바보 용구는 경찰들의 추궁에 아무 말도 못하고 범인으로 몰려 결국 교도소에 들어가고, 어린 예승이는 혼자 남아 고아원으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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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는 교도소 7번방에 배정받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사기, 간통, 도박 등의 다양한 죄목으로 7번방에 모인 사람들. 처음에는 ‘살인죄’라는, 죄질이 악한 용구를 욕하고 때리지만 함께 지내면서 용구의 순수함을 알게 된다. 7번방 패밀리들은 용구가 살인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연치 않게, 위기에 놓인 7번방 대장을 용구가 구하게 되고 그 계기로 7번방의 대장은 용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딸밖에 모르고 사는 ‘딸 바보’ 용구는 소원이 뭐냐고 묻자 혼자 남아 있는 딸 예승이를 보고 싶다고 말하고, 7번방 패밀리들은 한 마음이 되어 용구의 딸인 예승을 교도소에 반입하기 위해 치밀한 작전을 세우게 된다. ‘교도소’라는 페쇄적인 공간 안에서 예승이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마냥 행복한 용구, 그 모습을 보며 덩달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는 7번방의 사람들. 7번방 패밀리들이 용구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함께 도와주지만 용구는 결국 예승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권력의 협박 앞에 무릎 꿇게 된다. 용구 앞에 닥칠 커다란 불행이 용구와 예승이의 만남을 가로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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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라는 ‘평범하지 않은 장소’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출연 배우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감초 역할을 한다. 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외에도 코믹연기의 달인 오달수, 김정태, 박원상, 정만식 등이 출연하고, 박상면이 특별출연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좋다. 배우 류승룡이 순수한 바보 용구를 잘 표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용구 역할이 완벽했다. 아역배우인 갈소원도 똑똑한 딸 예승이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해냈다. 갈소원은 이 영화를 통해 ‘한국의 다코다 패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또한 이미 잘 알려진 연기파 배우들의 맛깔 나는 연기가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완성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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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토리 면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7번방의 선물>은 너무 비현실적이고, 결말은 극적으로 치닫는다. ‘교도소’라는 공간에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을 법한 일이 일어나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는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런 특수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이기 때문에 신선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교도소’라는 공간적인 공감은 없었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라는 공감은 있었고, 재미 또한 있었기 때문에 영화의 단점이 커버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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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영화는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하기도 한다. 극 중 경찰청장이 등장하고, 경찰청장은 용구를 협박하며 용구의 말은 들으려하지도 않는다. 경찰들은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급하게 사건을 마무리한다. 소시민인 용구는 반론 한 번 못해보고 교도소에 감금된다. 영화를 보며 사람들은 그 상황에서 화를 참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관객들을 안 울 수 없도록 만들었다. 영화를 만든 사람이 “이래도 안 울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영화에서 전반적으로 아빠 용구와 딸 예승이가 서로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고, 그로 인해 이어지는 슬픈 상황들은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슬펐다.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 모두 눈물을 훔쳤고, 몇몇 관객들은 여운이 가시지 않아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이나 자리를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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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방의 선물>은 가족이 함께 보아도 좋을 영화라고 생각된다. 15세 영화이지만 크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은 없었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좋은 영화인 것 같다. 또한, 이 영화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지적장애를 가진 용구를 주인공으로 세우며 그런 사람들도 부성애를 가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오히려 장애가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순수하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준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평점 : ★★★★ (별 넷 만점)
 
 
(사진=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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