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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을 실감하게 해주는 '벚꽃 영화들'

13.04.08 11:36

 
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당연히 겨울동안 지고있었던 꽃들이 피기 시작되었을때 우리는 비로소 봄이 왔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그중 우리들에게 봄의 꽃이라 인식되어지고 있는 꽃은 당연히 '벚꽃'이다. 이번주는 전국에서 벚꽃 축제가 열려 우리에게 봄의 향연을 즐기게 해준다. 오늘은 이러한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벚꽃'이 아름답게 등장하는 영화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다. 벚꽃이 국화로 되어있을 정도로 일상화가 된 일본영화가 많다는 것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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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야기,1998>
장르: 멜로 드라마/ 러닝타임:67분
감독: 이와이 슌지/ 마츠 다카코,타나베 세이이치
 
도쿄 근교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을 결심한 우즈키(마츠 다카코)는 훗카이도에 있는 가족과 작별인사를 마친 뒤 도쿄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무사시노라는 한적한 동네에 거처를 정한 후 그녀는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대학생활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고 작은 모험과 경험들을 하게 하고 동시에 시련을 겪게 한다. 비현실적인 낚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고, 이웃집 여자와 이상한 만남을 갖는 등 생소한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우즈키는 동네에 있는 서점에 자주 들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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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아름답게 등장하는 장면은 주인공 우즈키가 훗카이도에서 도쿄로 이사를 오게되는 장면이다. 이사차는 아름다운 벚꽃길을 지나가게 되고 그 사이로 전통 혼례복을 입은 신부가 주변의 축하를 받으며 걸어간다. 마치 도쿄라는 외딴곳에서 새롭고 낮선 출발을 하게되는 우츠키를 환영하듯 벚꽃은 비처럼 우수수 떨어진다. 초반부의 이 장면이 나중에 후반부 우츠키의 사랑이야기를 암시하는 장면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벚꽃은 아름다운 복선이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스무살 초반의 여성의 설레임과 사랑을 한편의 아름다운 영상미로 그려낸 이 영화의 벚꽃은 짧은 러닝타임속 오랫동안 기억될 의미있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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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2007>
장르: 애니메이션,멜로/ 러닝타임: 63분
감독: 신카이 마코토/ 미즈하시 켄지,콘도 요시미,하나무라 사토미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를 뜻하는 '초속 5센티미터' 영화는 소년 타카키와 소녀 아카리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3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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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이야기 답게 만남과 이별 그리고 스침이 반복되고 있다. 주제인 '초속 5센티미터'라는 아름다운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처럼 사랑도 그렇게 다가서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속도만큼 빠르지 못한다. 이러한 남녀의 심리묘사가 담겨진 섬세한 그림체와 아름답게 그려진 벚꽃 영상은 영화의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인상적이다. 벚꽃의 따스함 만큼 모든것이 따스하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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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앨리스,2004>
장르: 로맨스 코미디/ 러닝타임: 135분
감독: 이와이 슌지/ 아오이 유우,스즈키 안
 
여고생인 하나(스즈키 안)와 앨리스(아오이 유우)는 어릴때 부터 함께 한 단짝 친구. 그러던 이들이 잘생긴 미소년 미야모토 선배를 만나자 동시에 짝사랑을 하게 되고 우연한 사건으로 미야모토가 머리를 다치자 하나는 기억상실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선배가 나에게 고백했잖아요"라고 말한다. 이러한 애정사기극에 어떨결에 앨리스 마저 합세하게 되고 이들의 관계는 알수없는 삼각관계로 발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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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여고생들의 귀여운 감수성과 소소한 유쾌함을 느낄수 있었던 작품으로 이와이 슌지 특유의 영상미와 감수성이 곳곳에 살아숨쉬고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장면으로 등장하는 벚꽃.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걷고 장난스럽게 수다를 치는 이 두 여고생들의 모습에는 아름다운 순간 이었던 '그때 그시절'을 연상시킨다. 벚꽃이 지고 필때마다 생각나게 만든 영화로 동시에 아련했던 사춘기의 사랑과 우정도 생각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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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동산,2008>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2분
감독: 나카하라 슌/ 후쿠다 사키,안,후미 스미코
 
