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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도시] 마동석의 반전 매력, 잔인한 폭력과 피를 싫어하는 순수한 덩치

17.10.09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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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리'로 불릴 만큼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마동석의 진짜 매력은 실제 마주했을 때 드러났다. 다소 위압감이 느껴질 수 있는 외모와 체격과 달리 예의 바른 말투와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위트있는 유머는 왜 그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인지를 증명해주었다. 이제 막 신작을 촬영하고 온 상태인지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범죄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열심히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에서는 열정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번 [범죄도시]의 제작, 기획자로 참여한 만큼 영화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소신과 철학을 논할 때는 대중 매체로만 소비된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그만의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외형적 이미지를 잘 활용하며, 이를 통해 자신이 기획하고 생각한 꿈을 서서히 실천하려는 모습에서는 그가 매우 영리한 배우이자 엔터테이너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를 본 소감은?

우선 강윤성 감독님과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였는데, 개봉 한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영화를 여러 번 보다 보니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관객들 반응도 너무 좋고, 동료 배우들이 시사회에 와서 가슴이 뛴다고 이야기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출연진들도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알고 지낸 형사분들도 오셨는데, 그분들도 너무 좋아하시면서 "드디어 우리가 하는 일을 보여줬다"라고 흐뭇해하셨다. (웃음) 


-이번 영화로 한국을 대표하는 히어로가 되었는데 기분이 어떤까?

(웃음) 히어로로 봐줘서 감사한다. 그럼에도 우리 영화는 일반 히어로 물과 달리 사실적인 액션에 바탕을 뒀다. (주먹 액션 제스처를 선보이며) 단순히 주먹을 날린 게 아니라 손목으로 턱을 노리는 것도 실제적 기술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부분은 무술 감독과 상의를 통해 완성했다. 


-[범죄도시]의 기획까지 맡았다. 기획하게 된 배경은? 

원래 내가 예전부터 형사 액션물을 좋아했다. 배우가 되면서도 형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에도 할 정도였다. 이왕 형사물에 출연하게 되면, 수사물보다는 오락 액션물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었다. 사실 우리 영화도 범죄 액션물은 많은데, [리셀웨폰] 같은 즐겁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가 많이 없다. [부당거래]에서 했던 형사 역할도 좋았지만 마석도 같은 제대로 된 형사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강윤성 감독님이 이 기획안을 각본으로 완성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영화의 배경이 된 실화 사건과 관련한 자료들을 모아서 말씀드리면, 감독님이 바로 각본으로 완성하시는 식으로 작업이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의 촬영 연기와 좌절도 있었다. 그 과정이 무려 4년이었다. 


-[범죄도시]가 기존 형사 오락물과 차이점이 있다면? 

한 캐릭터의 과거사, 개인사, 가족사를 이야기하면 평범해 질 수도 있다. 이왕이면 그것을 다 빼고 힘있게 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 해서, 캐릭터의 과거를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설정했다. 마석도는 동네 질서 유지를 하는 사람이며, 그 사람이 이 질서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는지를 암시적으로 그려냈다. 근데 그것을 윤계상 같은 새로운 악당이 와서 질서를 어지럽혔다. 그러다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것을 보고 마석도는 그 악당을 심판하려 한다. 그 통쾌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드라마가 구축되어야 하고 그래서 마석도와 장첸의 선과악 캐릭터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윤계상이 그러한 악역 역할을 너무 잘해줘서 영화가 잘 산 것 같다. 스토리의 구성을 심플하게 가고 이야기가 쌔지만 유머러스한 게 이 영화만의 특징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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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중국 동포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을 피한 설정들이 눈에 띄었다. 미리 이 부분을 염두에 둔 것인가? 

아무래도 실화 기반에 충실해서 그런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주민들과 공조를 해서 악당을 잡는 설정이다 보니 그러한 부정적인 인식이 부각되지 않았다. 주인공 마석도 또한 그 동네 출신이기에 동네의 무서움보다는 인간미가 있는 분위기로 맞추려 했다.


-장첸을 캐스팅 할 때, 윤계상을 우선으로 뒀나?

그러지 않다. 시나리오 기획을 하다 투자받기 전부터 함께 회의를 했다. 감독님은 악역에 대한 반전적인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고, 그 부분에 어울린 연기자로 윤계상 배우를 언급했다. 나는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었고,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옳았다. 계상이가 한다 했을 때 나 또한 굉장히 좋았다. 계상이 버전의 악역 컨셉을 들었을 때 신선하게 느껴졌다. 


