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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리뷰: 전설의 영화, 새로운 전설이 되어 돌아오다 ★★★★

17.10.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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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감독:드니 빌뇌브
출연: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아나 디 아르마스, 실비아 획스, 자레드 레토, 로빈 라이트

줄거리
인간과 리플리컨트가 혼재된 2049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 ‘K’(라이언 고슬링)는 리플리컨트와 자신을 둘러싼 비밀이 존재함을 깨닫고 오래 전 블레이드 러너로 활약했던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찾아 나선다. 한편, 리플리컨트가 인류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니안더 월레스’(자레드 레토)는 자신이 개발한 미래식량의 성공으로 타이렐사를 손에 넣고 전 우주를 식민지화 하기 위해 리플리컨트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가진 ‘K’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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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의 전설 [블레이드 러너]가 30년 만에 후속작 [블레이드 러너 2049]로 돌아왔다. [시카리오][컨택트]와 같은 의미심장한 작품들을 연일 내놓은 드니 빌뇌브가 리들리 스콧의 유산을 이어받아 새로운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언론시사전 기자들을 위해 특별하게 준비한 영문 편지로 '향후 영화를 볼 관객들의 경험을 지켜주셨으면 한다' 라며 리뷰 기사에 디테일한 설명을 빼줄 것을 당부했다. 따라서 이번 리뷰 기사는 영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최대한 배제하는 선에서 작성되었다. 

그의 말대로 [블레이드 러너 2049]는 과거 작품의 매력과 직접 마주한 영화팬들을 위한 후속인 동시에 원작의 정서를 체험하지 못한 현대의 젊은 관객들을 위한 영화다. 원작 팬의 시선에서는 그 모든 장면이 반가움과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며, 처음 접한 관객에게는 신기한 체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물론 그것은 이 특별한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장점이자 관람 포인트는 이 영화의 비주얼과 시각효과에 있다. 이는 1편인 [블레이드 러너]가 지니고 있었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으려 한 후속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1편이 일본풍의 거대도시로 변한 미래 L.A, 종이학, 유니콘 꿈, 자아를 지닌 개성적인 복제 인간에 대한 묘사를 철학적인 시각화로 담았듯이 [블레이드 러너 2049] 또한 깊이 있는 볼거리와 시각효과를 강조하는 편이다. 

원작의 정서를 함축시킨 상징성이 현대의 진일보된 시각효과 기술과 만나 한층 더 강화된 볼거리와 깊이있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부드러운 영상미를 기반으로 한 고도화된 미래 L.A의 풍경은 큰 위압감을 전해주며 암울한 디스토피아 적인 분위기를 자극한다. 일상에 적용된 A.I 기술과 진일보된 복제인간들, 드론과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의 비행과 이를 활용한 추격, 공중전은 이번 후속편을 통해 접할수 있는 새로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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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영상미와 거대해진 도시의 풍경과 스케일을 키웠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는 아이맥스 같은 크고 넓은 스크린에서 감상하면 더 큰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캐릭터의 특징이 중요한 작품인 만큼 인물을 향해 초점을 맞춘 카메라 앵글의 묘미를 아이맥스를 통해 감상한다면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앞서 언급한 [시카리오]와 [컨택트]에서 시각적인 충격 효과와 철학적인 질문을 흥미롭게 다뤘던 드니 빌뇌브의 전력을 생각해 본다면, [블레이드 러너 2049]는 그의 그러한 장점적 향연을 볼 수 있는 무대로 그와 비슷한 장면들을 연이어 보게 될 것이다. 

진일보된 시각화 속에 그려지는 상징성을 대변하는 캐릭터와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 또한 한층 다양해졌다. [블레이드 러너]가 데커드와 그에게 쫓기는 리플리컨트의 시선을 오가는 방식을 유지했다면,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주인공 K의 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형사인 그의 직업적 특성을 고려해 추적물 형태의 전개방식과 새로운 미스터리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흡입력을 높이려 했다. 

하드보일드한 형사물이 SF적 특성과 만났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 구성과 시각효과를 지니고 있는 가운데, K가 접하게 되는 인물과 사건의 진실은 원작 [블레이드 러너]가 던진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구세대의 리플리컨트와 신세대의 리플리컨트간의 정서적 간극과 괴리감을 묘사하는 부분을 비롯해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A.I(인공지능)까지 등장시켜 인간성과 자아에 대한 철학적인 요소가 포괄적으로 다뤄진다. 

그래서인지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전작의 영향외에도 [매트릭스][그녀][터미네이터 2]와 같은 90년대 후반 이후의 현대 SF 영화의 정서와 영향이 적지않게 담겨져 있음을 느낄수 있다. 현대 SF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원작이 그 현대적 색채를 이어받았다는 점은 아이러니 하지만 재해석의 의도로 사용되었 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도였다. 이외에도 드니 빌뇌브는 사이버 펑크적인 색채를 바탕으로 스릴러물 특유의 반전, 애절한 로맨스와 같은 장르적 특성을 적절하게 배치시켜 [블레이드 러너]가 지닌 특유의 철학을 난해하지 않게 정의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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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인 영상미와 난해한 묘사에 너무 기대 대중 영화의 시각에서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1편의 전개 방식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 후속편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대중적으로 잘 다듬어진 수준이다. 물론 영화의 철학과 스릴러적인 요소에 비중을 두는 것은 관객의 취향과 시선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전자에 언급한 대로 1편의 상징적인 시각효과 강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에 이야기가 다소 묻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야기 구성은 치밀한 편이지만, 후속이란 점을 강조하려는 듯 전작과의 연계성을 지나치게 유지한 탓에 전작을 본 관객과 보지 못한 관객과의 이해 간극이 다소 클 것으로 보인다. 결국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영상을 통해 이야기와 주인공 K를 연기하는 라이언 고슬링의 관점에 집중하며 봐야 하는 작품으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감상해야 영화 속에 숨겨진 암호 같은 메시지를 풀이하는 쏠쏠한 재미와 영화만의 강렬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전설적 SF 영화의 진일보 한 부활을 알린 작품이기 때문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10월 1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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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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