 
억압적인 규율에 짓눌린 상류층 여학교에 한 소녀가 전학을 온다. 소녀는 오랫동안 사라졌던 안톤 체홉의 희곡 ‘벚꽃 동산’의 대본을 우연히 발견한다. 이 학교에서는 11년 전부터 금지되어 왔던 작품이다. 학교의 규칙을 깨고 소녀와 친구들은 연극을 공연하기로 결심한다. 성인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소녀들은 사랑과 열정으로, 축복 같은 삶의 한 순간을 누리게 된다. 우선 이 영화의 재미있는 사실은 감독인 나카하라 슌은 이미 1990년 동명의 작품을 만든적이 있었다. 사립명문학교에 다니는 여고생들이 안톤 체호프의 희곡 <벚꽃동산>의 상연을 준비하려고 한다. 개막까지 두 시간이 남고 연극부원들은 마지막 리허설을 하기위해 모이지만 사춘기 소녀들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그린 작품을 2008년 다시 리메이크하게 되는데 줄거리상 시간대를 생각해 본다면 묘하게 다시 연결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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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작품이 사춘기 소녀들의 심리묘사라면 2008년 작품은 금기에 도전해 자유를 누리려는 사춘기적 반항과 자유의 정서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 벚꽃의 의미도 이와 같은데 전자가 풋풋한 여고생들의 모습 그대로를 뜻한다면 여기서의 벚꽃은 자유로움과 활기찬 여고생들의 모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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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닿기를,2010>
장르: 로맨스/ 러닝타임: 128분
감독: 쿠마자와 나오토/ 타베 미카코,미우라 하루마

동명의 만화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 사와코는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우울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당차고 긍정적인 소녀로 인기 만점의 같은 학교 남학생 쇼타를 남몰래 좋아한다. 사와코의 밝은 마음가짐을 알게 되면서 쇼타 또한 남몰래 그녀에 대한 감정을 키운다. 어느 날 사와코는 처음으로 친구들을 사귀게 되지만 사와코의 마음을 눈치 챈 친구들은 곧 쇼타를 좋아하지 말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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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일본멜로 영화 답게 길거리의 벚꽃신이 등장한다. 그리고 여기서 주인공들은 만나게 되는데 남자 주인공 쇼타가 사와코에게 하트 모양이 그려진 벚꽃을 사다코에게 주면서 소녀 멜로물의 시작을 알린다. 잘생기고 예쁜 미소녀,소년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뒷 배경은 만개한 번꽃들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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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2008>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7분
감독:도리스 도리/엘마 웨퍼,한넬로르 엘스너,이리즈키 아야

의사로부터 남편 루디의 암선고를 듣게 된 트루디는 그 사실을 숨긴 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둘의 여행을 계획한다. 베를린에 사는 자녀들을 보러 가지만, 보이지 않는 냉대와 무관심에 상처받고, 결국 발틱해로 둘 만의 여행을 떠나는데 그 곳에서 예기치 않게 트루디가 죽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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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죽은 후, 여행을 통해 무관심했던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됨은 물론 살아있는 동안 깨닫지 못했던 아내의 사랑과 꿈을 이해하게 되는 따뜻한 영화다. 자녀들의 계속되는 무관심 스러운 장면들이 안타까운 가운데 일본으로 가고 싶어했던 죽은 아내를 위해 일본에 오게된 루디가 죽은 아내에게 벚꽃을 구경 해주고 싶어 아내가 입던 치마와 가디건을 입고 벚꽃을 향해 코트를 펼쳐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느껴진다. 이제 막 아내를 이해하게된 남자의 처절한 애정이 그려진다는 점에서 벚꽃의 의미가 전자에 소개된 작품들과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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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2001>
장르: 멜로 드라마 /러닝타임: 2001
감독: 허진호/ 유지태,이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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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변해 헤어진 두 여인 상우와 은수는 벚꽃핀 봄에 만나게 된다. 벚꽃나무를 옆에둔 카페의 창가 사이로 인사와 근황을 묻는 이야기를 주고받던 이 둘의 대화는 어색할 뿐이다. 그러면서 은수는 "기억나?"라고 묻고 상우는 무덤덤하게 되받기만 할뿐이다. 그리고 벚꽃 거리를 함께 걷고있을때 은수가 팔짱을 끼며 함께 있고 싶어하지만 헤어짐을 먼저 선언했던 은수의 상처가 아직도 서려있던 상우는 헤어짐을 요구한다. 그렇게 서로 악수를 하며 하얀 벚꽃길에서 헤어지는 두 사람. 그 순간 상우의 표정에서는 후회와 안타까움이 함께하고 그녀와 벚꽃은 카메라의 포커스에서 점점 멀어만 간다. '벚꽃엔딩' 이라는 말 답게 아름다움과 아쉬움이 함께 교차되는 깊은 여운이 남는 장면으로 오래 기억된다. 사랑이 시작되는 벚꽃이지만 사랑의 끝맺음을 아름답게 종결 시켜주는 상징이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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