-[범죄도시]의 액션은 단순히 힘을 강조하는 액션 같지가 않았다. 갑자기 들어오는 칼을 막는 장면에서는 고도의 순발력이 요구되었다. 영화 속 액션의 원칙이 있다면?

칼이 들어오는 장면의 경우 실제상황이었다면 크게 다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실적인 액션을 요구하고 있지만, [범죄도시]의 액션은 악당을 제압하고 체포하는 형식이 잘 그려져야 한다. 그래서 사실적인 액션에 어울리는 합을 맞추는 데 초점을 뒀다. 예를 들어 마석도 보다 덩치 큰 조폭 캐릭터가 형사에게 손을 대는 장면의 경우에는 응징이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절도있는 주먹 액션이 필요했다. 실제로도 턱을 노리면 어떤 덩치든 제압될 수 있다. 실제로 복싱을 하면 이 턱이 맞추기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스윙을 작게 해야 했다. 


-이 영화의 악당들은 칼, 도끼 같은 살벌한 무기로 형사들을 위협한다. 실제 형사들은 이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당연히 실제 케이스는 영화와 다르다. 많은 형사분이 그러한 공격에 많이들 다쳤다고 한다. 그래서 형사들은 그런 악당들을 만났을 때, 우선적으로 기선제압을 하려고 한다. 영화 초반에 등장한 오락실에서 악당 무리들과 형사들이 마주하는 장면이 실제 있었던 순간을 참고한 장면이다. 그때도 맨 앞에 계신 형사분이 기선제압을 해서 그 무리를 제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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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고 욕먹고, 인정받지 못하는 강력반 형사를 연기하니 어떤 기분이 느껴졌나?

예전부터 형사 형님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익숙해졌다. (웃음) 그래서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 형사분들이 얼마나 인간적인 히어로인지 그려보고 싶었다. 그런 분들이 악당들을 제압하는 그 순간은 정말 통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껏 함께 작업해온 한국 배우, 연기자 중에서 배우님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연기자는 누구인가?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다. (웃음) 액션 찍을 때 정말 힘센 사람이 없다. 액션 연기는 안전이 우선이기에 과장되게 하는 거지 실제로 하면 다친다. 


-본인의 마블리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도 어색함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이 마블리 하면 나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된다. (웃음) 별명은 감사한데 아직은 어색하다. 


-[투캅스][인정사정 볼것없다]의 취조 장면을 연상시키는 진실의 방 취조 장면은 어떻게 생각했나?

우리 영화는 여러 부류의 형사들이 등장한다. 올바른 형사, 꼼수 쓰는 형사, 거친는 형사 등이 있다. 그런 그들이 악질범에 대한 취조에서는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진실의 방'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 컨테이너 내부여서 좀 특이해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도 컨테이너 에서 일하는 강력반 형사분들이 있다고 한다. 유사시 긴급 출동 상황을 위해 그곳에 머물며 일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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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반 막내 형사의 내적 갈등도 볼만했다. 그런 장면은 어떻게 넣었나?

아무래도 신참의 경우에는 생과 사를 오가는 강력반 업무가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형사들도 실제로 있을 거라 생각하며, 감독님과 함께 그 부분을 고민했다.


-잔인할 수도 있는 일부 설정을 과하지 않게 묘사한 부분도 눈에 띈다. 이 부분도 염두에 뒀나? 

영화가 폭력적인 설정을 지니고 있지만, 나는 그런 장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지향하는 액션물은 애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을 뿐, 실제로 그것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실화는 더 잔인하다. 감독님께서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뉘앙스만으로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셨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피가 나오는 장면을 적게 묘사했다. 


-이번 리뷰 기사 제목에 '캡틴 코리아'라는 명칭을 썼을 정도로 마동석의 히어로화가 인상적이었다. 이 마석도 캐릭터를 토대로 시리즈 영화를 계속 내놓을 생각은 있나?

생각중이다. 잘되면 한번 해볼 생각이다. 


-조금 엉뚱한 질문이다. 다른 작품에서 악역 연기도 꽤 강렬하게 보여준 바 있다. 국내 배우 중 마동석을 상대할만한 체격의 배우가 적은 만큼 마동석을 상대할 수 있는 배우는 마동석 본인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이연걸이 1인 2역의 [더 원]을 촬영했던 것처럼, '마동석 VS 마동석'이 격돌하는 액션물을 기획해 본다면?

