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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리뷰: 블록버스터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소박한 사랑의 위대함 ★★★☆

17.07.0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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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2016]
감독: 에이슬링 월쉬
출연: 에단 호크, 샐리 호킨스, 캐리 매쳇, 자카리 베네트

줄거리
운명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집에서 만난 에버렛과 모드. 혼자인 게 익숙했던 이들은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가며 깊은 사랑을 하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풍경처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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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리얼]과 같은 실망스러운 기대작을 연이어 맞이한 당신에게 이 영화는 위로와 힐링을 전해줄 작품이 될 것이다. [내 사랑]은 거대 물량과 자본이 아닌 이야기, 연기와 같은 영화의 순수성이 전해주는 깊은 감동과 재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캐나다 출신의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와 그의 남편 에버렛의 평범하지만 아름답게 기억될 러브 스토리를 우리의 인생에 대입해 공감도를 높이려 했다.

[내 사랑]은 시작부터 이 이야기가 실화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주인공 모드와 애버렛의 관계 형성에 집중한다. 관절에 장애를 지닌 탓에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모드와 무뚝뚝하고 거친 성격을 지닌 에버렛은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다. 장애의 몸에도 가정부로 들어와 최선을 다하는 모드에게 에버렛은 쌀쌀맞게 구며 핍박을 준다. 영화는 이 어울리지 않은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익숙한 로맨스물의 구조로 풀어나가며, 그 과정에 의미를 더하려 한다.

티격태격하며 갈등한 사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외롭게 만들며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그들이었기에 이들의 갈등은 서로에게 진심을 드러내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장애로 인한 불편과 집안의 무시속에 살아있어야 했던 모드, 고아 출신에 홀로 자립하며 살아야 했던 에버렛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갈등을 희석하며 서서히 가까워지게 된다. [내 사랑]은 이 두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과도한 감정이입으로 상징된 직접적인 묘사가 아닌 그림, 주변 소품, 배경, 캐릭터의 행동 속에 담긴 미장센의 정서를 활용하고 있다.

평범한 어촌 마을이 하늘, 바다, 육지로 절묘하게 삼등분되어 한 화면에 그려지는 풍경을 비롯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에버렛의 조그만 집의 소박한 공간과 모드가 그린 귀여운 그림들이 아늑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특히 모드의 그림은 이 작품의 정서를 대표하는 주된 상징적인 요소로, 투박하고 소박한 집을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바꿔주는 동시에 굳게 닫힌 두 사람의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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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미장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면과 정서 속에 두 사람의 슬픈 사연과 내면에 담긴 진심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면서, 영화의 이야기 흐름은 깊은 감동으로 연결된다. 투박하고 거칠었던 에버렛이 남모르게 모드를 배려하는 모습과 처음부터 에버렛을 사랑했던 모드의 진심이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장면 하나하나에 강렬한 의미와 감동 요소를 적절하게 담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소 거친 욕설과 투박한 말을 주고받는 두 사람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음을 대사가 아닌 상징적인 장면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내 사랑]은 영화라는 '장면의 예술'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언어'의 감동과 흥미를 강렬하게 전해준다. 덕분에 모드와 에버렛의 소박한 사랑은 그 어느 연인들의 사랑보다 애틋하고 위대하게 조명해,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의미 있게 전달한다.

[본 투 비 블루] 이후 인물의 깊이 있는 내면을 공감 있게 끌어내는 에단 호크의 내면 연기와 육신과 정신적인 상처를 지녔지만, 긍정의 마음을 지닌 모드를 매력적으로 묘사한 샐리 호킨스의 열연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내 인상적인 러브 스토리를 완성했다. 평점의 유무를 떠나서 [내 사랑]은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관객에게 인상 깊은 여운을 남길 강렬한 작품들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내 사랑]은 7월 1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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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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