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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볼까? 9월 21일 개봉작 별점 및 간단평 모음

17.09.21 19:05


할머니가 듣고 싶었던 간절한 한마디 '아이 엠 쏘리' [아이 캔 스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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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2017]
감독: 김현석
출연: 나문희, 이제훈, 박철민, 염혜란, 성유빈, 이상희, 김소진

줄거리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 20여 년간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그녀 앞에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가 나타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민원 접수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하던 영어가 좀처럼 늘지 않아 의기소침한 ‘옥분’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본 후 선생님이 되어 달라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둘만의 특별한 거래를 통해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영어 수업이 시작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계속 될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 간다. ‘옥분’이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이유가 내내 궁금하던 ‘민재’는 어느 날, 그녀가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간단평
[아이 캔 스피크]의 묘미는 두 사람의 개성과 여러 사건으로 인해 시종일관 변하게 되는 '관계'에 있다. '대립의 관계'가 적과의 동침 같은 '조화의 관계'로 변하다 이후에는 생각지도 못한 '가족의 관계'로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은 시종일관 전개된 다양한 유머 적 상황에 의해 맞춰진다. 실없는 농담과 과장된 코미디가 아닌 김현석 감독 영화에 주로 사용된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유머들로 인간미가 담긴 정겨운 유머들, 실생활의 에피소드를 접목시킨 코미디, 캐릭터들의 성격을 대변한 뜬금없는 상황들이 그것이다. 영화의 정서는 가족의 의미를 강조하는 대목으로, 이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먼저 포용하는 우리의 자세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와 같다. 민재와 그의 동생을 손주처럼 대하는 옥분의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고집불통 할머니의 숨겨진 이면과 그 안에 담긴 사연에 대한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식이다. 갈등과 조화 그리고 재갈등과 화해로 이뤄지는 흐름이 너무나 익숙하게 다가와 다음 상황을 충분하게 예상하게 할 정도로 영화만의 내러티브는 단순한 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이러한 전형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것은 소재가 가져다주는 힘과 이를 잘 활용한 좋은 각본과 연출력 덕분이었다. 영화의 후반부가 그것을 잘 나타내 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국내에서 리메이크 될 스페인 산 추리 스릴러 [인비저블 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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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게스트, 2016]
감독: 오리올 파울로
출연: 마리오 카사스, 바바라 레니, 호세 코로나도, 안나 와게너

줄거리
의문의 습격으로 살해 당한 ‘로라’ ‘아드리안’은 연인의 죽음에 절망하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유력한 용의자로 누명을 쓴 ‘아드리안’은 승률 100%의 변호사 ‘버지니아’를 선임한다. 그리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과거 그와 ‘로라’가 은폐한 교통사고와 숨겨진 연관성을 찾게 되는데… 

간단평
의뢰인과 변호인이 법정 증언을 위해 진실을 마주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 설정이 돋보인 스릴러. 액자식 구성을 기반으로 주인공인 의뢰인이 변호인 앞에 진실을 이야기하고, 변호인이 그때마다 추리와 대안을 제시하는 식이다. 지나친 회상신과 드라마적인 전개가 많아 관객이 참여하는 추리 스릴러를 원했다면, 다소 아쉬울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의뢰인의 증언에 거짓이 드러나고, 충격적인 진실들이 연이어 등장하게 되면서 예측불허의 전개를 조성하는 식으로 긴장감을 완성한다. 마지막 반전 부분은 호불호를 불러올 수 있지만, 이야기의 강도를 더해주는 각본, 음악, 연기와 같은 숨겨진 외부적 요인 삼박자가 소름 돋는 결말과 여운을 완성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시체만 기어올리면 되는데…웃픈 상황의 연속 [어 퍼펙트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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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퍼펙트 데이, 2016]
감독: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출연:베네치오 델 토로, 팀 로빈스, 올가 쿠릴렌코, 멜라니 티에리

줄거리
보스니아 내전 후, 여전히 전쟁의 후유증으로 가득한 한 마을에 NGO 구호단체요원 맘브루(베니치오 델 토로)와 그의 든든한 조력자 B(팀 로빈스) 등 최정예 요원들이 투입된다. 그들은 마을의 유일한 식수 공급원인 우물이 오염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UN에 지원요청을 하지만 원칙이 우선인 UN은 황당한 이유로 거절한다. 한시라도 빨리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가운데, 언어가 통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의 예측불허 행동들은 더 이상 임무를 진행할 수 없게 만들고, 우연히 거리에서 만난 소년 니콜라(엘다 레지도빅)가 예기치 않게 팀에 합류한다. 급기야 요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현장 분석가 카티야(올가 쿠릴렌코)가 팀에 투입하게 되어 구호요원들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간단평
국제적 분쟁과 난제를 해결할 수 없는 답답한 현실을 아이러니한 풍자로 그렸다는 점에서 2001년 영화 [노 맨스 랜드]를 떠올리게 한다. 평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UN과 NGO 요원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민감 사항과 여러 이유로 쉬운 일 조차 해결할 수 없는 처지가 실제 상황처럼 그려져 안타까운 여운을 그대로 전해준다. 어두운 소재를 지니고 있지만, 각각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 신나는 록음악, 유머러스한 에피소드가 암울한 현실 속에 담긴 동정과 연민을 불러오게 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야동으로 오해할 수 있는 끈적하고 애틋한 레즈비언 영화 [빌로우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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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로우 허, 2016]
감독:에이프릴 뮬렌
출연:나탈리 크릴, 에리카 린더