어렵겠는데…(웃음) 나 혼자 액션을 다하면 죽을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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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락부락한 이미지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악역, 우스꽝스러운 역할, 반전 캐릭터) 이 이미지를 토대로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내가 코미디를 좋아한다. 그래서 좀 더 밝게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물론 내 이미지상 강한 걸 많이 하게 되었으니…앞으로도 강한 역할을 해야겠지만 이왕이면 웃음기가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꽤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지금처럼 다작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약간 영화 일에 대한 중독이 있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쉬는 날은 아무것도 안 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 하는 운동이 재활 운동들이다. 지금 어깨뼈도 기형이고 척추도 아픈 상태다. (팔 부위 상처를 보여주며) 지금 이 부위가 아픈데 교통사고 후유증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동안 영화를 찍을 때는 살을 빼고 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지금의 내 체중에 맞춰서 했다. 그래서 그나마 조금 편했다.


-영화 외적인 질문이다. 마크 콜먼, 케빈 랜들맨 등 유명 격투기 선수들의 전담 헬스 트레이너 이야기는 언제나 화제가 된다. 동양인이 서양 격투기 선수들의 트레이너가 된다는 사례는 쉽지 않은데, 어떻게 될 수 있었나?

사실 미국에 살던 시절, 집안이 어려워서, 여러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트레이너 일을 하게 되었다. 사실 한국 와서도 배우들의 운동을 도와줬고, 영화 캐스팅이 밀릴 때 마다 트레이너 일을 했다. 지금은 영화일에 집중해야 해서 잠시 놓게 되었다.  그 시절 그들과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고, 트레이너로 일했던 체육관 오너가 마크 콜먼을 소개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는 월드 클래스 선수였는데, 전담 트레이너를 찾고 있다가 해서 오너가 나를 소개시켜 줬다. 무엇보다 콜먼과 여러 코드와 성격이 잘맞아서 하게 되었다. 콜먼 같은 선수들은 그때그때 다른 운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에 어울리는 효과적인 웨이트와 운동 방법을 알려줬다. 그 친구 덕분에 알려지게 되면서 여러 레슬러와 선수들을 트레이닝 할수 있었다. 사실 그때 내 체격이 지금보다 더 컸었다. 그 덩치들을 해주기가 쉽지가 않았다. 케빈 랜들맨은 이제는 고인이 되어서 안타깝게 생각된다. 마크하고는 연락은 안 하고 있지만 가끔 후배들을 통해 소식을 듣고 있다. 


-마동석의 액션 하면 곧바로 주먹, 레슬링 액션이 바로 연상된다. 언젠가 새로운 유형의 액션 연기도 볼 수 있을까? 

총은 예전에 [천군] 하면서 군부대 들어가서 유격훈련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경호원으로 등장하던 드라마도 있어서 실탄 사격 연습도 했다. 미국에서 사냥을 많이 해서 총기 액션이 있으면 언제든 할수 있다. 발차기 액션은 아마 보기 힘들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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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 촬영하면서 눈여겨본 배우가 있다면?

너무 많다. 다들 너무 잘하고 사람들도 너무 좋아서 많이 친해졌다. 사실 많이들 잘될 거라 본다. 빅지환, 진선규도 참 잘했다. 허성태, 김성규, 임형준도 너무 잘했다. 휘발유, 경유 역할을 맡은 단역 배우들도 참 잘했다. 감독님께서 배우들을 잘 조율해 주셨고, 배우들은 각자의 개인 기량에 맞게 잘 해주었다. 배우들도 워낙 나이브하게 잘했다. 


-이 영화가 잘되면 어떤 요인 때문이라 보는가?

바로 통쾌함 때문이지 않을까? 요새 사람들 많이 답답해하지 않나? 화도 많이 나고 그 영화가 도움이 됐으면 한다. 


-액션물에 애정을 드러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액션 영화가 있다면?

[리쒤웨폰] [록키] 등을 좋아한다. [록키]는 액션을 방자한 드라마이지 않은가? (웃음) 미키 루크가 나온 [더 레슬러]도 참 좋아한다. 


-사실 오늘 오기 전에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언론시사회가 있었다. 영화 초반에 프로레슬러 출신인 데이브 바티스타가 등장해서 감성 연기를 보여줬다. 액션 연기만 담당하던 그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니 조금 놀랍게 느껴졌다. 그 장면을 보면서 '배우가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로만 남으려 하지 않는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배우 마동석도 그 점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연기자로 남고 싶은가?

데이브가 연기한 지 한 3년밖에 안됐을 텐데…그런 모습을 보여줬나? (웃음) 나는 이왕이면 오랫동안 롱런 하는 배우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액션도 오랫동안 하고 싶고 그래서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더욱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러고 있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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