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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스] 리뷰: 괴짜 마블 히어로들 '길거리 [어벤져스]'의 시작을 알리다 ★★★☆

17.09.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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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스,2017]
총감독:스티븐 S.드나이트, 드류 고다드, 제프 로브
출연:찰리 콕스, 마이클 콜터, 크리스틴 리터, 핀 존스

줄거리
데어데블(찰리 콕스)과 제시카 존스(크리스틴 리터), 루크 케이지(마이크 콜터), 아이언 피스트(핀 존스)가 '디펜더스'로 뭉친다. 이 고독한 영웅들을 이어주는 임무는 단 하나, 뉴욕을 구하는 것. 자기만의 시련을 짊어지고 고뇌하던 네 명의 영웅들은 함께하는 순간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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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블 시네마틱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의 마블 시리즈는 상당히 어둡고 잔인하며 매우 폭력적이다. [데어데블]을 시작으로 [제시카 존스][루크 케이지][아이언 피스트]에 이르기까지 넷플릭스의 마블 시리즈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뉴욕으로 대변되는 도심의 어두운 뒷면을 비추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넷플릭스판 [어벤져스]라는 야심찬 출발을 알린 [디펜더스]는 어두운 이 마블 세계관의 총집합으로 지금껏 마블이 선보이지 못한 음울한 분위기를 향해 과감하게 나아가고 있다. 

[데어데블] 시리즈를 통해 전해진 어둠의 조직 '핸드'의 비밀과 베일에 쌓인 음모가 이번 시리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동안 헬스키친, 할렘을 비롯한 뉴욕의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던 네 명의 히어로들은 핸드가 저지른 거대한 음모의 실체를 발견하다 갑작스러운 만남으로 하나가 된다. 

[어벤져스]의 히어로들이 처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듯이, [디펜더스]의 주인공들의 첫 만남도 그리 순탄하지 않다. 오히려 [어벤져스] 보다 더 심각하다고 해야 할까? 넷플릭스의 마블 히어로들은 영화 버전의 히어로들과 달리 상당히 복잡한 심리 상태와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 부모의 부재로 인한 성장기의 아픔과 인간관계 또한 그리 좋지않은 비사교적인 인물들이다. 확고한 개성에 괴짜적 성격을 지닌 아웃사이더 히어로인 이들의 모습은 그동안의 마블 히어로들과 다른 특별한 매력을 불러왔지만, 같은 구성원들이 모인 [디펜더스]에서는 이 모습이 조금 심각하게 그려진다. 

회가 거듭될수록 자신들의 자존심만 내세우며 각자의 길을 가려한 탓에 전혀 단합되지 못한 모습을 불러온다. 각자의 힘과 재능으로 악당들을 손쉽게 물리치지만 거대한 음모를 막으려면 하나로 단합되어야 한다. 화려한 기술보다는 무술 유단자와 약간의 초능력만 가진 히어로란 점에서 이들을 [어벤져스]와 비교하면 오합지졸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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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스]는 이러한 까칠한 성격을 지닌 제각각의 히어로들이 단합을 이뤄 공동의 적을 극복하는 전개 과정에 집중한다. 서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바쁜 이들이 결국에 하나가 되는 데에는 부족한 자신들을 사랑해주고 지켜온 연인,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보여주며 이 주변인들이 [디펜더스]를 하나로 묶어주었음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마블 시리즈를 지탱해온 조연진과 단역을 모두 출연시켜 어느 한명 버리지 않고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디펜더스]는 그 하나만으로 큰 의미를 지고 있다. 

결국, 아웃사이더를 세상으로 오게끔 하는 것은 주변의 관심과 사랑임을 보여주며, 서로의 상처와 장점을 인정하며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성장을 의미 있게 다루려 한다. [디펜더스]를 상대하는 핸드는 프리메이슨과 같은 비밀 조직이자 동양 사상을 이어받은 신비스러운 악역 집단으로 그려내 이 세계관만의 특별한 설정을 강화하려 했다. 닌자로 대변되는 일본적 색채와 함께 탐욕으로 대변되는 권력에 집착해 스스로 붕괴되는 핸드의 모습 또한 비중 있게 다뤄지며, 선과 악의 조직 구성원의 모습들을 의미심장하게 대비시킨다.

[어벤져스]와 달리 화려한 시각효과를 최대한 배제하고, 날것 그대로의 액션과 잔인한 장면을 여과없이 선보이며 음울한 분위기와 블랙 유머를 이어나간다. 음모를 서서히 추적해 나가는 방식은 긴장감을 불러오며 중요한 순간에 특유의 액션과 충격적인 장면을 연이어 등장시키는 효과도 볼만하다. 이러한 부분은 장점이자 단점인 동시에 앞으로 마주해야 할 넷플릭스 마블 시리즈가 걸어가려 한 부분임을 보여준다. 부족하고 어두운 배트맨 같은 히어로들이지만, 인간적인  이들의 모습에 저절로 정들게 될 것이다. 

[디펜더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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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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