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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피플] 헐리웃 진출 감독, '설국열차' 봉준호

13.02.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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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봉준호 감독이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를 가지고 돌아온다. 송강호, 고아성 등 국내배우는 물론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등의 할리우드 배우들까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설국열차>. 그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봉준호,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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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아카데미 11기 출신인 그는 단편 <지리멸렬>로 두각을 나타내며 영화계에 등장했다. 기대주로써 정우성 주연의 <모텔 선인장> 각본, 조감독을 맡으며 현장 경험을 쌓았고, <유령> 시나리오 작업으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플란다스의 개>로 정식 데뷔한 그는 신인답지 않은 탄탄하고 치밀한 연출력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기는 했으나 흥행에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홍콩영화제 국제영화 비평가상, 뮌헨영화제 신입감독상을 수상,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다수 영화팬을 확보했다. 그리고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며 그는 이름을 알린다. 이후 계속되는 흥행의 역사를 쓴 그의 영화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흥행성과 동시에 작품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살인의 추억>을 비롯한 그의 영화는 한국의 시대상을 영화 속에 끌어오며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일관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의 대표작.

<살인의 추억(2003)>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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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경기도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 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용의자가 검거되어 사건의 끝이 보일 듯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이후, 형사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형사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이에 형사들은 비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 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또 다른 여인의 끔찍한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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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의 인물과 배경은 80년대 상황을 간접적으로 묘사해 놓은 것이다. 당시 급하게 근대화를 추진한 모습은 논밭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위협적으로 서 있는 레미콘 공장으로, 시민들의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의 모습은 용의자들을 짓밟는 형사의 군홧발로 나타내는 등 정치적인 무의식을 건드리며 소시민의 패배를 그리고 있다.  
 

<괴물(2006)>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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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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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어린 시절 우연히 한강 다리에서 괴생물체를 목격하고 상상력을 더해 2년 6개월의 인고 끝에 탄생한 영화가 <괴물>이다. 인물의 고군분투기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가족을 주인공으로 두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마다않는 아버지는 현대 우리 아버지를 상징하며,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경찰에게 자신의 딸이 살아있다고 설명하는 강두의 모습에서 소통이 단절되어 있는 공권력의 형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등 역시 상징적인 묘사가 뛰어나다.
 

<마더(2009)> 김혜자, 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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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도준. 그런 도준이 전부인 엄마.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 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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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질서를 유지한다는 면목 아래 약자를 희생시키는 부조리함을 주제로 한 이 영화에서 주인공 도준과 그의 엄마는 희생당하는 약자의 모습을 대변해 준다. 동네 살인 사건을 대충 무마하려고 하는 위선적인 형사들, 약자들의 억울함을 보호하기는커녕 주점에서 주색을 즐기며 권위주의에 빠져있는 변호사의 모습 등은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by_안혜민(ahm0823@happyrising.com)
 
(사진=영화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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