줄거리
누구나 한번 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녔지만 사랑을 믿지 않기에 늘 상처받는 그녀, 달라스. (에리카 린더) 패션 에디터로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삶을 살고 있지만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그녀, 재스민. (나탈리 크릴) 어느 날 우연히 한 파티에서 달라스를 만난 재스민은 그녀만을 바라보는 달라스의 강렬한 눈빛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운명처럼 이끌린 두 사람은 남들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뜨겁게 사랑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의 장벽에 가로막히고 마는데…

간단평
레즈비언 로맨스를 남녀 간의 로맨스 영화를 보는듯한 설정으로 구성해 흥미를 더해준다. 짧은 시간 안에 만난 연인이 서로에게 강렬하게 빠져드는 과정을 바탕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의 면모를 지닌 극과 극 연인 캐릭터의 구성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애틋하게 표현하려 했다. 베드신이 다소 과하게 묘사되면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반된 성격과 성(性) 정체성을 지닌 두 여자의 사랑을 육체로 빚어내려 한 시도였다. 외형적인 묘사는 좋았지만, 두 사람이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한 내면 묘사와 설명이 부족해 둘의 사랑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다소 혼란스럽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원조 인디아나 존스는 왜 미스터리 탐험에 집착했나? [잃어버린 도시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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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2016]
감독:제임스 그레이
출연:찰리 허냄, 로버트 패틴슨, 시에나 밀러, 톰 홀랜드

줄거리
아마존 탐사 중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문명의 증거를 발견한 퍼시 포셋(찰리 허냄)은 이 문명을 인류 역사의 마지막 퍼즐 ‘Z’라 부르며 탐사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번번히 탐사에 실패한 그는 ‘Z’를 찾는 일에 더욱 집착하게 되고, 포기를 모르는 그의 집념은 점차 광기로 변해간다. 그리고, 마지막 탐사라는 이름으로 아들 잭(톰 홀랜드)과 함께 아마존 정글로 다시 들어가는데…

간단평
모험 물로 대변된 대중적인 요소를 과감히 배제한 체 인물의 복잡한 내면 심리를 유심히 담으려 한 제임스 그레이의 분명한 연출관이 영화가 전하고자 한 본래의 메시지를 의미 있게 전달한다. 대중이 원한 오락 영화의 시선에서 아쉬움이 많지만, 그가 설정한 인물의 시선에서 영화를 감상한다면, 영화가 숨겨놓은 오락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탐험과 시대에 따른 인간의 갈등과 충돌이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탐험의 모든 과정과 이를 통한 접근 방식은 지적 호기심을 불러오게 한다. [이민자]를 통해 특정 시대와 장소를 살아간 인간의 내면과 심리에 관심을 뒀던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이번에도 정적인 정글의 영상미 속에서 복잡한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되는 인물의 내면을 유심히 관찰한다. 화려한 모험 영화는 아니지만, 위험천만한 정글과 왜곡된 세상에 놓여진 한 개인의 내면을 유심히 탐구하는 영화라는 관점으로 감상한다면 충분히 영화가 의도하고자 한 재미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은 천부적인 재능과 안정된 연기력을 갖고 있었지만 좀처럼 인정받지 못했던 찰리 허냄, 시에나 밀러,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한 출연진의 열연이다. 정글로 화려함보다는 인물의 진심 어린 모습을 담는데 집중한 다리우스 콘쥐의 카메라 앵글이 말해주듯이 출연진 모두가 각자 표현하는 캐릭터들이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굳세어라 진지희! 잘 키운 아역이 영화를 겨우 지탱하는 [이웃집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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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스타, 2017]
감독:김성욱
출연:한채영, 진지희

줄거리
손가락만 까딱~해도 이슈가 되는 스캔들메이커 한혜미. 떠오르는 아이돌 스타 갓지훈과 또 다시 핑크빛 열애설로 화제의 중심에 오르다! 톱스타이자 엄마 한혜미와 한 집인 듯 한 집 아닌 이웃살이를 하고 있는 여중생 감히 우리 오빠 갓지훈과 열애설이 난 철없는 엄마 전담 악플러로 변신하다! 열애설로 한스타와 소은의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밝혀져서는 안될 두 사람의 비밀 이웃살이에 대한 의심으로 변하게 된다. 두 지붕, 한 가족, 모녀 사이인 한스타와 소은은 함께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간단평
연예인이 숨겨진 딸을 오랫동안 몰래 키운다는 독특한 설정적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영화. 이러한 설정이 가져다 주는 재미를 시작부터 이끌고 나가야 했으나, [이웃집 스타]는 주인공이 자신의 딸을 키우게 되는 과정과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단순한 설명으로 얼버무리며, 어떻게든 두 배우의 개성으로 넘어가려 한다. 이야기의 초점이 불확실한 가운데, 갈등 요소가 너무 쉽게 넘어가고, 모범적인 인물들만 등장해 어디서 긴장감과 흥미를 갖고 봐야 할지를 전혀 모르겠다. 가장 큰 문제는 코미디를 지향하는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극의 완성을 위해 홀로 무난한 연기를 선보인 진지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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